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프리뷰] '동창생' 최승현의 슬픈 눈망울이 아련한 시간

입력 2013-11-0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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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창생’(박홍수 감독, 더램프(주) (주)황금물고기 제작)은 남파공작원인 아버지(박성웅)의 누명으로 여동생 혜인(김유정)과 요덕 수용소에 감금된 명훈(최승현)이 정찰국 소속 장교 상철(조성하)의 제안을 받고 남파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년은 동생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상철의 말을 따르지만 어찌 그 인생이 녹록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소년의 눈은 강인하면서도 슬프다.



이 영화의 단연 화두는 최승현이다. 영화 ‘포화속으로’에서 학도병을 연기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최승현은 3년 만에 ‘동창생’을 통해 스크린 컴백을 선언했다. 어찌 그 모습이 매우 강렬하다. 그룹 빅뱅 멤버 탑(T.O.P)으로서의 모습은 전혀 없다. 오로지 명훈만 있을 뿐이다.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목표 하나만으로 돌진한다. 무서울 것이 전혀 없다. 그 눈빛이 무서우면서도 안타깝다.

최승현의 독보적인 매력은 액션 연기에서 드러난다. 온 몸을 쓰는 액션 신부터 상대방을 단 번에 제압하는 무서움까지. 여기에 연장을 쓰는 솜씨는 수준급이다. 최승현이 원래 가지고 있는 저음 보이스도 명훈을 완성하는데 단단히 한 몫을 한다. 부드럽거나 사람의 마음을 애태우는 다정함이 아닌, 차가우면서도 냉철한 그 목소리가 명훈을 더욱 완성시킨다. ‘언제 이렇게 배우로 자랐을까’ 싶을 정도로 연기에 힘이 묻어난다.



그에 비해 영화 자체가 주는 힘은 다소 약하다. 언뜻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떠오르게 한다. 이야기를 쫓아가는 모습이 매우 비슷하다. 사명감을 갖고 남파된 공작원들이 남들이 알 수 없게 몸을 숨기고 동화돼 살아가다 어느 순간, 이야기가 터지는(더 자세하게 말하면 스포일러가 됨으로 여기까지만) 그런 구조 말이다. 이러니 자연스럽게 스토리 안에서 김수현과 최승현을 견주고, 손현주와 조성하를 쫓아가게 될 수밖에.

영화가 15세이상관람가로 가다보니 조금 더 ‘센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동창생’은 칼로 찌르는 모습을 우회적으로 보여주거나 사람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조금 덜 보여주면서 청소년관람불가를 피해갔다. 그런데 그 모습이 어찌나 안쓰러운지. 괴물병기로 자란 명훈이 자신의 소중한 것을 보호하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조금만 더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가장 의문이 드는 점은 바로 ‘동창생’이라는 제목이다. 박홍수 감독은 ‘동창생’이라는 제목 말고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로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더 가까워질 수 없는 남북한 아이들의 운명을 담고 싶었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 어떤 설명도 ‘동창생’에 대한 확실한 묘안을 내놓지 못했다. 동생을 살리기 위해 남으로 건너와 끝까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만난 동창생과의 교감, 그리고 감정. 그 행동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의문이다. 과연 ‘동창생’이 말하는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6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3분.(사진=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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