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몽골 의료봉사를 가다 (2) -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찾다

입력 2015-06-12 13:32  



몽골 소방관이었던 블로스키 씨는 화재를 진압하다 화상을 입었다. 그와 함께 화재 진압에 나갔던 동료 5명 중 유일한 생존자였지만 화재 진압 과정에서 얼굴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큰 대형 사고였다. 그의 화상 정도는 생명이 위독할 정도여서 몽골 국립중증외상센터는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블로스키 씨를 곧바로 한국으로 이송했다. 블로스키 씨는 EBS `명의`에서 화상치료 전문의인 장영철 병원장한테서 1차 수술 및 화상치료를 받았다.

생명에는 이상이 없을 정도의 치료를 받은 후 몽골로 돌아간 그는 한강수병원이 작년 8월 몽골에서 의료봉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장영철 병원장을 다시 찾아왔다. 그의 화상흉터를 확인한 장영철 병원장은 몽골에서 윗입술과 눈꺼풀 재건을 위한 2차 수술을 바로 시행했다. 더불어 지난해 12월에는 한강수병원에 3주간 입원하여 고개를 들지 못하던 목 부위의 기능 회복과 얼굴 형태를 잡아주는 눈썹 이식 수술 등 3차 수술을 받고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해졌다.



블로스키는 울란바토르에서 300㎞ 떨어진 곳에 살고 있지만 올해 한강수병원이 또 다시 몽골에 의료봉사를 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달려와 장영철 병원장과 고장휴 부원장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예전보다 훨씬 표정이 풍부해진 블로스키 씨를 보며 한강수병원 의료진은 힘든 의료봉사도 잠시 잊고 이야기를 꽃을 피웠다.

아역배우 같은 외모의 떨겅은 작년 의료봉사 때 인연을 맺은 남자아이다. 당시 떨겅을 데리고 치료를 받으러 왔던 떨겅의 아버지는 한국에서의 치료를 적극적으로 원했고 그 해 한강수병원을 찾아와 화상치료를 받았다. 가슴 부위에 화상을 입었던 떨겅은 한강수병원에서 화상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은 덕분에 자연스럽게 완치될 수 있었다. 떨겅의 아버지는 올해 또 다시 몽골에 찾아온 한강수병원의 의료진에 만족감을 표했으며 감사의 표시로 아이스커피를 대접하기도 했다.

여자아이 같은 외모의 투맹은 개구쟁이 사내아이로 작년 의료봉사 때 결연 아동으로 지정되어 한강수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엉덩이와 발 부위에 심한 화상을 입었으며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제는 수술 후 점차 호전되어 현재는 정상적으로 걷게 됐고 엉덩이 부위의 화상도 많이 개선된 상태다. 투맹은 얼마나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지 화상부위를 보지 않으면 아픈 아이였는지 모를 정도로 구김살 없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몇 개월 전만 해도 투맹의 어머니는 아이가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 걱정하며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이제는 한강수병원에서 수술 받은 후 건강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그 나이 때에 맞는 웃음을 찾을 수 있었다. 이에 올해 몽골의료봉사 때 한강수병원 의료진을 다시 찾은 투맹의 어머니는 감사의 뜻을 연거푸 표했다.

깔끔한 정장을 입고 외래 진료를 온 바뜨나삼은 작년 몽골 의료봉사 때 어머니와 함께 화상치료를 받으러 왔었다. 당시 통역사의 실수(?)로 한강수병원에 가면 무조건 수술해준다는 말만 믿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가 화상치료는커녕 몽골로 돌아가기도 빠듯한 처지에 놓이게 됐던 아이이다.

무엇보다 바뜨나삼의 어머니는 아들이 평생 굳어진 손으로 살아가게 될까봐 심히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강수병원 장영철 병원장이 직접 나서 손가락 수술을 진행했으며 지금은 연필을 쥐고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정상적인 기능을 되찾았다. 아들에 대한 바뜨나삼 어머니의 굳은 의지가 장애를 가질 뻔한 아들의 손을 낫게 한 것이다.

또 다시 한강수병원이 몽골에 의료봉사를 왔다는 소식을 접한 바뜨나삼 어머니는 장영철 병원장을 찾아와 아들이 글씨를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밖에도 몽골 배우인 스와루바뜨 씨는 한강수병원에서 수술 받고 이전과 다름없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전기 화상을 입은 에르탱다라 씨는 전형적인 몽골 사나이로 화상으로 입은 귀를 집중치료하여 정상적인 귀 모양을 되찾고 몽골로 돌아갔다.

화상특화병원인 한강수병원은 지난 5월 27일부터 5월 31일까지 5일간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국립중증외상센터를 찾아 무료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작년 8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국립중증외상센터에서 무료 의료봉사를 실시한 데 이어 또 다시 몽골을 찾은 것이다.

작년 의료봉사 때 외래진료실에서 만난 몽골 환자들이 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아 치료를 받고 간 사례는 총 6건에 이른다. 올해 의료봉사에서는 이들 환자의 치료 경과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빠르게 호전되고 있는 화상 환자들을 보며 의료진 모두 뿌듯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한강수병원 장영철 병원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의료봉사를 하면서 몽골 어린이들이 아직도 많이 화상에 노출되어 있어 안타까웠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의료봉사 때 인연으로 한국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올해 다시 몽골에서 그들을 만나게 되니 더없이 기쁜 마음과 동시에 의료봉사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몽골 의료봉사에는 150여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하는 바쁜 와중에서도 6명의 화상 어린이들에게 무료 수술을 진행했다. 특히 장영철 병원장은 의료봉사 기간 중에 몽골화상학회 세미나에서 새로운 화상 치료에 대한 최신 기법을 발표해 몽골 의료계 및 언론계의 집중적인 포커스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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