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36편. 맛집을 찾는 손쉬운 방법

입력 2013-12-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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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현의 ‘펀드노트’] 36편. 맛집을 찾는 손쉬운 방법

한 벌 가격이 수 백 에서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남성양복을 만드는 영국 ‘새빌 로(Savile Row)’의 슈트 장인 ‘데이비드 앤드선(David&Son)’은 명품슈트란 고객이 입어서 멋진 슈트라고 말했다. 뚱뚱하거나, 키가 작은 사람, 등이 굽은 사람도 1700개 공정을 통해 그가 만든 슈트를 입는 순간 옷맵시가 멋진 신사로 탄생한다.


어떤 분야에나 뛰어나고 이름난 명품이 있다. 가방, 옷, 시계와 같은 패션 상품에만 명품이 있는 것이 아니다. 펀드에도 명품이 있다. 하지만 펀드명품은 패션명품과 다른 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세로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인 수익을 투자자에게 안겨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기대수익률이 높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고, 위험대비 수익률이 높아야한다. 이점이 투기적 상품과 구분되는 점이다. 명품펀드, 즉 좋은 펀드는 시세변동이 적으면서 유형별 성과순위가 꾸준히 상위에 랭크되는 펀드다. 눈앞에 화려한 외관(설정액, 과거수익률 등)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펀드가 가진 실질적 가치와 미래성장가능성에 선택의 우선순위를 두어야한다.


지난 12월 4일 금융위원회는 공모재간접펀드의 사모펀드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모펀드 운용업자의 진입 규제의 개선(인가에서 등록)과 유형별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투자자산의 범위(부동산·증권·파생상품 등)가 크게 늘어나 다양한 형태의 펀드가 많이 출시될 것 같다.


금융규제가 완화되는 것은 투자자의 선택기회가 늘어나는 반가운 일이지만, 책임의 범위도 같이 늘어난 다는 점에서 냉정한 펀드선택의 선구안이 필요하다. 낯선 곳에 가서 많은 식당 가운데 맛집을 찾는 간단한 요령이 있다. 커다란 식당 간판이나 화려한 식당 인테리어 보다 식당 앞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이나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 수로 맛집을 판단하면 거의 틀림이 없다.


맛집에 맛을 찾아 사람이 몰리듯, 좋은 펀드로는 알찬 성과를 기대하며 투자자금이 꾸준히 모인다. 이유 없이 펀드설정액 잔고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일은 없다. 주식투자에서 추세매매는 성공투자확률을 높이는 유효한 전략이다. 펀드도 자금 선순환으로


에너지가 넘칠 때 투자하는 것이 성공투자확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다만 일시적 유행이나 인기로 인해 가격이 너무 고평가 되어 있는 것을 모르고 덥석 투자하는 일이 없도록 경계하는 일에는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한국펀드시장은 자산규모에 비해 펀드수가 많은 펀드난립국가다. 소형펀드, 자투리펀드가 많다. (자산규모 세계13위, 펀드 수 세계1위) 좋은 펀드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춘 펀드를 찾기가 쉽지 않다. 좋은 펀드를 선택했더라도 ‘단기 몰빵’ 투자분위기가 시장에 남아 있어서 소신 있는 투자자의 제대로 된 관리가 없으면 좋은 펀드로 남아있기 어렵다.


좋은 펀드는 운용사나 펀드매니저의 운용노력으로 일차 태어나지만, ‘분산’과 ‘장기’ 그리고 ‘가치’와 같은 투자원칙을 충실하게 수행할 때 그 성과를 투자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 이점을 투자자들은 기억하고 좋은 펀드선택과 원칙 있는 투자방법에 애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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