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이슈N] '주식 거래시간 연장 고민할 때'

입력 2014-01-10 16:46   수정 2014-01-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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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한국거래소가 14년만에 거래시장 연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 거래되고 있는데요.

올 하반기부터 시간외 거래 시간을 먼저 연장한후 중장기적 과제로 정규 거래시간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인데요.

증시 침체와 거래 감소에 대한 고육지책인데요.

해외 사례는 어떤지, 거래시장이 연장되면 얼마나 거래가 활성화 될지 점검해보겠습니다. 증권팀의 이인철 기잡니다.

먼저, 외국의 사례는 어떤지, 시간 연장이 거래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화면으로 준비했습니다.


# 정경준 리포트

<기자>
지난 2000년 5월. 정규시장 거래시간을 종전 5시간에서 6시간으로 1시간 늘렸습니다.

업계 종사자 및 관련 산업 노조 등의 반발이 있었지만, 점심 휴장(1시간)을 폐지해 현재의 6시간(오전 9시 개장 ~ 오후 3시 마감) 체제로 변경한 것입니다.

실제 효과는 어땠을까?

거래소 내부자료를 단독입수해 확인한 결과 당시 정규거래시간 연장일을 기준으로 전후 6개월사이 거래량이 28.0% 급증했습니다.

거래시간 연장 전 6개월간 거래총량이 469억600만주에서 600억5천300만주로 130억주 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거래량 증가율은 우리의 경쟁상대인 여타 아시아 주요국 거래소와 비교해 그 효과가 컸습니다.

2011년 3월 거래시간을 60분 연장했던 홍콩의 경우 12.7% 거래량이 증가했으며, 싱가폴(2011년8월 90분 연장)은 14.0%로 늘었습니다.

2011년11월 30분 거래시간을 연장했던 일본도 7.5% 증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주요 해외 선진 시장들 역시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우리 역시도 지금 시점이 거래시간 연장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뉴욕증권거래소(6시간30분) 등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거래소들의 정규시장 거래시간은 6시간 30분에서 8시간 30분으로 우리보다 긴 상황입니다.

특히 우리와 주요 경쟁 대상이 아시아 주요국의 거래소들도 리먼 사태 이후 거래시간을 일제히 연장하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에선 거래시간 연장이 되면 시장유동성 확대와 동시에 아시아 여타 거래소들 보다 2~3시간 마감이 빠른 상황에서 빚어졌던 해외 투자자들의 거래 제한 등 투자전략 구사에 따른 불편도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2>
사실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지난 2008년에도 1시간 연장안이 논의가 됐지만 당시에도 증권사 직원들이 업무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반발해 무산됐는데요.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증권업 관계자들의 얘기도 들어보겠습니다.

# 조연 리포트

<기자>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업계 의견은 여전히 찬반이 엇갈립니다.

하지만 거래시간 연장 이슈가 다시 거론될 만큼 국내 증권업계가 절박하다는 위기의식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먼저 거래대금이 늘어나면 증권사 비즈니스의 기본인 브로커리지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단순 산술적 계산을 차치하고서라도,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거래대금 역시 증가하고, 이에 수반되는 수탁수수료와 파생이익은 역시 확대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쉽지 않은 문제지만, 실현된다면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와 리테일, 자산관리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호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거래소가 선진화전략으로 함께 내놓은 증권거래세 감면과 파생거래세 도입 유보가 현실화 된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전망입니다.

<인터뷰> 증권업계 관계자
"(이번 거래소 방안이) 금융위의 증권업계 경쟁력 제고, 수익성 강화 정책과 전체적으로 기조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 거래시간 늘어나면 거래대금도 늘어냐고 묻는데, 단기적으로 긍정적. 세제혜택 강화 등이 더해지면 좋을 것"

또 투자자 측면에서도 연장된 매매시간 만큼 투자의사 결정의 기회가 늘어나 매매 편리성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거래시간 연장이 단기적인 처방일 뿐,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또 가뜩이나 증권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시간 연장은 증권사 직원의 근로조건이 연관되는 민감한 문제인만큼 적잖은 난관이 예고됩니다.


<앵커3>
이기자..14년 만에 추진되는 주식 거래시간 연장, 앞으로 업계와 금융당국과 협의가 관건인데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나요 ?

<기자>
이 문제의 키는 금융위원회가 쥐고 있습니다.

주식시장 정규거래시장 연장은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금융위는 이번 한국거래소의 거래시장 연장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난색을 표시했습니다.

한국거래소도 당장 추진하기 보다는 올하반기에 시간외 거래 연장을 시작으로 해서 중장기적으로 정규 거래시간까지 확대하는 투 트랙으로 시차를 두고 추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다만 정규 거래시장 연장은 금융당국 이외에도 증권업계, 외환 거래시간 등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관계기관 충분히 협의한 뒤 시간을 두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일부에서는 최근 거래급감이 경기침체와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등 구조조적인 부문에 있는 만큼 거래시간이 늘어단다고해도 거래활성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는데요.

한국거래소는 그러나 심각한 거래부진에 빠진 자본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고 거래소의 국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거래시간을 선진국수준으로 확대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최종 승인권자인 금융위도 관련업계와의 협의를 통해서 논의할 문제라고 밝힌 만큼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정규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가능하면 임기내 정규 거래시장 연장을 성사시키고 싶다고 밝혀 내후년 이내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4>
한국거래소의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에는 거래시장 연장 이외에도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요. 소개해주시죠 ?


<기자>
거래시간 연장외에도 전 종목 단주 거래도 확대적용됩니다.

현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5만원 미만 종목은 최소 매매단위가 10주입니다.

이렇게되면 개인투자자들의 소액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금융당국의 규제로 파생상품시장 거래가 급감했는데요.

파생신상품 출시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6년간 신상품 출시가 전무했던 파생 신상품도,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를 비롯해서 연내 6개 정도 신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유망한 기업들의 증시 입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상장 요건을 완화합니다.

한국거래소는 외부적으로는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M&A를 통해 현재 10위 밖에 머물고 있는 우리주식시장의 규모를 세계 7대 거래소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팀의 이인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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