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개인 장기간 순매도로 실탄 마련··국면 전환"

입력 2013-11-0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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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증권 이진우> FOMC는 6주~7주 간격으로 열린다. 그래서 어떤 달은 FOMC가 없이 넘어가기도 한다. 3개월에 한 번씩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는데 6월 19일 FOMC 때 버냉키가 연내 QE 축소 돌입 이야기를 해서 시장을 놀라게 했고, 3개월 후인 지난 9월 18일 FOMC에서는 시장이 기정사실화했던 테이퍼링이 없다는 쪽으로 해서 시장에 안도랠리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10월 FOMC는 지난 30일에 끝났지만 기자회견 없이 갔고, 연내에 남은 것은 12월이다.

증권 관련 사이트에서 지난 목요일 코스피가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을 때 이유 없이 빠지는 것이 무섭다고 했지만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FOMC 때문인데 이번 11월 전망보고서에서 이런 표현을 썼다. 링컨 대통령이 말했던 국민의, 국민에 의한이 아니고 지금 시장은 연준의, 연준에 의한, 연준을 위한 시장이 돼버렸다. 오르는 것도 버냉키 덕분이라면 빠지는 것도 버냉키 탓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성명서의 내용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경기에 대해서 지난 달보다 10월 FOMC에서 조금 더 낙관적으로 나왔다. QE로 점철된 이 시장에서 문제는 돈을 풀기 위해서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고 지표가 나빠야 주식이 오르는 역설적인 상황이었다. 또 Fed는 문구 하나, 단어 하나에도 신경을 쓰지만 문장이 하나 삭제됐다.

최근 수개월 동안 목격해온 금융환경의 긴축이 지속된다면, 즉 국채수익률이 높게 유지된다면 경제와 고용시장의 회복속도는 둔화시킬 수 있다. 이 말은 양적 완화 축소 우려로 인한 금리가 높게 형성되는 부분을 연준이 우려한다는 표현이었는데 이 부분을 없앴다. 이 말은 최근 금리가 연준이 만족할 정도로 하향안정화 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결국 연준의 성명서나 레토릭에 대해 주도면밀히 살피는 입장에서는 QE 테이퍼링 가능성이 살아있다는 쪽으로 가버렸다는 것이다.

미 국채수익률을 보면 5월 1일 FOMC성명서에서 QE를 줄일 수도 있다부터 시작한 것이 테이퍼 ON/OFF 장세였다. 그렇게 해서 금리가 급등했고 3%를 찍는 금리 급등 이후에 노 테이퍼링을 선언했던 9월 FOMC 이후로 이렇게 왔는데 무엇이 추세고 무엇이 조정인지 아직까지 결론이 안 났다.

이것이 최근 금리 하락 추세에 대한 조정이냐 아니면 금리는 상승 추세로 돌았는데 잠시 연준의 노 테이퍼링 결정으로 조정을 받았느냐의 차원이었는데 이 정도에서 굵직하게 미 국채수익률은 돌고 있다는 이야기다. 달러인덱스가 79레벨이 깨지는지 하는 상황에서 최근 3, 4일 급격하게 달러 가치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주간으로 보면 더 확연한데 과연 우상향하는 선이 깨지는지에 대해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달러 약세에 대한 베팅이 상당했었다는 뜻이다.

유로를 보면 더 확연한데 6월 QE 축소 이야기를 하면서 유로 약, 달러 강으로 가다가 노 테이퍼링하면서 왔지만 큰 그림으로 봤을 때 크리티컬한 레벨에서 결국 이번에 유로가 1.38을 올라서느냐, 마느냐하는 시점에서 유로는 사나흘 사이에 부러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것은 일종의 환율전쟁이기도 하다. 유로가 너무 강세를 보이는데 이번 주 목요일 ECB가 통화정책회의를 하면서 금리를 낮출 수도 있다 등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9월 FOMC 이후에 QE 축소, 종료는 먼 훗날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시장이 그동안 달러 약세 쪽으로 베팅을 하고 주식 쪽으로, 미 국채도 금리가 하락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오다가 10월 FOMC를 빌미로 달러에서는 숏 커버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의문은 과연 10월 FOMC를 시장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주식도 올만큼 온 상황에서, 달러 약세도 올만큼 온 상황에서 핑계가 필요했는데 그것을 FOMC를 핑계로 삼아서 시장이 돌고 있느냐는 차원이다. 밖에서는 10월 FOMC를 빌미로 그것을 모멘텀으로 삼아 달러 매도 쪽에 포지션을 되감는 모습이 강력하게 나타나는 반면 한국은 전월 대비 1원도 채 못 올랐다.

그 가운데 엔/원 시세는 전일 대비 5~6원 밀리면서 100엔당 1,075원 수준이다. 이것은 조만간 1,070원이 깨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데 당국은 엔/원의 절대 레벨을 보면서 하고 있다. 1,070원이 깨지는 것은 그만큼 이런 부분들이 오늘 우리 증시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강 달러를 원하는지 약 달러를 원하는지 불투명하다. 독일과 미국이 싸우는 것은, 지금 독일이나 ECB가 불편해하는 것도 유로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국 그들의 수출이나 경기 회복에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다. 그것에 대해 미국이 제동을 걸고 있다.

원화도 마찬가지로 원화에 대해 개입하지 마라, 원화도 여전히 저평가 상태고 환율이 더 떨어져도 된다는 이야기는 마치 달러 약세를 원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가장 기본은 여기서 달러가 약세로 더 간다면 달러는 그야말로 전세계로부터 외면당하는 통화가 될 수도 있는 크리티컬한 레벨이다. 그런 시기일 때 미국이 강한 달러를 원한다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미국의 달러에 대한 스탠스가 불분명하고, 환율보고서에는 한국 원화는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나왔고 한국 정부는 개입하지 마라는 일종의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스탠스는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무서운 것이라면 중국부터 잡아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고 중국도 계속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적당한 위안화 절상속도를 유지하거나 최근 들어 옆으로 기고 있는 고정환율 비슷하게 위안화 절상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길 필요는 없다.

그동안 환율이 꾸준한 절상을 이룬다면 외국인들이 환 차익 차원에서 더 들어올 수 있는데 여기서 외국인들의 판단이 중요하다. 1,050원은 당국이 막는다는 것을 확인했고 당국의 의지도 상당한데 이런 차원에서 개인들이 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연준의 메시지는 증시로 봤을 때 시장이 너무 과열된 느낌이기 때문에 자산시장에 버블 우려가 생길 수 있다는 차원에서 테이퍼링이 먼 훗날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버블을 키우지 마라는 차원이었다. 그렇다고 연준이 시장을 부러뜨리려는 것은 아니다. 연준은 그동안 시장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언제든지 QE를 늘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동안 십 몇 조에 달하는 외국인의 매수 동안 기관과 개인이 순매도를 했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저가 매수로 들어갈 실탄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음봉 2개 맞고 그동안 공든 탑이 무너지는 모습이다. 그만큼 국내 기관과 개인의 계속된 매도대응으로 실탄이 마련됐다는 측면에서는 하방을 막아줄 흐름, 지금은 조정 국면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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