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세수‥조세정책 '표류'

김택균 부장

입력 2013-12-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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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증세 없는 복지`를 표방한 정부는 1년 내내 심각한 세수 부족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야심차게 준비한 지하경제 양성화와 세제 개편안도 거센 반발에 부딪치며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택균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정부의 조세정책은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감면 혜택 정비로 압축됩니다.
여기엔 증세없이 복지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정부는 올들어 효성OCI, 정유3사 등 대기업으로부터 무려 1조 2천억원의 세금을 추징했습니다.
이같은 전방위 세무조사에 힘입어 연말까지 지하경제 양성화에 따른 세수 실적은 2조 7천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정부는 공약가계부를 통해 총 135조 1000억원의 공약이행 재원 가운데 27조 2000억원을 지하경제 양성화로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세무조사에 대한 기업과 자영업자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불확실합니다.
<인터뷰> 정승영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무리하게 세무조사를 하게 되면 조세 소송이나 조세 불복이 발생할 수 있고요. 국세청이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그 동안 걷었던 돈을 다시 돌려줘야 하는 문제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난 8월에 내놓은 세법 개정안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정부는 조세 형평성을 실현한다는 명목으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중산층 세부담만 커진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원점 재검토에 들어가 고소득자의 세금을 더 늘리는 수정안을 내놨습니다.
이같은 원칙없는 조세정책은 `증세 없는 복지`의 비현실성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오히려 증세론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인터뷰>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
"증세 없이, 세목 신설없이 뭔가 공정하게 하겠다는 것에 매여서는 안됩니다. 경제 중심에 있는 수장으로 계신 분이 국가 100년 대계를 생각해서 대통령에게 정확하게 증세 방법론에 대해 얘기해야 합니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놨던 종교인 과세 역시 최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무산됐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10조원 가까이 구멍난 세수 부족 사태가 내년에도 계속될 걸로 점치고 있습니다.
증세 불가론을 고수중인 정부로선 지하경제 양성화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경기가 회복돼 세금이 더 걷히길 바라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한국경제TV 김택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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