"리먼 사태 5년‥평가와 향후 전망"

입력 2013-09-12 09:20   수정 2013-09-12 09:33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요즘 다우지수가 3일 연속 100포인트 이상 상승해서 과거의 모습에 대해 많이 지워지는 양상이다. 그때 당시를 회상하면 격세지감이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새로운 변화, 위기를 보면 정책 당국자나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위기가 닥치는데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믿지 않는다. 그런 것이 나중에 큰 화를 불러일으킨다.

그때 월가에서도 위기의 경고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했지만 투자자들은 설령 미국에서 위기가 발생하겠냐면서 믿지 않았다. 실제로 위기가 닥쳐서 위기에 따른 충격이 증폭됐던 것도 마지막까지 안도감에서 사전에 준비하지 못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보면 위기에 따른 충격이 증폭된 것이다.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일 때 정책 당국자는 부시 정부였다.

부시 정부도 위기가 닥치고 나서 초기에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해서 굉장히 경미하게 다뤘다. 그러나 초기 진단에 실패해 결과적으로 있을 수 없는 위기가 닥쳤고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시켰다. 특히 서브프라임은 왜 부시 행정부가 경미하게 다뤘나 보면 중국 관련해서 그림자 금융이 많이 나오는데 미국의 서브프라임도 전형적으로 바퀴벌레 이론에 해당되는 그림자 금융에서 나왔다. 이 구조를 부시 행정부 입장에서 경미하게 취급했기 때문에 문제를 더 키운 것이다.

미국에서 있을 수 없는 위기가 닥쳐 시장 참여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원래 중심 국가, 부자일수록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할 줄 모른다. 밑의 계층의 사람들은 위기가 닥치면 상습화 돼있기 때문에 위기에 대해서 체감적으로 느끼지 않고 잘 극복하는 경험들이 많은데 중심국이나 부자 계층에서는 위기가 닥치면 한동안 멍하게 있는 모습이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불과 3주 전까지 한국의 위기설을 이야기했는데 9월에 외국인들이 사면서 결과적으로 2,000을 넘었다. 미국도 위기에 닥치면 위기에서 근거 없이 설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더 어렵게 한다. 대표적인 사람이 루비니 교수다. 루비니 교수는 위기가 미국에 닥친 만큼 10년 내에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의 다우지수가 15,000선을 넘다 보니까 모든 투자자의 손실을 루비니 집 앞으로라는 구호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것이 당시 상황에서 얼마만큼 투자자들을 어렵게 했는지 알 수 있다. 당시 쓸데 없이 위기설을 퍼뜨린 사람을 인포메이션과 전염병이라는 에피데믹의 합성어인 인포데믹이라고 한다. 이런 것으로 인해서 사실상 미국이 실제 현상 이상으로 초기 단계에서 위기가 증폭됐고 결과적으로 보면 글로벌 중심에서 위기가 발생하다 보니까 미국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바로 확산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의 다우지수가 6,400, 절반으로 폭락했다. 햇수로 6년 만에 정말 많이 올랐다. 당시 6,400 밑으로 떨어졌을 때 5년 만에 미국의 다우지수가 15,000을 넘을 것은 상상 못했는데 지금 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금융사다. 그때 당시 국내 금융사는 미국의 금융사를 따르라고 할 정도로 벤치마크 해서 경쟁력이 뛰어났다. 그런데 막상 위기가 닥치고 나서 생각만큼 많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 위기로 인해 바로 드러났다.

미국의 금융사가 무려 485개나 파산됐는데 이것이 5년 전 상황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고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미국의 금융사를 쫓아가자고 했던 미국의 금융사가 위기로 인해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던 것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485개가 파산됐다. 그때 미국의 상징적인 AIG가 파산했다.

미국의 국민들은 서브프라임 이야기해서 집을 사지만 갚지 못할 때는 매정하게 길거리로 내몰린다. 주차장에 텐트를 쳐서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국민들이 텐트촌에서 사는 모습들이 5년 전의 모습이었다. 또 한 가지는 한국을 피해갈 것이라고 했지만 나비효과라고 인해 우리도 타격을 받았다.

한국, 중국은 피해갈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한국이나 신흥국이 타격을 받았다. 실질적으로 보면 위기가 발생한 국가는 다우지수가 45% 떨어졌고 한국이 65%, 중국이 75%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도 900~930원에서 850원 밑으로 간다고 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오히려 거꾸로 1,600원 갔다. 이것이 지금까지 상처가 있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것을 볼 때 글로벌 사회가 장점을 갖고 있지만 글로벌 사회가 단점을 갖고 있는 것이 5년 전의 상황이다. 위기가 발생한 국가는 중심국인 미국인데 주가하락 폭, 자국 통화의 가치 절하 폭으로 보면 오히려 다른 국가에 위기의 비용을 넘겨버렸다. 그래서 피해갈 것으로 보였던 한국, 중국, 신흥국에 큰 타격을 줬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손실이 굉장히 많이 발생했다. 당시 마진콜과 디레버리지론 인식이 부족했다. 미국에 위기가 발생하면 한국은 피해갈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더 큰 화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부시 정부에서 오바마 행정부로 넘어가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리먼 사태를 평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행스럽게 오바마 정부가 됐다. 당시 가장 잘 된 인사는 금융위기 문제이기 때문에 중앙은행 총재를 누구로 임명하느냐다. 버냉키 의장은 부시 행정부에서 임명했던 사람이다.

미국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측면이 있지만 오바마 행정부 때 반대당에서 임명했던 버냉키 의장을 그대로 밀고 갔다. 왜냐하면 버냉키 의장이 대공황의 전문가다. 1930년대 발생했던 대공황과 관련해서 논문 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다. 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금융문제고 금융문제에 있어서는 대공황 관련해서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버냉키 의장이 적격이라는 측면에서 버냉키 의장을 그대로 밀고 갔다.

버냉키가 취했던 정책이 칩 달러다. 위기가 발생했으니까 미국이 싼 나라가 됐는데 싼 나라라는 걸 인식했다는 것이다. 자기의 경쟁력이 떨어졌으니까 인정하고 칩 달러 정책을 취했던 것이 위기를 풀어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양적 완화 정책, 초저금리 정책이다. 이것이 위기 극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논쟁은 한국 정부가 지금의 사태를 풀어가는 데도 상당히 중요한 시사점이다. 그동안 재정정책 문제를 풀 때 적자가 발생해서 국가채무가 될 때는 긴축을 해야 한다는 것이 로코프 독트린, 적자가 발생하고 채무가 클수록 오히려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 크루그먼 독트린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크루그먼 독트린을 선택했다. 그리고 통화정책에서도 실물경제만 생각할 것인지 자산시장, 부동산을 감안할지가 유명한 그린스펀 독트린과 버냉키 독트린이다.

역시 부동산 문제니까 통화정책에 있어서는 자산시장에 더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크루그먼 독트린과 버냉키 독트린이 선택한 것이 당시 위기를 풀어가는데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데 한국 정책 당국자들이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정책적으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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