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김성균, "'우리는 형제입니다' 내게 와줘서 고마워"

입력 2014-10-31 14:54  

배우 김성균(34)은 잘생겼다. 순박한 시골 청년 삼천포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의 모습까지. 이 남자의 얼굴에는 다양한 모습이 담겨있다. 이보다 더 배우로 잘 생겼을 수 있을까. 그런 그가 이번엔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감독 장진, 제작 필름있수다)를 통해 무속인 하연으로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30년 만에 극적 상봉에 성공한 형제가 잃어버린 엄마(김영애)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된 목사 형 상연(조진웅)과 노안 무속인 동생 하연의 여정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피톤치드 같은 영화예요. 상쾌하고 마시면 건강해지는 영화죠. 가족애를 느낄 수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시기엔 딱 좋은 영화입니다.(웃음)”

◆ 여수에서 광명 찾은 사연은?

봄에 제안을 받았고 봄에 찍었다. 김성균이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선택한 이유는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형제애에 대한 내용도 감동적이었다. 이전엔 악역도 했고 사람을 죽이기도 했다. 풋풋한 대학생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다시 아저씨가 돼서 좋았단다. 장진 감독과의 만남도 김성균을 즐겁게 만들었다. 장진은 김성균이 연극을 할 때 꼭 만나 뵙고 싶은 연출자 중 하나였다. 그에겐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차기작에 대해서 고민이 됐죠. ‘응답하라 1994’에서 스무살 삼천포 이미지를 얻었어요. 하지만 계속 삼천포 역할을 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악역 전문이었어요. 하지만 갑자기 악역으로 ‘탁’ 다시 나타나는 것에 대해 충격을 받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분이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때 적당히 코미디가 버무려진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만났죠. 제게 와줘서 고마운 작품이에요.(웃음)”

첫 주연작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을 터. 하지만 김성균은 오히려 영화를 찍을 때 주연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주인공이라서 무엇을 더 많이 해야 된다거나 잘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집중해서 재밌게 찍으려고 했다. 큰 스트레스 없이 최선을 다해 찍었지만 개봉이 가까워 오면서 주연으로서의 책임감이 크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를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던 건 여러 영화에서 호흡을 맞추며 친분을 쌓아온 배우 조진웅 덕분이었다.

“조진웅 형은 편한 사람이고 잘 알고 지내던 형이었어요. 좋았죠. 저는 너무 친해서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친하면 일상의 모습을 잘 아니까. 서로 연기하는 걸 보면 닭살 돋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잘 이끌어주고 파이팅해주고 그러니까 좋았죠. 진웅이 형이랑 연기 이야기보다는 가족이나 사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웃음) 맛있는 음식 이야기도 했고요. 가고 싶은 휴양지나 연극 하던 시절에 대해서도 말했어요. 형은 부산에서 연기했고 저는 경남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했으니까. 여수에서의 촬영도 좋았어요. 홍합이랑 조개를 넣은 해장국을 주더라고요. 정말 맛있었어요. 술 마시고 광명을 찾았죠.(웃음) 김치도 맛있었어요. 잊을 수가 없어요.”



◆ "사투리 때문에 고민된 적도 있지만.."

‘코미디에 대한 감각이 좋은 것 같다’는 말에 김성균은 오히려 코미디가 어렵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웃기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 그렇기에 웃어주면 감사하다고. 또한 이번 영화에서 무속인 역을 맡은 김성균은 실제 무속인들을 만나 도움을 받았다. 실제 ‘굿판’을 찾아가기도 했다. 땀을 흘리면서 굿하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지만 아쉽게 편집됐다. 그는 실제 무속인이라고 해도 믿을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굿하는 장면은 엄마를 찾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편집됐어요. 저는 이 영화에서 엄마에 대한 행보들이 다 좋았던 것 같아요. 엄마의 여정들이 굉장히 깊게 다가왔어요. 사랑스럽고 예쁘고 측은하기도 했고요. 다양한 감정으로 다가왔어요. 생각과 다르게 나온 장면이요? 제가 못생기게 나온 거요.(웃음) 한복을 입고 나오는데 다들 제 옷을 입고 다니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연기력이 딸리니까 이런 걸 이용하는 것 같아요. 도움을 많이 받았죠. 사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져요. 몸가짐이나 걸음걸이도 달라지거든요.(웃음)”

A형에 낯가림도 있고 소극적이다. 소심한 면도 있다. 하지만 친해지면 재치있고 재밌고 활발한 편이다. 또 김성균은 실제로는 무뚝뚝한 아들이다. 현재 5살, 3살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다. 그는 두 아들에 대해 “귀엽다. 아빠가 배우라는 걸 아는 것 같다. 하지만 보려고 하지 않는다. ‘파워레인저’를 틀어달라고 한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아들 덕(?)에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섭렵 중이라고. 귀여운 사투리에서부터 거친 사투리까지. 김성균에겐 익숙해 보인다. 하지만 사투리 때문에 고민이 찾아오기도 했다.

“사투리는 사실 고민되기도 했죠. 제가 2005년 대학로로 올라왔어요. 출중한 연기력을 가진 분들도 많았고 열등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래도 열심히 했죠. 그런데 제가 사투리를 많이 써요. 지금도 못 고쳤지만...(웃음) 주위에서 ‘사투리를 고치려고 노력해라’고 조언해주더라고요. 그래서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죠. 귀가 얇아서 남의 말을 잘 들어요. 처음엔 ‘서울말 하면 오글거림을 어떻게 감당하실 거냐’고 그랬어요. 참아주겠다고 하길래 고치려고 노력했죠. 그 때는 지방에서 태어난 게 원망스럽더라고요. 연극 한 편 보는 것도 쉽지 않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범죄와의 전쟁’에서 사투리 때문에 배역을 못 따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저는 사투리 덕분에 배역을 딸 수 있었고 사투리를 하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렇게 김성균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이후 범죄자에서 노안 대학생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김성균’이라는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때로는 계속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고. 하지만 그에게 `연기`는 꾸준히 하고 싶은 일이고, 직업이다.

“재밌어요. 어떤 분들은 도전 의식이 있나 봐요. 저를 가져다가 써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시죠. 기존의 이미지를 바꿔 보고 싶으신 것 같아요. 이런 저런 다양한 얼굴로 나오는 게 재밌어요. 올해 목표는 이 영화가 잘 되는 걸로 하고 싶고요.(웃음) 요즘 고민은 내년에도 작품이 들어올까. 그게 가장 커요. 프리랜서들의 고민이죠. 배우로 꾸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아무래도 부양가족이 있어서 안정적인 게 최고죠. 꾸준하게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사진=쇼박스㈜미디어플렉스)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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