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에 침몰한 외국금융사...악순환의 굴레

최진욱 기자

입력 2014-01-16 16:43   수정 2014-01-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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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사들이 고배당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배당을 늘리다보니 재투자나 신규채용이 어려워지지만 실적악화에도 본사에 대한 배당을 줄일 수 없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올해에도 배당을 크게 줄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고전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아직 지난해 최종 실적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수익성 악화가 불을 보듯 훤한 상황에서 본사에 대한 배당은 계속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감독당국이 고배당 자제를 강조하면서 매년 12월에 이뤄지던 중간배당은 하지 않았지만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씨티은행의 순이익은 2011년을 기점으로 반토막이 났지만 본사에 대한 배당은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올해 배당계획과 관련해 은행 관계자는 "아직 작년 실적이 집계되지 않아 배당여부나 규모를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지난해 점포 10%를 감축한데 이어 올해에도 점포축소 검토에 들어갔고 `캐쉬카우(Cash Cow)` 로 효자노릇을 했던 캐피탈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영업력은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판박이처럼 똑같은 상황입니다. `수익악화-고배당-구조조정-영업력약화`라는 악순환에 빠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급기야 계열사인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내놓기로해 금융지주 형태를 유지하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은행 뿐만아니라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들도 이름값을 못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가운데 일찌감치 짐을 싸서 한국을 떠나는 업체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도한 규제를 문제삼기도 하지만 적극적인 현지화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의사결정이나 각종 정책이 본사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시장과 고객변화에 대한 발빠른 대처를 가로막는다는 점도 이들의 부진원인으로 분류됩니다.

선진금융을 국내에 이식하겠다며 요란하게 진출했던 외국금융사들이 스스로 바뀌지 않는한 악순환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한숨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최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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