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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인터뷰]'타짜2' 곽도원 "동물원 원숭이가 내 롤 모델"

입력 2014-09-03 11:30  

"암~ 인쟈 그라지", 구수하게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곽도원에게 고향이 전라도냐고 묻자 "아닌디 서울인디, 요즘 촬영하는 영화에서 사투리를 써야 허니께 평소에도 쓰구 있제~"라며 구수한 사투리로 답한다. 연기를 향한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신 스틸러로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다진 배우 곽도원(40)을 만났다.



곽도원은 `타짜- 신의 손`(이하 `타짜2`, 감독 강형철, 제작 싸이더스 픽쳐스)에서 사채업자 장동식 역을 맡았다. 극 중 장동식은 대길(최승현)과 그의 연인 미나(신세경)와 대립하며 이들을 괴롭히는 절대 악역이다. 그는 `범죄와의 전쟁`(2011), `회사원`(2012), `변호인`(2013)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굵직한 악역으로 작품에 화룡점정을 찍으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 타짜2` 속 악역 장동식, 롤 모델은 동물원 원숭이

`타짜2`에서 곽도원이 연기한 장동식은 말 그대로 극악무도한 인간이다. 극 중 장동식은 수더분하고 매사 덤덤한 인간이다. 아무렇지 않은 듯, 별일 아니라는 듯 펼치는 그의 악행이 더욱 두렵고 예측불가능한 이유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하는 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인물에 대한 이해였다. 장동식은 좋은 옷도, 차도, 시계에도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여자에게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의 `악함`에는 이유가 없다. 원작에서는 가족이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즐기는 취미생활도 없다.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답을 원숭이에게서 찾았다."

조금은 엉뚱한 그의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가 얼마나 캐릭터에 애착을 가지고 분석했는지가 느껴진다. 역시 그만한 연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것. "집 앞에 어린이 대공원이 있어서 그쪽을 산책하다가 동물원에 있는 원숭이를 봤다. 사람들이 음식을 던져주니 대장 원숭이가 먼저 먹으려는 어린 원숭이를 물어뜯어서 음식을 빼앗고는 나무 위로 올라가더라. 그러고는 음식을 질겅질겅 씹어먹으며 아무렇지 않게 오줌을 싸더라. 그 모습을 보고 `와 저거 진짜 나쁜 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이익 외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거다. 그 모습을 보고 `장동식 역시 저런 인물이지 않을까` 하는 힌트를 얻었다."



◆ 분위기 만들어주는 감독, 무한 신뢰가 바탕

`타짜2`의 라인업은 훌륭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주연급 배우들이 조연으로 배치돼 역량을 백분 발휘했다는 점이다. 그게 다소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극을 긴장감있게 끌어가는 힘일 터. `타짜2`의 배우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시나리오가 완벽한 작품`이었다고 평했다. 곽도원 역시 완벽한 시나리오 덕에 이번 작품에서 애드립은 물론, 조사 하나 바꿀 필요가 없었다고 감탄했다.

"감독님께 시나리오가 정말 좋다고 말했더니 `형하고 나하고 맞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사실 그 동안 모든 영화에 애드립이 들어갔었다. 공간을 메꾼다든지, 현장에서 즉석에서 느낀 부분을 넣곤 했는데 이번에는 99.9% 시나리오 그대로 갔다. 대사에서 조사 하나 바꿀 필요가 없었다. 말이 정말 사실적이고 단 하나의 문어체도 없었다."

그는 강형철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가 있단다. 강형철 감독은 이번 작품 `타짜2`를 비롯해 `써니`(2011), `과속스캔들`(2008) 등의 작품에서 메가폰을 잡은 이른바 `흥행 감독`이다. "감독이 정말 선비였다. 한 작품 전체를 보면 감독이 선장이다. 강형철 감독에 대한 신뢰가 우선 있었다. 사실 `과속스캔들`, `써니`에서 무명 배우들이 빛을 볼 수 있던 것. 그게 감독의 역할이다. 시킨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거다. 시사회에 `써니`의 어린 주연 배우들이 왔다. 대기실에서 선배들이 다 있는데 자기들 동창회 하듯이 난리도 아니더라. 그 모습을 보고 감독이 진심으로 애들을 대하니 저럴 수 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어린 배우들이 티끌 없이 감독을 대하는 모습에서 `역시 강형철이다`싶더라."

"먹고 살 수 없는 연극판, 후배 향한 마음 각별해"

곽도원은 2010년 이후부터 스크린에서 두각을 보이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대중에 얼굴을 알린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그는 연극무대뿐 아니라 다양한 무대에 오래 서 온 베테랑 배우다. 최근 연극배우 출신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연극 `해무`를 원작으로 한 영화 `해무`를 인상 깊게 봤단다. 연극 무대에서 초석을 닦다가 스크린으로 넘어오는 후배들을 보는 마음이 각별하다고.

"후배들이 영화판으로 넘어오는 걸 보면 정말 `아 잘됐다`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돈 차이가 너무 나니까... 연극은 먹고 살 수가 없다. 나도 넘어오기 전에는 맨날 집에서 필름메이커 뒤지면서 단편 영화라도 출연하기 위해 2년 반 동안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그러다가 이쪽으로 어렵게 넘어온 거다. 영화에 단역이라도 잠깐 출연하고 버는 돈이 연극 몇 달 연습하고 공연하는 거랑 같은 돈이다. 알겠지만 또 연기하면서는 오디션을 보고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월급쟁이 생활을 할 수도 없고 일용직 노동밖에 할 게 없다. 실력 있고 유능한 후배들이 영화판으로 오는 게 정말 반갑고 대견하고 다행이고...좋다."



◆ 약 빤(?) 무대인사, "관객이 행복하길 바라"

곽도원은 지난해 1100만 관객을 돌파한 `변호인`(2013) 시사회에서 특별한(?) 무대 인사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준 바 있다. 객석에 난입해 "막 만지세요"를 외치고, 직접 관객들에게 드링크제를 나눠주며 특유의 입담을 펼치기도 했다. 그가 이 같은 퍼포먼스를 벌인 건 그저 관객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멋들어진 무대 인사보다 관객의 행복을 먼저 생각했다는 그가 있기에 행복한 관객도 있지 않을까.

"우선 배우에게 있어서 관객들은 감사한 분들이다. 무대인사라는 게 참 그렇다. 영화를 보고 마지막 배경음악과 함께 엔딩크레딧을 보는 것도 관객의 권리다. 그런데 무대 인사를 가면 그 엔딩크레딧에 난입해야 하는 거다. 그 앞에서 무게 잡고 배우들이 인사를 하면 `그게 관객들을 위한 걸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기왕 인사를 하는 거면 관객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강호 형(송강호)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다. 다행히도 재밌게 봐주시더라. 국토대장정 무대 인사였는데 나중에는 목이 쉬어서 목소리가 안 나왔다.(웃음) 열심히 만들어도 관객이 봐 줘야 영화가 되는 게 맞다. 일단 배우와 감독, 스태프가 힘을 합쳐 작품을 만들어 놓으면 그 다음에는 소통이다. 관객을 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한국경제TV 박선미 기자
meili@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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