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해적' 손예진 "액션 피하고 싶었던 내 맘 바꿨죠"

입력 2014-08-12 10:19  

배우 손예진(32) 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단연 청순이다. 그녀의 눈웃음 한 방에 마음 녹지 않을 남성들이 있으랴. 입 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손예진을 보고 있으면 무언가 청량한 느낌이 난다. 그래서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 이석훈 감독, 하리마오 픽쳐스 제작) 속 손예진은 조금 낯설다. 그런데 그 모습이 어색하지는 않다. 마치 원래 자신의 모습인 것처럼 자연스럽다. 그렇게 우리는 또 다른 손예진의 모습에 반하고야 만다.




손예진은 ‘해적’에서 바다를 제압한 해적 여두목 여월로 출연한다. 해적단의 단주 여월은 현란한 검술 실력과 바다를 제압하는 카리스마는 물론, 미모까지 겸비한 인물. 여월은 조선 바다의 주인 해적이 고래 잡이를 나서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지만 가족과 지인들을 죽이겠다는 협박과 실추된 조선 해적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국새 찾기에 나서게 된다. 세상 어디에도 없던 해적, 그래서 손예진이 나섰다.

◆ “여자 해적 비주얼 중요, 액세서리 직접 선택”

처음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해적을 소재로 한 영화는 ‘해적’이 처음이었다. 손예진이 연기한 여자 해적도 무척이나 생소한 존재였다. 손예진은 그 점에 끌렸다. 시나리오의 신선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됐다. KBS2 드라마 ‘상어’로 심신이 지친 상태였지만 ‘해적’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앞으로 다시는 나올 수 없을 것만 같아서 선택을 해야만 했단다.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려웠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했다.

“옷부터 헤어스타일까지 스태프들과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해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외국 영화 속 여성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모습과 동양적인 모습이 섞여야 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아이라인도 짙게 그리고 액세서리도 직접 찾았어요. 인터넷을 서핑하면서요. 욕심히 많이 나더라고요. 아무래도 여월이 갖는 비주얼이 중요하니까. 대사도 많이 없어서 보여줄 건 외적인 모습밖에 없었죠. 그래서 외형적인 모습을 만드는 게 가장 관건이었어요. 포스터에 보면 머리핀을 하고 있는데 외국 사이트에서 제가 직접 산 거예요.(웃음)”

사극도, 액션도 처음이었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액션을 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칼을 뽑았다. 액션도 그냥 액션이 아니었다. 단순한 액션이었다면 조금의 고민은 했겠지만 해적이라 더욱 선택했다. 무술 팀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무척이나 즐거웠고, 연습 시간이 부족해 아쉬움만 남는다지만 무척 훌륭하게 자세를 잡았다. 평소의 운동 신경이 ‘해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배우 인생에서 피하고 싶었던 게 액션과 호러에요.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장르가 아니라 캐릭터의 감정을 가장 중요시했거든요. 작은 영화라도 조금 진중하게 들어갈 수 있는 걸로요. 내면 연기를 주로 택했어요. 그런데 ‘해적’의 여월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어요. 촬영을 하면서 ‘앞으로 액션은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끝날 때쯤 되니까 몸을 쓰는 게 은근한 매력이 있더라고요. 액션의 합을 맞추는 게 첫 경험인데 의외로 재밌었어요. 본격적으로, 제대로 배워서 한 번 해보고 싶어요. 하하.”



◆ “해적 몰입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시작”

손예진은 ‘해적’을 위해 다시 태어났다. 배우로서 가지고 있던 자세들을 모조리 고쳐야만 했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쌓아온 자신의 버릇들을 과감히 씻어내야만 했다. 카메라 앞에서 나오는 자신의 연기들을 지워야만 했다. 사극이라는 특성, 그리고 지금껏 해보지 못한 캐릭터 때문이었다. 그렇게 손예진은 새로운 인물이 되기로 결심을 했다.

“해왔던 게 아니니까 그게 가장 어려웠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다 다시 해야 했죠. 여월이 되면 행동 하나하나가 달라져요. 말투는 기본이고 사물을 볼 때 허투루 보는 게 없어요. 다 눈을 치켜떠야 되고요. 손끝 동작도 다르죠. 제가 여월이라는 걸 잠시 잊어버리면 다시 여자 동작이 나와요. 카메라 앞에서 익숙해졌던 제 행동들, 작은 행동들 하나에도 여성스러움이 묻어나니까요.(웃음)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조금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액션을 하고 싶었다는 그녀. 묻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남들이 볼때는 ‘나이를 얼마나 먹었다고 그러나...’ 싶지만 본인이 겪는 나이의 체감은 또 다를 테니까. 손예진은 바쁜 20대를 보내고 그렇게 30대가 됐다. 누가 생각을 할 때는 ‘아직 좋은 나이네’ 하겠지만 직접 겪는 ‘여배우’ 손예진은 또 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손예진은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여유도 생겼다. 그렇게 조금씩 ‘선배’가 되어가고 있었다.

“결혼한 언니들을 보면 일과 육아를 같이 하는 게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친언니에게도 6~7살 조카가 있는데 오히려 일을 하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웃음) 나이가 들면서 가정을 잘 꾸릴 수 있을까, 내가 어떤 배우로 남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말씀을 해요. 어느 순간 이모, 엄마 연기를 해야 된다고. 왜 어른들이 ‘저 배우도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었다. 예전에는 멜로를 했다’고 하잖아요. 저도 벌써 현장에서 후배들의 연기를 보는 세대가 된 거 있죠?”

그래도 손예진은 손예진이다. 아직 많은 이들에게 청순한 이미지, 첫사랑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지 않은가. 그녀가 엄마 연기를 하는 모습도 살짝 기대를 해본다. 어떤 역할도, 그녀라면 사랑스러울 것만 같다.(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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