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하나·외환 통합 촉각...2월 통합계획 '분수령'

김정필 부장

입력 2014-12-26 18:10  


-내년 2월 조기통합 마무리 분수령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통합 대박’으로 표현하며 불씨를 당긴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이 2014년을 4거래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연내 성과 도출, 계획대로 2월 통합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지 분수령이 되고 있습니다.
-하나·외환 조기통합 논의 답보상태
최근 KB금융이 당국이 제시한 전제 조건들을 하나 둘씩 채워가며 손보사 인수 최종 승인이라는 최대 현안 중 하나를 넘어서며 향후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반면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26일 하나·외환 협상단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재 같은 테이블에 앉아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한 쪽은 노사 협의가 진일보 되고 있다는 입장을, 또 다른 한 쪽은 사실상 답보상태라고 선을 긋고 있는 등 ‘아전인수‘ 격 견해차만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 "협상단 대화 진일보"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까지도 양측 노사 협상단이 매일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있고 이전에는 대화 자체가 없었는 데 협의가 진행중인 것 만 해도 우리 쪽에서는 진일보 한 것이고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냐”고 답했습니다.
협상이 더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본격적인 협의가 진행된 것을 10월말로 보면 이제 한 달 여 정도 지났는 데 대화 몇 번 나눴다고 곧바로 진전될 사항은 아니지 않느냐”며 “아직까지 2월1일 통합을 목표로 그때까지 당국의 승인을 받겠다는 스탠스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노조 "경영진 자가당착(自家撞着)”
반면 외환은행 노조 측은“ ”협상단 간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이야기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논의를 하기 위한 의제나 절차 등 시작단계인 데 실제로 아직까지도 그러한 것들이 정리가 안 된 상태”라며 진전이 없는 상황임을 전했습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화 국면을 처음 시작할 때 지주 회장이 합의 당사자로써 협상에 나와야 된다고 요구했지만 지주사에서 외환은행 노사간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고 몇 단계를 거치면서 결국 협상단끼리 대화가 진행중인데 그마저도 전권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현재 김한조 행장이 위임을 받아 대화단에 참여하고 있지만 실제로 논의를 하다보면 김 행장에게 전권이 없는 것 같다”며 사실상 대화단에 위임이 안 돼 있는 듯 한 것이 문제“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다수의 사안을 논의하면서도 사측 대화단이 “이런 문제, 이러한 사안은 이 자리에서 논의할 것이 아니다”라는 반응이 상당수라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통합 여부도 그렇고 은행명, 외환은행 직원들 처우 등 세부 의제 등이 명확해 지고 나서야 서로가 원하는 사항을 집중 논의할 수 있는 데 전권을 위임받은 사람들이 ‘이 자리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매번 발을 빼고 있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양측 대표단간 대화에 진전이 없는 이유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쟁점에 대해서는 하나금융 측과 사측 대표단 관계자는 “협상 사안이라 이야기 할 수 없다”라는 기존의 입장만을 반복했습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고용 관련 문제나 2·17 합의서의 발전적 계승 등 절차상 프로세스가 있는 데 이 부분이 쉽지 않다”며 “1대1의 대등한 합병을 하려는 부분에 대해 2주전까지만 해도 동의했다가 다시 못하겠다고 입장을 바꾸는 듯 사측의 진정성 없는 행태로 인해 대화의 원칙, 세부 의제 논의도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일종의 경영진의 모순아니겠냐”며 “연내에 하려고 하다 보니 무리수를 두게 되고 대화가 꼬여버린 셈”이라고 성토했습니다.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과 관련해 연내에 합의를 이끌어내고 2월1일 통합을 마무리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도 견해는 엇갈렸습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양사가 합쳤을 때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수익을 추가로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데 우리가 조기에 통합해야 주주, 임직원, 사회 모두 그 시너지를 같이 누릴 수 있는 데 지연이 될수록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이나 수익 창출 등의 기회가 없어지는 것 아니겠냐”며 기존에 밝혔던 조기 통합 시너지 효과를 언급했습니다.
반면 외환은행 노조 측은 "외환은행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직원들을 끌어 안고 가기 위한 합의가 필요한데 중간에 합병 절차를 강행하고 있어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만이라도 합병절차 추진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무리한 강행은 여러 사례에서도 나타나지만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밝힌 “하나금융 측에서 노사 합의 없이 승인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는 언급을 들며 "조기통합을 너무 쉽게 판단한 비근한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당국 "노사합의 전제 기존입장 견지"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나·외환은행 통합과 관련해서는 신제윤 위원장께서 언급한 노사간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에 금융위의 입장 변화는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신 위원장은 금융위 기자단과의 연말 송년세미나에서 “조기 통합에 금융당국이 개입하기 보다는 시간을 조금 더 두고 노사간 합의가 도출되는 것이 좋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외환은행 노조 측은 하나금융이 당국에 노조와의 합의 없이 승인을 요청하고 대화가 진행 중임에도 합병절차 중단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결국 김정태 회장의 연임이 결정되는 3월 일정에 모든 것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2·17 합의까지 깨면서 ‘통합 대박’ 천문학적인 시너지, 수익 창출을 언급하며 통합을 추진하는 것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결국 연임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지다 보니 목을 메는 것이고 각종 잡음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시 각종 비용절감은 물론 양측의 강점을 살려 추가적인 수익 창출 등 연간 3천억원대의 각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3년 먼저 조기통합을 일궈낼 경우 약 1조원에 육박하는 유무형의 효과가 있는 셈이라며 의미를 부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 측은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2·17 노사정 합의까지 위반하면서까지 조기통합을 해야 하는 구실로는 석연치 않는 부분이 많다"며 "지주 회장의 연임 시기와 맞물리는 데다 노사정 합의 위반으로 인한 직원들에 대한 일련의 치유과정을 거쳐야 하는 데 그러한 것 보다는 연임 일정에 맞춰서 무리하게 강행하는 측면에 대한 거부감이 그룹 내부에 있다"며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이 전초전 성격이라 할 수 있는 하나·외환카드 통합과 해외법인 합병작업, IT인력 통합 작업 등 작업은 순항하는 듯 하지만 이면에 잡음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여전히 명칭 사용 문제나, 고용, 등 주요 현안에 시각차가 지속되고 대화가 진행중 인 상황에서 IT인력 통합, 인력 이동 등을 강행하면서 논란을 빚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나금융 측은 “IT부서 이동 등은 사전준비 작업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외환은행 노조 측은 “당국의 승인과 여론 몰이를 위해 보여주기 위한 절차만을 진행하는 등 진정성 부분이 항상 걸린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해 대화중 합병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올해 4거래일 정도 남은 상황에서 상황의 진전 여부, 2월 내 통합 마무리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하나금융과 노조측은 “대화라는 게 갑자기 잘 돼 속도를 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일단 여지는 남겨두는 모습입니다.
다만 외환은행 노조 측은 “현재 진행중인 대화가 잘 결론이 나면 향후 임금이나 고용보전 등 근로조건, 출신간 불이익 등 현안 과제에 대한 본협상 등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며 “합의를 위한 대화는 해 나가겠지만 그것이 곧 노조가 통합을 인정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지주의 경우 노조가 대화 원칙을 논의하기 위해 협상에 임하는 것을 통합을 인정하는 동일선상으로 정의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며 “그러한 인식 차로 자꾸 진정성 문제, 의혹 등이 생기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현재 하나금융 측은 협상단의 대화 결과가 좋으면 곧바로 통합 협상을 갈무리하고 당국에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인 가운데 당국이 신청서를 접수받아 승인 심사를 하는 데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올해 남은 기간동안 협상과 내년초 노조와의 본협상 등이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대화가 잘 전개돼 세부 본협상까지 마무리 되면 하나·외환 통합은 3월 정기주총 즈음에 이사회 구성, 통합 행장 인선, 조직 통합 관련 후속 인사 등의 수순을 밟게 되지만 하나금융 측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과 노조 측의 완강함이 맞물리며 한 걸음 더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금융권 "先통합 선언, 後논의 아쉬움"
한 금융지주의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명분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연결짓고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환경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조치라는 견해가 분분하지만 결국 접근 방식에서 첫 단추를 잘못 꽨 것 아닌가 싶다”라는 견해를 내비쳤습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저성장·저금리, 고령화 사회 등을 맞아 금융지주·은행이 체질 개선을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하나금융 경영진이 조기 통합 문제를 너무 쉽게 판단한 부분이 있고 선(先) 통합 선언, 후(後) 통합 논의의 순서를 바꿔서 했다면 모를 까, 모양새나 절차상 문제가 지금보다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같은 업권내에서 바라볼 때 안타까운 대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금융산업에 녹록치 않은 환경으로 대내외 여건이 조성되는 요즘, 신한금융(은행)의 독주체제에, 다시 리딩금융 탈환을 개시한 KB금융(은행), 여기에 다크호스로 치고 올라오는 NH농협금융(은행) 등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돌파구가 될 수도 있는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놓고 각종 논란만 양산 중인 가운데 과연 어떤 해법을 통해 조기통합 논란을 둘러싼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 지 금융권의 시선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기호지세(騎虎之勢) 즉 범을 타고 달리는 형세라는 뜻으로 이미 시작한 것을 중도에 그만 둘 수 없음을 일컫습니다.
최고 수장이 만천하에 조기 통합을 선포했고 전권을 가졌던 그렇지 못하던 협상단이 노측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가운데 2·17합의를 어기면서까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이 연임과 맞물리며 과연 주총 이전인 2월에 출범할 수 있을 지, 새해를 며칠 남짓 앞두고 어떻게 귀결될 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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