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한국, 이란전 패배… 골키퍼 차징 반칙? 규정부터 살펴보자

입력 2014-11-19 16:44   수정 2014-11-19 19:44

▲ 한국 국가대표팀이 18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이란전 패배 후 심판진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이란 대표선수들이 합세해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사진 = 대한축구협회)


핑계 없는 무덤 없다. 한국 이란전에서 아쉽게 1골만 내주고 패했으니 이런 저런 핑계들이 터져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이 1골도 못 넣은 것부터 한국 이란전 패배의 원인을 따져야 하고 이번 기회에라도 이른바 `차징 반칙`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넘어가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18일 밤 10시 이란 테헤란에 있는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하며 2015년 1월 9일에 호주에서 개막하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전망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골을 넣지 못한 것 빼고는 그렇게 심각한 정도의 경기력은 아니었다. 이근호를 맨 앞에 세우고 `이청용-구자철-손흥민`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그 뒤에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검증된 멀티 플레이어 박주호와 주장 기성용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한국 이란 전반전에 구찬네자드에게 발리슛(골키퍼 김진현 슈퍼세이브)을 허용한 것, 그리고 82분에 네쿠남의 직접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교체선수 아즈문에게 내준 헤더 결승골 장면을 제외하고는 우리 선수들이 위력적인 공격 장면을 더 많이 만들어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평가할 만하다.

역시 손흥민의 공격적 능력이 돋보였다. 한국 이란 전반전에 이청용이 만들어준 결정적 기회에서 헤더가 이란 수비수에게 막힌 것, 골문 근접 지역에서 오른발 돌려차기로 골을 노린 것이 이란 골키퍼 아지지에게 막힌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적잖은 축구팬들은 한국 이란전의 결승골 장면을 놓고 발렌틴 코발렌코(우즈베키스탄) 주심이 `골키퍼 차징` 반칙을 선언했어야 옳다는 말을 한다. 직접 프리킥을 진행시키느라 주심이 그 순간을 놓쳤다면 그 위치에서 가까운 곳에 서있던 제2부심이라도 깃발로 반칙 선언을 했어야 옳다는 주장이다.

충분히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고 그대로 득점이 인정됐다. 골키퍼 김진현이나 슈틸리케 감독, 우리 선수들과 팬들은 억울할 수 있는 장면이다.

여기서 우리는 좀 냉정하게 이 골 판정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옛날 `동네축구`에서 쓰던 말로는 골 에어리어가 `골키퍼 절대 보호구역`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규정은 축구 규정집에 없다. 그저 골키퍼는 페널티지역(반원 빼고) 안에서 필드 플레이어와 달리 손과 팔을 써서 공을 다룰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것 뿐이다.

특히, 김진현이 양쪽 기둥에 맞고 튄 공을 잡으려하는 순간 아즈문과의 충돌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공이 김진현의 양 손에 이미 잡힌 것이 아니기에 아즈문의 파워 헤더를 반칙으로 선언하지 않았던 것이다.

공을 잡으려는 김진현의 오른손을 향해 아즈문의 머리가 강하게 충격을 가했기 때문에 차징 반칙을 선언해야 한다는 것도 일리가 있는 관점이지만 그것은 주심의 주관적인 해석(판단)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코발렌코 주심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축구 규정을 세밀하게 읽어볼 필요가 있다.

축구 규정 12항은 `반칙과 불법 행위`에 관한 내용인데 여기서 과도한 힘을 사용하여 차징하는 행동은 위반이라고 적혀있다. 과도한 힘을 사용하는 것은 선수가 필요한 힘을 훨씬 초과하여 사용하고 상대 선수에게 부상을 입힐 위험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리고 퇴장을 선언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 판단은 주심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축구팬의 눈으로는 김진현이 위험해보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즈문이 손이나 팔꿈치를 이용해 노골적으로 밀어버린 것이 아니었기에 한국 이란전 주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할 수는 없는 셈이다.

골키퍼가 상대 선수에 의해 도전받지 않는(차징 반칙으로 선언되는) 경우는 양손으로 공의 소유를 분명하게 획득했을 때만 인정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김진현도 공을 잡으려했고 아즈문도 힘있는 헤더를 시도한 것이다.

한국 이란전 패배의 골 장면 덕분에 축구 규정 하나 제대로 공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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