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56편. 그때 그랬더라면...

승객과 화물을 실은 배 한척이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사고로 인해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있다. 그 시간에 그곳을 지나지 않았더라면, 만일 노련한 선장이 키를 잡았다면 등등 온갖 가정과 후회를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


한번 흘러간 물에는 두 번 다시 발을 씻을 수 없다. 투자시장에서도 “그때 그렇게 했었더라면...” 과 같은 아쉬운 가정은 아무짝에 쓸모없는 일이다. 투자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때가 왔을 때 도전하는 것이 투자다.


모두 떠나간 빈 어장에 그물을 던지는 어리석은 어부나, 폐광이 되어 버린 광산에 곡괭이질을 하는 광부처럼 의미 없는 일에 자신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려면 타이밍 포착과 실천에 능한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언론이나 증권정보지의 기자나 필진의 매매수익은 전문투자자에 비해 저조하다. 왤까? 중요한 반전 신호를 눈으로 확인한 다음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때론 최적의 타이밍 선정에 방해가 된다.


지식과 인생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기 지식과 그동안 축적한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려고 애쓴다. 이미 고인이 된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남들의 의견이 내는 잡음에 당신 내면의 목소리가 휩쓸려가게 내버려 두지 말라”고 말했다.


남을 따라하거나 자기만의 확고한 선택 기준 없는 투자자는 늘 아쉬운 투자를 할 것이라는 교훈이 담긴 말이다. 모든 분야에서 리더는 안전을 확인하고 앞장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시(適時)를 포착해서 실천하는 행동적인 자질을 겸비해야 한다. 나폴레옹도 “리더란 앞장서서 없던 길을 만들어 가며 대중에게 희망을 파는 상인”이라 말했다.


성공투자를 위해서는 때때로 인간의 본성을 억제해야 하는 고통도 수반해야 한다. 마음이 가는 데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억누르고 대중의 생각과 역행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인간은 무리를 지어 같이 지내는 것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아주 오래전부터 몸으로 체험해 왔다. 그래서 모두가 한 방향으로 생각할 때, 자기만 따로 생각하는 것이 무척 불안하다.


모두가 ‘이번에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고 외칠 때 이를 경험적으로 시세의 정점임을 깨닫고, 길거리에 투자자의 한숨이 커질 때 시장의 속삭임을 먼저 읽고 투자에 반영하는 투자자, 때론 대중과 역행하는 한이 있더라고 소신을 실천하는 투자자가 남보다 반발 앞선 투자로 차별화된 투자성과를 거둔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은 이성적 합리주의자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기존의 틀을 깨고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말썽꾸러기들의 몫이다. 펀드투자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것의 이면을 살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실천에 옮겨야 투자가 완성된다. “그때 그랬더라면 이만한 수익(or 손실)이 발생했을 텐데” 하고 아쉬워하는 일은 투자시장에서 아무 의미 없는 혼자만의 공상이다. 투자는 현실이고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