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최저임금제’ A부터 Z까지

이근형 기자

입력 2014-08-04 09:00  

<기자> 제가 또 문제 하나 들고 왔습니다. 여러분 최저임금 아시죠? 지난 2013년 최저임금은 4860원, 2014년인 올해는 5210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얼마일까요?!

<앵커> 에이. 우리 취업정보센터 시청자분들을 너무 무시하신거 같아요. 5580원이잖아요. 지난번에도 우리가 한번 다뤘던 기억이 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그 내년도 최저임금이 4일인 오늘부로 고용노동부로부터 최종 고시됐습니다. 최저임금은 취업준비생 여러분들 시사상식 문제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잖아요. 오늘은 더 디테일하게 최저임금에 대한 상식들,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네 그러면 최저임금의 A부터 Z까지 낱낱이 파헤쳐주시죠.

<기자> 알겠습니다. 최저임금이 뭔지는 단어만 봐도 아시겠죠? 우리 근로자들이 받아야 할 임금의 최저수준을 법으로 정해서 누구나 안정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제도입니다. 직원이 한명뿐인 회사라도 최저임금은 꼭 지켜야 합니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은 대체 누가 정하는 걸까요? 바로 최저임금위원회입니다.

<앵커> 최저임금위원회요?

<기자> 그렇죠. 해마다 여기서 최저임금을 정하는데 총 27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근로자측 9명, 사용자측 9명,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정한 공익위원 9명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그러니까 노, 사, 그리고 정부가 함께 최저임금을 정한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최대한 노사가 공정하게 정하되, 나라 상황도 고려해서 정한다 이런 의미군요. 최저임금이 5천580원, 이게 많은 건지 적은건지 감이 잘 안오네요.

<기자> 하루 8시간 근무가 보통이니까 일당으로 따지면 4만4천640원입니다. 한달이면 한주당 40시간을 일하고 8시간 유급휴가를 의무적으로 받게되니까 116만6천220원. 올해가 108만8천890원입니다. 최저임금 수준을 받고 있는 근로자들은 내년부터 월급이 8만원 조금 안되게 오르는 셈인데요. 월급 116만원이면 짜다는 생각이 들죠?

<앵커> 그렇네요. 116만원이면 연봉이 1천400만원 정도. 최저임금 받고 살려면 거의 물만먹고 살아야 겠어요.

<기자> 그렇죠. 얼마전에 한 기사를 보니까 최저임금 받는 사람이 11년 8개월을 한 푼도 안쓰고 모아야 대구에서 전셋집 한 채 마련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서울에서는 22년5개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참 재밌으면서도 슬픈 분석입니다.

<앵커> 그러네요. 집을 사는 데 걸리는 시간도 아니고 전세를 사는 데 22년이라면 끔찍합니다. 그래도 인상률로 놓고 보면 꽤 높은 편이라고 들었는데요. 아닌가요?

<기자> 올해보다 370원, 인상률로는 7.1%가 오른 것인데요. 지난 1989년 이래 27년 중에 9번째로 인상률이 낮습니다. 역대 전적으로는 그렇게 높은 인상률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물가보다는 많이 올랐다는 점인데요. 올해가 아직 다 지나가지 않았습니다만, 한국은행이 예측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9% 수준이니까 최저임금이 못해도 3배 이상은 물가보다 비율상 많이 오른다는 얘기가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최근에 경기가 좋지 않아서 물가가 많이 오르지 않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최저임금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우리가 보통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소득을 실질소득이라고 하잖아요.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소득은 그나마 개선이 된다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죠. 이번에 최저임금을 올리게 되면 전체 근로자의 14.6%, 266만8천명의 소득이 오를 걸로 전망됩니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분석인데, 뒤집어 말하면 근로자 266만명이 현재 월급 116만원도 못받고 일하고 있다는 얘기도 되겠죠. 씁쓸합니다.
최저임금을 올린다는 의미가 단순히 근로자들의 최소한의 생계수준을 높여준다는 얘기만 되는 건 아닙니다. 일본의 사례를 잠깐 짚어보면요. 일본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780엔으로 올해보다 16엔 인상했습니다. 12년만에 가장 높은 인상폭입니다. 일본은 지금 내수경기가 얼어붙었거든요. 최저임금을 올려서 국민들의 소비를 늘려야 경기가 살아나지 않겠습니까. 최저임금이란 그런 효과도 갖고 있는 겁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인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한꺼번에 확 올릴 수 없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임금을 많이 줄 수 없는 영세사업자들이 크게 피해를 볼 수 있고 또 전체적인 임금수준이 높아지면서 공무원 임금도 함께 올라 국민들의 세금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데요.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저임금을 예전보다 전향적으로 높여나가되, 부작용을 감안해서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앞으로 단시간에는 아니지만 최저임금 수준이 꾸준히 높아진다면 희망적이네요. 그런데 아마 방송 보시면서 분개하고 계신 근로자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나는 최저임금도 못받고 있는 데 무슨소리냐”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잖아요.

<기자> 그렇죠. 엄연히 불법인줄 알지만 상대적으로 약자인 노동자 분들은 목소리를 내기가 힘드실 겁니다. 이런 분들도 조금만 기다리세요. 지금까지는 최저임금을 위반하는 사업장은 적발되고 나서 시정해도 봐줬지만, 앞으로 법을 위반하면 즉시 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두 번째 위반부터는 형사처벌이 된다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고용노동부가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계속 안지키면 옥살이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오는 11일부터 다음달까지 두달동안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은 사업장에 대한 일제 점검도 실시됩니다. 도소매, 음식점, 건설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진행된다고 하니까요. 사업주 분들, 아무리 사업이 어려워도 지킬 건 지켜주시기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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