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 유대 속담
2007년 1월, 모잠비크
선진국의 대도시건 개발도상국의 외딴 마을이건, 나는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세 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첫째,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항상 공이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내 무릎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잠깐 자리에 앉아서 쉴라치면 어김없이 꼬마들이 나타나 마치 자기 의자라도 되는 양 철퍼덕 주저앉고는 한다. 셋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어느 나라건 자식을 키우는 부모 마음은 똑같다는 점이다.
자기 아들딸이 건강하고 안전하고 사랑받는다고 느끼며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아이들이 원대한 꿈을 꾸고 그 꿈이 현실로 이뤄질 기회를 얻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기를 기대한다. 이는 세계 어디를 가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당장 먹을 것이 없고,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며, 전기나 수도시설조차 되어 있지 않은 곳에 살지라도 부모 마음은 똑같다.
내가 로사를 처음 만난 것은 모잠비크의 한 산부인과 병동에서였다. 그 병원은 여기저기 마구 파인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끝없이 달려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서야 도착할 수 있는 외딴곳에 있었다. 산부인과 병동 안으로 몸을 들여놓자 갑자기 열기가 훅 끼쳤다.
순간, 막내아들을 임신 중이던 몇 년 전 여름의 엄청난 무더위가 떠올랐다. 나는 산처럼 부른 배를 안고 뉴욕 시내의 후텁지근한 공기를 하루하루 힘겹게 버텼었다. 그런데 이곳 침대마다 누워 있는 아홉 명의 산모는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도 힘들어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산모는 알록달록한 담요를 덮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고, 바로 옆에는 갓 태어난 귀여운 공주님이 꼬물거리고 있었다. 나는 산모의 얼굴에서 출산 직후의 고됨과 새 생명을 맞이했다는 벅차오르는 감동의 복합적인 감정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건 아이를 낳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까만 피부에 단단한 골격으로, 정성스럽게 땋아 내린 머리카락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무통주사나 마취주사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순전히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은 것이다.
어떤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죽을 고생을 하며 아이를 낳은 지 고작 한 시간밖에 안 된 사람에게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까? 출산이란, 여자에게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엄청난 시련이 아닌가. 나는 최대한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조심조심 다가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물었다.
“첫 아이인가 보죠?”
아이 엄마는 아주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는데, 처음에는 내가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건가 아니면 통역이 잘못된 건가 싶었다.
“아이가 살아 있는 건 처음이에요.”
그녀가 바로 로사였고, 그렇게 나의 배움은 시작되었다.

- 유대 속담
2007년 1월, 모잠비크
선진국의 대도시건 개발도상국의 외딴 마을이건, 나는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세 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첫째,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항상 공이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내 무릎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잠깐 자리에 앉아서 쉴라치면 어김없이 꼬마들이 나타나 마치 자기 의자라도 되는 양 철퍼덕 주저앉고는 한다. 셋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어느 나라건 자식을 키우는 부모 마음은 똑같다는 점이다.
자기 아들딸이 건강하고 안전하고 사랑받는다고 느끼며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아이들이 원대한 꿈을 꾸고 그 꿈이 현실로 이뤄질 기회를 얻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기를 기대한다. 이는 세계 어디를 가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당장 먹을 것이 없고,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며, 전기나 수도시설조차 되어 있지 않은 곳에 살지라도 부모 마음은 똑같다.
내가 로사를 처음 만난 것은 모잠비크의 한 산부인과 병동에서였다. 그 병원은 여기저기 마구 파인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끝없이 달려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서야 도착할 수 있는 외딴곳에 있었다. 산부인과 병동 안으로 몸을 들여놓자 갑자기 열기가 훅 끼쳤다.
순간, 막내아들을 임신 중이던 몇 년 전 여름의 엄청난 무더위가 떠올랐다. 나는 산처럼 부른 배를 안고 뉴욕 시내의 후텁지근한 공기를 하루하루 힘겹게 버텼었다. 그런데 이곳 침대마다 누워 있는 아홉 명의 산모는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도 힘들어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산모는 알록달록한 담요를 덮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고, 바로 옆에는 갓 태어난 귀여운 공주님이 꼬물거리고 있었다. 나는 산모의 얼굴에서 출산 직후의 고됨과 새 생명을 맞이했다는 벅차오르는 감동의 복합적인 감정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건 아이를 낳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까만 피부에 단단한 골격으로, 정성스럽게 땋아 내린 머리카락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무통주사나 마취주사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순전히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은 것이다.
어떤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죽을 고생을 하며 아이를 낳은 지 고작 한 시간밖에 안 된 사람에게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까? 출산이란, 여자에게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엄청난 시련이 아닌가. 나는 최대한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조심조심 다가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물었다.
“첫 아이인가 보죠?”
아이 엄마는 아주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는데, 처음에는 내가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건가 아니면 통역이 잘못된 건가 싶었다.
“아이가 살아 있는 건 처음이에요.”
그녀가 바로 로사였고, 그렇게 나의 배움은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