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비리백화점' TV홈쇼핑

임동진 기자

입력 2014-10-14 17:08   수정 2014-10-14 19:15

<앵커>
TV홈쇼핑 업계가 각종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갑을관계를 이용한 납품비리와 횡령, 그리고 `카드깡`까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문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검찰이 업계 선두 GS홈쇼핑의 납품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GS홈쇼핑의 전현직 임원 두명이 대기업 제품 공급에 대한 독점권을 주는 대가로 가전제품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착복했다는 의혹입니다.
검찰은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까지 납품업체로부터 수억원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검찰은 이들이 중소기업과 상생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의 법인자금 40억원도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중입니다.
홈쇼핑 업체들의 비리는 올해 초부터 연일 수사선 상에 올랐습니다.
지난 8월에는 NS홈쇼핑과 CJ오쇼핑이 180억원 규모의 `카드깡`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습니다.
실적을 올리고 뒷돈을 챙기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던 NS홈쇼핑의 전직 직원 두 명은 구속됐습니다.
앞서 롯데홈쇼핑의 대표 역시 공사대금을 부풀리고 뒷돈을 받았다가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내년 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국정감사에서도 비리를 저지른 홈쇼핑에는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비리문제가 일어났을 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홈쇼핑 업체에는 재승인 거부나 영업 정지 등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홈쇼핑 업체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비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 의식한 홈쇼핑 업체들은 윤리헌장 발표 등 자정노력을 하고 있지만, `갑`과 `을`의 위치가 명확히 구분되는 구조적인 문제점 속에서 어떠한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홈쇼핑 업체들의 비리가 연일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한 관행을 뿌리뽑겠다며 6개 홈쇼핑 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연말에 위법성 여부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이문현입니다.

<앵커>
올해 초 롯데홈쇼핑에 이어 CJ, NS홈쇼핑, 업계 1위인 GS홈쇼핑까지.
비리로 얼룩져 있는 홈쇼핑 업계를 진단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산업팀 임동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임 기자. 이처럼 문제가 끊이지 않는 원인이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제품을 판매하려는 기업들은 어떻게 해서든 홈쇼핑에 납품하려고 하고 특히 시청자들이 많이 보는 황금시간대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채널과 시간은 한정적이죠.
결국 수요자보다는 공급자가 우위에서는 시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구조적인 불균형이 일단 있는 셈입니다.
홈쇼핑에서는 보통 상품기획자에게 상품을 선정하는 권한이 있는데 보통 이를 악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많이 생깁니다.
롯데홈쇼핑 사건의 경우에도 상품기획자인 MD와 생활부문장, 영업본부장 등 임직원들이 상품론칭과 황금 시간대 배정 등의 명목으로 수억원의 뒷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었습니다.
MD와 납품업체를 연결해주는 중간 브로커들도 비리의 주범입니다.
납품업체들은 사실상 제품 생산에만 몰두했던 업체들이라 중간 브로커가 없으면 홈쇼핑에 출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황금시간대를 미끼로 돈을 받는 것은 물론 중간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이처럼 뒷돈을 챙기는 것 말고도 불공정행위가 많다고요?
<기자>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TV 홈쇼핑 회사들은 사전에 수량, 방송 일시 등의 계약을 체결 하지 않고 구두로 납품업체에 다량의 상품을 준비하도록 요구하기도 하고 수시로 계약을 변경하기도 합니다.
또 판촉비용을 전가하는 것은 물론 상품대금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문제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문제는 뒷돈이 오가면서 상품 판매 가격이 높아져 피해가 소비자에게도 전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홈쇼핑업체들은 이미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으면서도 뒷돈을 받거나 판촉비용을 전가하고 있다는 얘긴데, 이렇게 되면 특히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남는 게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은 30%가 넘습니다.
이는 20%후반대인 백화점 수수료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은 이명박 정부 때 너무 높다는 논란이 일어 2011년 평균 34.1%에서 2012년 33.9%로 줄어드는 듯했지만, 지난해 다시 34.4%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상품에 대한 판매 수수료가 높다는 것인데요.
중소기업청 자료를 보면 6개 홈쇼핑사들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평균 2.7%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GS홈쇼핑은 38.5%로 중소기업 제품의 수수료가 가장 높았고, 롯데홈쇼핑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수료 격차가 7.4%로 가장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사실 중소기업을 위한 홈앤쇼핑이 있습니다만 그 마저도 제대로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홈앤쇼핑은 대주주가 중소기업중앙회고. 주요주주가 농협중앙회, 중소기업은행, 중소기업유통센터인 공공적 성격의 홈쇼핑사인데요.
홈앤쇼핑 역시 중소기업에 30%가 넘는 수수료를 챙기고 있습니다.

<앵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해결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나요?
<기자>
TV홈쇼핑은 1995년 개국 당시 매출액이 수 십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3조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규모가 급성장해왔습니다.
이렇게 오랜 기간 갑의 지위를 누리면서 높은 수익을 거둬왔지만 그 동안 단 한번도 재승인이 거부된 적이 없습니다.
홈쇼핑은 5년마다 재승인 과정을 밟게 돼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홈쇼핑 사업자 재승인을 위한 접수 절차가 시작되는데 일각에서는 불공정행위를 한 홈쇼핑업체들에게 불이익을 줘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비리에 대해 개인이 아닌 회사 자체에 책임을 묻는 관행이 정착돼야 홈쇼핑 업체들이 경각심을 가질 것이란 얘깁니다.
또 공급 부족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가 큰만큼 홈쇼핑 채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이와 관련 정부는 경영권을 갖고 운영할 제7홈쇼핑 채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래부는 대기업 중심의 현 TV홈쇼핑 생태계로는 중소기업의 성장이 어렵고, 불공정 거래 관행도 근절하기 힘들기 때문에 판매 수수료가 낮은 새로운 홈쇼핑 채널을 만들겠다는 의지입니다.
하지만 외부적 요인을 활용한 대책은 새로운 편법을 만들기 마련입니다.
무턱대고 늘리는 것보다는 홈쇼핑 스스로 자정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앵커>
임동진 기자 수고했습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