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프리뷰] '청야' 어떤 사실은 기억되어야만 한다

입력 2013-12-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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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4시 30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청야`(감독 김재수, 제작 거창군 거창사건희생자유족회 꿈꿀권리)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청야`는 6·25 전쟁 중이던 1951년 2월 9일부터 2월 11일까지 당시 국군 11사단 9연대 3대대가 거창군 신원면 일대 주민 719명을 공비와 내통한 `통비분자`로 몰아 학살했던 사건을 다뤘다. 이 영화는 우리가 잘 몰랐던, 혹은 무관심했던 과거의 일을 담고 있다.



`청야`라는 제목은 `사건 당시 작전명 `견벽청야(堅壁淸野 벽을 튼튼히 하고 들을 깨끗이 한다)`에서 따왔다. 거창 양민학살사건은 국군에 의해 무고한 마을사람 719명이 이유도 모른 채 죽어나간 비극적인 사건이다. 당시 희생자 대다수가 어린 아이와 노인, 부녀자였다. 이 작품은 거창사건 가해자와 피해자의 후손이 우연히 거창에서 만나 진실을 알게 되면서 화해와 용서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의 접목으로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다소 낯설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다. 영화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감독과 배우들, 그리고 거창군은 조금더 많은 사람들이 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선을 다했다.

특히 거창 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진실된 목소리를 담은 부분은 눈물을 자극한다. 불행하게도 살아남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영화 속 인터뷰에서 "일본 놈 대창 위협에도 살았는데, 설마설마 인민군 장총 구타에도 살았는데, 설마설마 국군이 죄 없는 백성 죽이랴..."라고 말한다. 그 어떤 말보다도 연기보다도 훨씬 더 진실하게 다가온다.

2011년 거창사건 60주기를 기리는 의미로 기획해 거창군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이 영화는 열악한 제작비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출향기업과 지역 기관·단체가 지원에 나서면서 5개월여 만에 영화 제작을 마쳤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어떤 사실은 기억되어야만 한다. 영화는 말한다. 몰랐다면 알아야 하고, 알았다면 외면하지 말아야 하고, 외면하지 않았다면 기억되어야 한다고. 26일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83분.(사진=마노엔터테인먼트)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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