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LIFE] ⑫ '강의 늑대' 수달, 외유내강의 반전 매력

입력 2015-02-27 11:14  



`달제`, 혹은 `달제어`라는 말이 있다. 시 한 구절을 짓기 위해 많은 책을 이리저리 펼쳐 어질러 놓는 모습을 일컫는 말인데, 한자어 그대로 풀이하면 `수달이 제사를 지낸다`는 뜻이다. 실제 수달은 사냥한 먹이를 물가에 늘어놓는 버릇이 있다. 심지어 그 앞에서 발을 모으고 머리를 숙이는 행동까지 하는데, 이 모습이 흡사 제사 혹은 묵념을 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귀여운 외모에 먹이를 향한 측은지심까지. 사람들은 수달을 온순하고 마냥 착한 동물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수달이 먹이를 잡아두고 머리를 숙이는 행동은 먹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늘어놓는 행동 또한 그저 본인의 재미와 만족에 불과하다.

귀여운 외모와 애교섞인 행동 탓에 사람들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사랑받는 수달은 전형적인 `외유내강` 스타일의 동물이다. 본래 족제비과에 속하는 수달은 습지생태계에서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포식자다. 이들은 작은 물고기는 물론이고 물새를 사냥하기도 하며, 재규어와 악어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사냥꾼 기질을 가지고 있다. 실제 남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 자이언트 수달은 아나콘다와도 대등한 싸움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지에서는 이들을 `강의 늑대`라고 부른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서선경 아쿠아리스트는 "평소 온순한 성격을 가진 수달은 겉보기와 달리 위협을 느끼거나 사냥을 할 때 숨겨진 본능이 깨어나면서 다혈질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주몽 신화에서도 수달의 사냥꾼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유화와 해모수가 정분이 났다는 소문에 화가 난 화백이 해모수와 변신 대결을 펼치는데, 하백이 잉어로 변했더니 해모수가 수달로 변한 것이다. 물고기 사냥에 천부적인 수달(해모수)에게 쫓기던 잉어(하백)은 하는 수 없이 유화와 해모수의 결혼을 승낙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수달은 습지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특별한 천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늘 날 인류의 환경오염과 서식지의 파괴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2년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되었다가 급기야 2012년 멸종위기 1급 동물로 지정됐다.

서선경 아쿠아리스트는 "단순히 사랑스러운 동물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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