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변호인' 천만 관객 앞에 선 '배우' 임시완의 자세

입력 2014-01-20 10:33   수정 2014-01-21 11:08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 임시완에게 배우라는 호칭을 얹어줄 때가 이제는 온 것만 같다. 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 위더스필름(주) 제작)에서 국밥집 주인 순애(김영애)의 아들 진우로 출연한 임시완은 어느덧, 아주 조금씩, 배우라는 옷을 입고 있었다. 스크린 앞에 선 그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이 가수라는 것을 서서히 지우게 만들었다. 임시완은 그랬다.



임시완은 ‘변호인’에서 대학생 진우 역을 맡았다. 진우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국밥집을 도우며 착실하게 살아가던 인물. 그러던 어느 날 진우는 야학 교습실에서 이유도 알지 못한 채 경찰에게 끌려가고 갖은 고문을 당한다. 그리고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의 도움을 받아 무죄를 향한 의지를 되찾기 시작한다. 캐릭터를 위해 끼니까지 굶으면서 고문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낸 임시완. 그는 배우였다.

◆ “잘 만든 작품 흩뜨릴까 걱정, 또 걱정”

아이돌 출신 가수가 연기를 시작할 때, 보통은 그 나이 또래에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을 많이 찾는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쉽게 갈까 생각하기도 한다. 지금껏 쌓아온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식은 죽 먹기. 그래서 그들은 쉬운 걸 찾는다. 그런데 임시완은 조금 달랐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도, KBS2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서도 임시완은 다른 선택을 했다. 그리고 ‘변호인’에 당도했다. 궁금했다. ‘왜 이렇게 어렵게 갈까’ 싶었다. 그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아이돌로서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겠지만 적어도 아이돌로서의 혜택을 받고 싶지는 않았어요. 가수는 가수고, 연기는 연기로 따로 두고 싶었죠. 비록, 연기자의 실력은 아니지만 연기자의 마인드는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연기자로서의 책임감이요. 그래서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할 수 없었죠. ‘변호인’을 선택할 때에도 심적으로 버거웠어요. 하지만 해냈을 때의 성취감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얻는 것들이 많을 듯해서 선택했어요.”

임시완은 바깥출입을 자제하면서까지 진우가 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되도록 웃지도 않으며 생활했다. 집에 물을 받아 놓고 물고문 신을 직접 연습하기도 했다. 심리적 압박은 말로 할 수 없었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찍고 나서도 임시완의 마음은 한결 같았다. 욕만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온 몸에 퍼졌다. 얼굴에는 하나도 드러나지 않았지만 마음 속은 무척 타들어갔다.

“결코 쉽지 않은 촬영이었고 제 능력 이상의 연기를 발휘할 수 있었던 역할이었어요. 선배님들의 시너지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부족하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어요. 그래서 마음을 졸였죠. 잘 만들어놓은 작품을 괜히 제가 흩뜨릴까 불안했어요. 많은 분들께서 잘 봤다고 해주시니 마음은 놓이더라고요. 그런데 다음을 생각하면 또 부담스러워요. 진우를 넘어서야 되니까. 어떻게 해야 진우를 넘어설까 늘 고민해요.”



◆ “관객 1000만 명, 정말 막연한 숫자”

누가 뭐래도 현재 임시완의 본업은 가수다. 10년, 20년 후의 모습을 아직 그려본 적도 없단다. 그저 욕심이 많아 몇 년 뒤에도 노래와 연기를 둘 다 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임시완은 확고했다.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해서 잘 되는 게 아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느냐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게 연예인 아닐까. 연예인이라는 작업 자체가 평가를 받고 사는 직업이니까. 그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면 노력하는 게 맞다. 대중들을 충족시켜주는 게 바로 연예인이니까” 그 말이 어째 사랑스럽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마도 임시완은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선배님들과 술자리를 많이 해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우죠. ‘변호인’을 촬영하면서 송강호 선배님께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선배님은 연기에서 제일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고 하셨어요. ‘지금 네 나이 때, 연기를 못하는 게 당연한 거다. 다만 중요한 건, 네가 하는 그 연기에 진정성을 담고 있느냐 아니냐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했을 때 진정성 있게 했는지 생각해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생각을 해보니 100%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완전한 100%가 아니었어요. 더 들어갈 수 있었던 건데 전 그냥 대충 100%를 채운 거예요. 그 말씀 덕분에 벽을 올라갈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게 임시완은 첫 영화 ‘변호인’을 통해 1000만 명 이상의 관객과 만나게됐다. 1000만 명은 기대하지도 않았다는 임시완은 그저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송강호 선배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월드컵 때 시청 앞에서 응원을 하는 사람들이 몇 십만 명이라고. 300만 명, 500만 명만 돼도 충분히 대단한 건데 1000만 명이 되어버리니 정말 막연하더라. 아직은 모르겠다. 작품을 더 해보면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진짜 내 작품을 하면, 그 작품이 잘 되면 체감하지 않을까?”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장난이 아니다.

“처음 촬영을 할 때 보다 다행히도 실력이 조금씩 향상되는 걸 느껴요. 처음에는 눈물 연기도 제대로 못했거든요. 앞으로의 목표요? 그냥 막연해요. 항상 긴장을 놓지 않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 거 같아요. 중요한 건 무궁한 발전을 해나가야 된다는 거죠. 뭐. 관객 1000만 명, 저는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경험으로 가져갈게요. 스코어보다는 연기로 욕심을 내야 될 때인 것 같아요. 그래도 진짜 대단하긴 대단해요.”(사진=스타제국, 장소-기획협조=우진관 오스티엄 전략기획센터장)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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