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불안에 은행도 ‘몸살’

김정필 부장

입력 2013-10-0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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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STX와 동양그룹 사태에 이어 일각에서는 여타 대기업의 추가 부실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쇄 부실 우려에 따른 은행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웅진과 STX 사태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은행들은 이미 수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일부 은행은 대손충당금 여파로 반기 실적이 반토막 또는 적자로 돌아서기까지 했습니다.

최근에는 동양그룹 사태까지 더해지며 은행들은 말 그대로 ‘설상가상’격입니다.

문제는 최근 일련의 대기업 부실이 건설과 조선, 해운, 철강 기업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는 은행들은 심사 단계를 늘리는 등 여신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부실기업에 대한 계열사 매각 등 자산매각을 유도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
“각 은행들 리스크쪽에서 그룹관리 타이트하게 하지 않겠나.. 그룹 ABC로 분류해서 BC로 분류되는 그룹 중점관리 그룹으로 분류해서 한도 증액을 막거나 한도를 축소한다든가”

현재 동부와 한진, 현대, 코오롱 등에 대한 유동성 위기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 부실이 구체화될 경우 은행들에 미치는 영향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이들 그룹과 해당 업종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 리스크조직 확대 방안 등을 모색중입니다.

올해 말 부실채권비율의 경우 지난해 보다 0.13%p 높은 1.49%로 이미 상향조정했고 향후 당국과 부실채권 비율에 대한 추가 조정 등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현재 은행마다 각 그룹별 익스포져 한도가 있는 상황에서 조선과 건설, 해운 등은 신규자금 지원이 사실상 어렵고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은행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요인입니다.

<인터뷰>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
“그 쪽(신규자금)으로 들어오는 것들은 쉽지 않을 듯 하고 아예 깨끗하게 담보를 요구한다든지 신용공여를 잘 안한다든지 그렇게 하고”

여기에다 12월부터 바젤III 자본규제가 도입되는 등 연말 또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각종 규제 강화에도 대비해야 하는 점 역시 은행들을 전전긍긍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도 버거운 마당에 일부 대기업의 연쇄부실 우려, 이에 따른 수익악화, 각종 규제까지 업계에 휘몰아치며 은행권의 시름이 한층 깊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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