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밀리고 직구에 치이고' 백화점 매출 10년만에 감소

입력 2015-02-08 10:45  




지난해 백화점 매출이 10년 만에 뒷걸음질했다.

백화점의 역성장은 한국 경제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나타났다. 작년처럼 위기로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홈쇼핑과 대형마트 같은 다른 유통채널도 부진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오프라인 채널 중에서는 편의점이 괜찮은 편이었다.

온라인 유통채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내수 침체가 길어지고 소비성향과 패턴까지 바뀌면서 나온 결과로 전문가들은 본다.

언제 어디서나 PC나 스마트폰으로 몇 번 클릭하면 먹거리부터 명품까지 원하는 물건을 모두 살 수 있는 세상이다.


◇ 백화점 카드사태 이후 최악 침체…홈쇼핑도 매출 부진

8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의 판매(매출)액은 29조2천억원으로 2013년(29조8천억원)보다 1.9%(6천억원) 감소했다.

30조원 문턱을 넘지 못한 채 2012년(29조1천억원) 이후 3년째 29조원대에 머물렀다. 2010년 24조8천억원, 2011년 27조6천억원으로 성장하던 흐름은 찾아볼 수 없다.

통계청이 1995년부터 집계한 백화점 경상 성장률이 감소한 해는 이전까지 딱 3차례였다. 외환위기의 한파가 몰아친 1998년(-9.0%), 카드사태로 내수가 얼어붙은 2003년(-3.0%)과 2004년(-4.4%) 뿐이었다.

그간 잘 나가던 TV홈쇼핑도 주저앉았다.

지난해 홈쇼핑 판매액 경상지수는 0.8% 증가에 그쳤다. 2011년 22.3% 늘었던 것이 2012~2013년 9.1%, 5.9%에 이어 더 쪼그라들었다.

대형마트의 판매액 경상지수는 3.3% 늘었으나 여전히 부진했다.

편의점은 7.4% 늘며 전년(7.7%) 수준의 증가율을 유지해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2013년(18.3%)과 견줘보면 절반에도 못미쳤다.

길어지는 내수 침체 속에 세월호 참사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주목할 점은 전통적인 유통채널의 지속적인 침체다.

그 대표격인 백화점은 경상(실질) 판매액 증가율은 2010년 11.6%(8.8%), 2011년 11.4%(7.7%), 2012년 5.4%(1.6%), 2013년 2.6%(0.0%)로 둔화한데 이어 지난해 -1.9%(-4.8%)로 내려앉았다.

실질 판매액 증가율은 경상지수에서 가격변동분을 제거한 불변지수 기준으로 낸 수치다.

특히 백화점 판매액의 실질 증가율은 2012년부터 우리나라 민간소비의 증가율을 밑돌았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2010~2014년 4.4%, 2.9%, 1.9%, 2.0%, 1.7%였다. 민간소비 침체보다 백화점 매출 부진이 더 심한 셈이다.


◇ 모바일쇼핑에 밀리고 해외직구에 치이고

이 때문에 백화점의 역성장은 내수 침체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내수 부진 장기화로 전체 소매시장의 성장이 더딘 가운데 합리적인 소비행태가 강해지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유통매체로의 이동이 나타났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매건수를 보면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줄고 구매단가도 늘지 않는 상황"이라며 "백화점의 상위층 고객은 별 변화가 없지만 중간층 이하 고객을 중심으로 다른 유통채널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비 채널의 변화와 성향의 합리화가 맞물린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인터넷+모바일)쇼핑 거래액은 45조2천억원으로 전년(38조5천억원)보다 17.5%(6조7천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는 폭발적인 증가세다. 2013년 6조6천억원에서 지난해 14조8천억원으로 126%(8조2천억원) 늘어난 것이다.

온라인쇼핑 상품군별로 보면 화장품이 지난해 2조7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6.8%, 의류패션 및 관련상품이 7조3천억원으로 16.7%, 음식료품이 3조7천억원이 12.1% 각각 늘었다. 이들 상품군은 백화점의 주력 상품군이다. 특히 의류패션 및 관련

상품 온라인쇼핑에선 전체의 40%인 2조9천억원 어치가 모바일로 거래되며 모바일 쇼핑 1위 상품에 올랐다.

의류의 경우 백화점보다도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합리적인 가격 때문이다.

해외 직구도 전통적인 유통채널에는 부정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를 통한 수입 건수와 금액은 1천553만건, 15억4천만달러로 각각 39%, 49% 늘었다.

의류가 전체 직구의 19%를 차지했고 신발(13%), 화장품(11%), 핸드백·가방(8%) 등도 많이 구입했다.

30대 직장인 김모(여)씨는 "백화점에서 옷을 산 지 꽤 오래됐다. 최근 큰 맘 먹고 구매한 해외 브랜드 제품도 해외 직구를 이용했다"며 "백화점 매장은 직구 전에 실물과 사이즈를 확인하고자 이용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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