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초 수신경쟁 '실종'...저금리·고객수요 영향

최진욱 기자

입력 2014-01-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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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초가 되면 과열되던 은행권의 수신경쟁이 올해는 잠잠하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들어 수신신상품을 출시한 은행은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2곳에 불과하다. 기업은행은 최고 연 2.6%를 지급하는 `부자되는 새해적금`과 2월말까지 3조원 한도로 판매되는 `패키지예금`을 내놨고 외환은행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해피니어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기업은행은 권선주 행장이 취임식에서 리테일 부문에서 시중은행에서 여전히 격차가 있다고 밝히면서 중소기업 오너와 경영자 등 거액예금 고객과 서민용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수신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외환은행도 고령화에 따른 은퇴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신상품을 출시하고 세몰이에 나섰다.

반면 나머지 시중,지방은행은 아직까지 수신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스토리 통장`을 주력상품으로 밀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수신상품은 2월 이후에 출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건호 행장이 경영방향으로 제시한 `스토리 금융`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1일 출시된 `스토리 통장`은 지난 10일 현재 19만5,341좌에 2천715억원의 잔고를 기록중이다. 신한,우리,농협은행도 아직까지 수신 신상품 출시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은행별로 아직 예대율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신경쟁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은행채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한 은행들이 당분간은 수신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예대율은 감독당국이 권장하는 100%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지만 중소기업과 가계대출 수요증가로 은행권은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총 79조6천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한 반면 만기가 돌아온 은행채 규모는 66조2천억원으로 순발행액은 13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채가 순발행을 기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디레버리징이 시작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저금리 여파로 정기예금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말 현재 정기예금 잔액은 544.1조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2.4조원이 감소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이 낮아지면서 세금부담이 증가하고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수식입출금식예금으로 자금이동이 늘어난 상황에서 마땅한 운용처를 확보하지 못한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수신상품을 출시하기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이 상승하면서 수신을 통해 자금을 유치할 필요는 높아졌지만 고객들의 트렌드와 고금리에 대한 수요를 맞추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바젤3가 지난해 12월부터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무한정 은행채 발행을 늘릴수도 없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저금리와 달라진 고객수요를 맞출 수 있는 수신신상품 출시를 미루면서 연초에 흔한 풍경이었던 수신경쟁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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