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삼성, 미래먹거리 마련 불붙인다

임원식 기자

입력 2014-11-20 16:51  

# 신선미 기자 리포트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5930 target=_blank>삼성전자, SW `강화` HW `진화`>

<앵커>
어제(19일)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타계한 지 27주년이 되는 날였는데요.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데다 승승장구하던 휴대폰 사업이 급격한 부진을 겪으면서 삼성이 구상하고 있는 다음 먹거리는 무엇일까에 대한 관심들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행보 역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는데요. 자세한 소식,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먼저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스마트폰 사업부터 얘기해 보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출시 모델을 지금보다 줄일 계획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마트폰 모델 수를 기존보다 줄이고 대신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주된 요지인데요.

얼마전 국내외 기관 투자가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미국 뉴욕에서 투자설명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모델 수를 4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모델을 얼마나 줄일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지만요.

중국 저가 제품들을 겨냥해 일단 가격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추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럼에도 삼성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돌풍을 일으킨 데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샤오미가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미스터리하다"며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지금과 같은 전략이 통할지 의문이다"라는 입장입니다.

<앵커>
스마트폰 사업 부진 개선책 외에 다른 성장전략들도 제시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반도체 미세 공정이죠. 14나노미터(㎚, 10억분의 1m) `핀펫` 공정 기술을 앞세워 파운드리 즉 위탁생산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하나 꼽은 게 플렉시블 OLED 패널, 휘어지는 화면을 활용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인데요.

올해 `갤럭시노트 엣지`를 통해 삼성이 휘어진 화면의 스마트폰을 처음 선보였잖습니까?

아마도 내년 초 공개될 스마트폰 `갤럭시S6`에 이 휘어지는 화면이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삼성은 벤처 M&A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요.

지난해 미국에서 문을 연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을 통해 벤처들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동시에 이들 벤처들의 M&A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삼성의 벤처 육성은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지난 9월 삼성은 청년 창업과 벤처붐 조성을 위해 대구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웠습니다.

여기에 창업 성공사례나 기술 소개, 공모전 등 세부적인 지원방법들도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기존처럼 벤처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마케팅부터 재무, 기술과 판로 지원에 이르기까지 벤처가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영 전반에서 후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18일 대구에서 벤처창업 성공사례 특강과 함께 연구개발 인력들이 직접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는데요.

이날 행사엔 사물인터넷과 소프트웨어, 3차원 프린팅 등 7개 분야에서의 아이디어 공모전 소개도 이어졌습니다.

공모전을 통해 삼성은 대구 혁신센터에 입주할 벤처들을 선별하고 우수 팀에는 최대 5억 원까지 사업 자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공모전을 주최한 김선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김선일 /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장
"실질적이고 보다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제공해 드리려고 합니다. 기존에는 인큐베이팅 장소와 기본적인 지원금 정도가 다였다면 저희는 그것 외에도 전문적인 회계나 마케팅, 기술지원 이런 것들을 삼성의 전문 멘토들과 저희가 갖고 있는 기본 멘토링 풀 등을 통해서 보다 전문화된 지원을 집중적으로 해나갈 예정입니다. "

이와 함께 삼성은 내일(21일) 지역 중소기업과 벤처들을 지원하기 위한 선별작업에 나서는데요.

우수 벤처와 중소기업들을 선발해 5년 간 1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앵커>
그런가하면 먹거리 마련을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걸음 역시 빨라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에서 제프리 이멜트 GE회장과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와 만나 사업 협력방안을 찾는가 하면 중국시장 개척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기도 했는데요.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스위스 제약기업인 `로슈`의 세베린 슈봔 CEO와 만났습니다.

`로슈`는 바이오 의약품 세계 1위 기업이자 지난해 매출만 53조 원에 이릅니다.

이번 방문이 특히 주목받은 건 삼성이 지난 2010년 신수종 사업으로 제시한 것 가운데 하나가 이 바이오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바이오·제약 분야에 2조 천억 원을 투자해 오는 2020년까지 연매출 1조8천억 원을 올리겠다며 삼성 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잇따라 세웠는데요.

함께 미래 먹거리로 거론됐던 태양전지나 LED에서 삼성이 사실상 철수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이 의료와 바이오를 앞으로 삼성의 중점 사업으로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지난 2010년 150조 원 정도였던 세계 바이오 시장은 오는 2020년 280조 원 규모로 두 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과 벤처 육성, 바이오 사업 확대까지 삼성의 미래 전략,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기자>
삼성이 구상하고 있는 미래 전략이 딱 떨어지게 이거다 혹은 저거다 선을 그어서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그간의 성과와 현재 보여지는 행보 만을 종합해 보면 `생태계 구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시스템을 만들자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슨 얘기냐면요. 플렉시블 OLED 패널이나 핀펫 시스템 반도체나 앞으로 키울 거라는 이 산업들이 결국은 `사물인터넷 시대`를 열어줄 하나하나의 하드웨어적 구성요소들이라는 겁니다.

헬스케어나 원격 검침, 스마트홈과 스마트카까지 미래 성장산업으로 손꼽히는 이 분야들의 공통점이 다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시기를 앞당기자 그러기 위해선 사물인터넷 시대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그에 따른 생태계를 주도해 만들어 가겠다는 게 삼성이 그리고 있는 미래가 아닐까 합니다.

이 부분은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렸던 세계가전전시회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한 말과도 상통합니다.

"인간을 배려하는 더 좋은 생태계 구축이 스마트홈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기술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렇게 말했거든요.

`벤처 생태계 구축` 역시 마찬가진데요.

프로야구에 비유하자면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 또 우승을 했잖습니까?

우승의 원동력으로 많은 이들이 어릴 때부터 유망 선수들을 발굴해 키워내는 삼성의 이른바 `팜 시스템`을 꼽습니다.

즉 벤처 육성이 단순히 대기업으로서 작은 기업을 돕는 게 아니라 작은 기업을 길러내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삼성의 생존은 물론 지속가능한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네, 오늘은 삼성의 미래 먹거리 전략에 관해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얘기 나눠 봤습니다.

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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