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휘아트주얼리' 정재인 디자이너, 독특한 디자인으로 대한민국 드라마를 수놓다

입력 2015-06-12 18:47   수정 2015-06-12 19:07



드라마의 흐름을 뚝뚝 끊어놓고 몰입을 방해하는 어색한 PPL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는 드라마들이 많다. 하지만 민휘아트주얼리에서 디자인한 작품들은 여느 PPL만큼이나 화면에 자주, 또 타이트하게 잡히지만 전혀 어색함이 없다. 오히려 그 극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의 소품들로 드라마의 퀄리티를 드높인다. 극의 상황과 캐릭터에 충실한 디자인의 소품들은 극의 방점을 찍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화제가 되는 명장면으로 남는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 조선시대 패션 디자이너로 분한 김태희의 화려한 전통 장신구들과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과 전지현을 400년간 이어준 수정죽절비녀, 그리고 ‘내 생애 봄날’ 감우성과 최수영의 애틋한 사랑을 상징한 하트 팔찌와 ‘착하지 않은 여자들’ 김혜자와 장미희의 반전 에피소드를 담은 다이아몬드 반지 등 민휘아트주얼리에서 브라운관에 수놓은 주얼리들은 그 종류도 무척이나 다양하다.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가면’의 수애 목걸이 역시 민휘아트주얼리의 작품이다. 민휘아트주얼리의 정재인 디자이너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의 장신구들을 디자인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디자인을 꼽자면?

- 커플링과 프러포즈 반지는 항상 애착이 간다. 최근에 디자인한 것 중에서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반지들이 기억난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프러포즈 반지는 대본에 반지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한 번 더 나오면서 반지를 두 번 디자인하게 됐다. 처음에는 반지가 과거의 상징적인 일을 담은 매개체로 등장했다.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한 디자인에 중점을 두어 달라고 의뢰받아서 가락지 느낌의 둥그런 우대에 엔틱 문양을 조각했다. 감독님께서도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하셨고, 타이트샷도 다 촬영했는데 다음 대본에 다이아몬드의 가격과 감정 에피소드가 나와서 제작한 반지가 적합하지 않게 됐다.

촬영이 이틀 뒤여서 원래 반지에 알만 크게 바꿔 달라고 요청이 왔는데 그렇게 하면 장난감 반지 같을까봐 하루 만에 새로 만들었다. 메인 다이아몬드를 부각시키기 위해 우대는 심플하게 디자인했지만 컬러감과 우대의 넓이, 그리고 측면 디자인에도 신경 써서 별다른 문양 없이도 엔틱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새로 제작했다. 반지 디자인이 바뀌면서 이전 촬영분들을 재촬영하게 됐는데 내 잘못은 아니었다.(웃음)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커플링 디자인도 한 차례 바뀌었다. 원래 정해진 반지가 있었지만 감독님께서 숍에서 직접 반지들을 보시고는 예쁜 디자인들이 많다며 현장에서 바꾸셨다. 감독님과 카메라 감독님께서 미는 디자인들을 다 꺼내 놓으라면서 착용하는 반지가 아닌 주얼리들도 다 따로 잡아주셨다. 그 모습을 보고는 섭외 분께서 “티파니 반지를 협찬 받아와도 저렇게 안 잡아주는데 어떻게 저렇게까지 타이트샷을 잡아주는지 신기하다”고 하셨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팀은 매우 착한 사람들이 모인 느낌이었다. 여러 가지로 감사했지만 민휘아트주얼리의 자막을 제작지원만하게 써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그 자막을 ‘가면’ 촬영장에서 ‘가면’ 제작사분들하고 봐서 더 기뻤던 기억이 있다.(웃음)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최무각(박유천 분)이 오초림(신세경 분)에게 선물한 프러포즈 반지도 기억에 남는다. 하나의 프러포즈 반지에 그렇게 많은 에피소드가 담기기는 앞으로도 힘들지 않을까 싶다. 감독님, 신세경씨, 박유천씨께서 반지 디자인을 다 따로 봤는데 모두 똑같은 반지를 선택해서 매우 신기했다. 이런 것을 보면 확실히 그 극에 어울리는 디자인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든다.

JYJ 스타일리스트 분께서 우리 숍에서 항상 볼드한 주얼리들을 픽업하셔서 박유천씨께서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원래는 심플한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말씀하셔서 놀랐다. 박유천씨께서 반지 타이트샷도 많이 신경써줬고 원래 대본에는 반지 살 때, “반지 예쁘다”는 대사가 없었는데 현장에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나중에 박유천씨께서 신세경씨께 반지를 끼워줄 때 반지를 쳐다보면서 한 번 더 “예쁘다”는 대사를 했는데, 그 대사도 원래 대본에는 없었던 것이다. 방송 보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정말 감사하다.

Q. 실생활에서 디자인할 때 가장 애착이 가는 주얼리 아이템은 무엇인가?

- 실생활에서도 커플링과 결혼반지를 디자인할 때 가장 기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주얼리고 평생 착용할 주얼리니까 더 특별한 마음이 든다. 보통 같이 일하는 분들께서 디자인을 많이 맡기시는데 생각해보면 나와 같이 일한 분들의 커플링이나 결혼반지는 거의 다 내가 디자인한 것 같다. 요즘도 작품에 대해 의논하다가 내가 디자인한 반지가 끼워진 손을 가끔씩 쳐다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웃음)

얼마 전에 ‘감격시대’와 ‘조선총잡이’를 같이 한 의상 팀장님께서 결혼반지를 맡기셨다. ‘감격시대’ 때부터 연애사를 쭉 들어오다가 직접 신부도 만나게 되고, 결혼반지까지 해주게 되니까 마치 내가 장가보내는 느낌이 들었다.(웃음) 팀장님께서 십년 넘게 여러 업체로부터 협찬 받으면서 민휘아트주얼리 작품들의 퀄리티가 최고로 좋았다고 하시면서 결혼반지를 부탁하셨는데 정말 기뻤고 고마웠다.

Q. 본인의 커플링은 안하나?

- 연애할 생각이 잘 안 든다. 형식적인 대답이 아니라 진짜 일할 때가 가장 즐겁다. 드라마와 영화 같은 가상현실을 통해서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와 상황에 맞는 디자인들을 자꾸 해보는 것이 재밌다. 크게 외롭다고 느끼지도 않는 것이 혼자 하지만 혼자 해내는 일이 없다. 이제 일한지 2년이 좀 넘었는데 그동안 같이 일해 온 분들께서 너무 일에만 빠져 있다며 이제 나이가 들고 있다고 걱정해주신다.(웃음) 근데 나는 나이 드는 내 모습이 싫지 않다. 많은 일을 하면서 실력이 늘고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쪽으로 성장하고 있어서 보람차다. 요즘에도 사극과 시대극 영화, 그리고 현대극 드라마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여러 시대의 디자인들을 한꺼번에 하고 있는데 디자인의 폭과 함께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욕심이 많은데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낀다. 근데 그 부족함이 누구를 만난다고 해서 채워지지는 않는 것 같다. 스스로 많은 일을 배우고 경험해야 된다. 어린이날에 ‘가면’ 때문에 SBS에 갔는데 ‘장옥정, 사랑에 살다’부터 ‘냄새를 보는 소녀’까지 나를 쭉 봐오신 의상 팀장님께서 “오늘 ‘재인이의 날’인데 놀이공원 안가냐”고 하셨다.(웃음) 잡지 인터뷰로 사진을 촬영할 때도 항상 처음 시안은 웃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촬영 도중에 사진작가님들께서 웃음이 너무 해맑다고 웃지 말라고 하신다. 최대한 못된 표정을 지으라고 하신다. 어머니께 “따님께서 아직 철이 없죠? 속 많이 썩으시겠어요” 하신다.(웃음)

지금 내게 점수를 주자면? 55점이다. 이제 겨우 ‘중간보다는 조금 낫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80점은 되어야 누구를 만날 생각이 들 것 같다. 사실 작년에 너무 많은 일을 해서 올해부터는 좀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처럼 안 된다. 누가 무슨 작품에 함께하자고 하면 신나고, 뭐가 기획된다는 얘기를 들으면 하고 싶어진다. 근데 내년부터는 진짜로 일을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한다. 일이 정말 좋기는 하지만 “내일 밥 같이 먹을래?”라는 질문에도 선뜻 대답 못하는 내 모습이 문제라고 느낀다. 하지만 올해까지는 최대한 많은 작품에 참여해서 80점 만들고 ‘민휘아트주얼리’의 이름을 더 알리고 싶다.

Q. ‘민휘아트주얼리’가 아니라 ‘재인아트주얼리’로 하지 그랬나

- ‘재인아트주얼리’로 했으면 민망해서 자막을 잘 써달라고 하지 못할 것 같다.(웃음) 어머니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만들었기에 더 자부심을 갖고 힘내게 된다. 내 이름과 얼굴이 유명해졌으면 하는 바람은 없다. 개인의 이름과 얼굴보다는 민휘아트주얼리라는 브랜드가 더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나 디자인에 대해 알릴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서 가끔 지면 인터뷰는 하지만 영상 인터뷰를 비롯해 기타 방송 활동은 안한다. 영화 ‘상의원’의 홍보 영상에는 참여했지만, 그것은 내가 디자인한 영화니까 한 것이다.

‘모던파머’때 출연자가 안 왔다며 대신 출연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았는데 감독님도 보시고 진짜 내가 출연하는 것으로 상황이 돌아가는 것이다. 얼굴이 잘 나올 것이라고 해서 곽동연씨 스타일리스트 분께 떠넘기고 집으로 도망가 버렸다. 그 친구는 아직도 나만 보면 “너 대신에 내가 촬영하느라 애먹었어”라며 투덜댄다.(웃음) ‘모던파머’도 함께 한 사람들이 참 좋았는데 너무 미안해서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다시 못 가봤다.

‘가면’에는 수애씨와 주지훈씨 결혼식 장면에 하객으로 잠깐 앉아있었다. 물론 얼굴이 나오는 자리에 앉아있지는 않았다. 그 날 오전에 ‘가면’ 제작발표회가 있어서 얌전하게 입었더니 조명 감독님께서 하객으로 앉아있으라고 하셨다. 이럴 때 도와줘야 주얼리들을 예쁘게 잘 찍어준다고 하셔서 박수를 열심히 쳤다.(웃음)

Q. 삼성 갤럭시 S6 엣지 모델로 활약한 CF는 어떻게 된 것인가?(웃음)

- 하하. 그건 정말이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요즘 살이 많이 쪄서 더 하고 싶지 않았다. 에이전시에서 콘티만이라도 보고 거절해도 늦지 않다고 설득하셔서 미팅 자리에 나갔는데 가보니 이미 내가 이틀 뒤에 촬영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웃음) 너무 순식간에 몰아쳐서 하게 되는 바람에 대사도 제대로 못 외웠는데 감독님께서 많이 신경써주셨다. 촬영장에서 만난 삼성 관계자 분께서 처음부터 나 말고는 다른 모델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응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는데 기대만큼 잘 해냈는지는 모르겠다. 삼성은 모델을 뽑는 기준이 유난히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듣던 대로 계약서에 조항이 많다.(웃음) 이왕 하게 된 김에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올해는 벌써부터 행보가 더 다양해졌다. 드라마와 영화, K-pop 가수들의 주얼리를 디자인 하는 것을 비롯해 매거진을 통해 의상 디자인도 발표했고, 드라마를 통해 미술작품도 발표했다.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일이 가장 재밌나?

- 내가 꿈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내가 가진 능력보다 나를 더 믿어주고 끌어준다. 그렇기 때문에 일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도 잘 풀려 나가는데 신기하다. 대중문화라는 틀 안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다보니까 전체적으로 보이는 그림도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 디자인이 전체적인 그림과 작품에, 그리고 함께 일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뿌듯하다.

가수들의 장신구는 파격적인 디자인들을 시도할 수 있어서 재밌다. 최근에는 EXID의 `Ah Yeah` 무대 주얼리를 디자인했다. 처음 시작할 때 ‘이번에는 역주행말고 정주행하자’고 했는데 말처럼 단숨에 1위하는 모습을 보니까 내 일처럼 기뻤다. 협찬사진도 얼마나 예쁘고 꼼꼼하게 찍어서 보내주는지 모른다. 아이돌 멤버들은 거의 동생인 경우가 많은데 다들 친동생같이 느껴진다. “우리 기획사가 힘들게 하는 것 없어요?”라며 오히려 더 챙겨주고 내 편을 들어준다.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고민 상담도 하는데 듣다 보면 “나는 저 나이 때 뭐했지”라는 생각이 들만큼 어른스럽다.

나는 ‘장옥정’, ‘감격시대’처럼 분장, 미용, 의상, 소품 등 모든 파트와 소통하면서 아예 통째로 맡아서 일하는 것이 좋은데 드라마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근데 영화는 처음 기획 단계부터 민휘아트주얼리에서 다 하는 것으로 정리한 다음에 제안서를 보내신다. 미술 시안을 받아 보면 대부분이 내가 디자인한 작품 속의 스틸컷들이다. 그리고 내가 꼭 필요하다며 비용적인 면을 비롯해 홍보적인 부분까지 여러 가지로 신경써주신다.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어서 좋다고들 하시는데 하다 보니 꼭 그렇지도 않다. 요새 박찬욱 감독님의 ‘아가씨’라는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제 곧 일본으로 출국해서 촬영을 시작한다. 근데 감독님께서 소품에 많이 신경 쓰시다보니 추가로 할 일이 자꾸 늘어난다. 아마 출국하기 전 날까지 작업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모든 일이 좋지만 내가 드라마로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드라마에 참여할 때가 가장 좋다. 몇 개만 들어가게 되더라도 좋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작품에 참여 했지만 처음 시작을 열어준 사극 ‘장옥정’과 시대극 ‘감격시대’는 최고였다. 두 작품으로 연달아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일에 그렇게 흥미를 못 느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처음 시작할 때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았고 그 기억들은 잊지 못한다. 그래서 누군가가 처음 시작한다면서 도와달라고 하면 기꺼이 도와주고 싶다. 올 해 유난히 ‘장옥정’의 미술팀 분들께서 새로운 시작을 하면서 도와달라는 요청을 많이 하신다. 어제는 미용팀이었던 언니께서 2년 만에 연락도 없이 찾아오셔서는 “혹시 저 기억하세요? 웹드라마인데도 도와줄 수 있어요?”라며 조심스러워 하셨다. 그러겠다고 하자 몇 번이나 다행이라며 기뻐하셨는데 나를 잊지 않고 찾아줘서 내가 더 반갑고 고마웠다.

Q.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대한 애착이 큰가보다

- ‘장옥정’으로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일을 이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작품도 좋았지만 감독님을 비롯하여 모든 스태프 분들이 최고였다. 지금의 내 점수는 55점이지만 처음 ‘장옥정’을 시작했을 때는 10점도 안됐다. 돌이켜 보면 부족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는데 어떻게 그렇게들 예뻐해 주셨는지 모르겠다.

새로 참여하는 드라마 ‘가면’도 ‘장옥정’의 부성철 감독님께서 불러주셔서 함께하게 됐다. 요즘 ‘가면’ 때문에 SBS에 자주 가는데 오다가다 ‘장옥정’ 식구들을 계속 만나게 된다. 내가 ‘가면’에 참여하게 된 것을 두고 ‘역시 우리 감독님은 멋진 분이네’라며 진심으로 기뻐해주시고 만날 때마다 뭐 하나라도 더 소개시켜주려고 하시는데 정말 든든하다.

얼마 전에는 장옥정 의상 디자이너 언니께서 육아 때문에 SBS에서 퇴사하셨는데, 15년 된 직장을 갑자기 퇴사하면 정리할 일들이 정말 많을 것 아닌가. 근데 퇴사 전 날에 나를 부르셔서는 건물마다 일일이 데리고 다니면서 많은 분들께 나를 잘 부탁한다며 인사시켜주셨다. 그리고 ‘가면’ 팀에도 내가 뭐 힘든 건 없는지 계속 체크해주신다고 현장팀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응원 메시지도 자주 보내주시는데 언니께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



Q. ‘가면’에는 유난히 주얼리들이 돋보인다. 특히, 타이틀 장면은 모든 것이 보석이다

- ‘가면’의 많은 분들께서 여러 가지로 잘 챙겨주신 덕분이다.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 모든 ‘가면’ 티저와 오프닝에 주얼리 타이트샷이 다 들어갔는데 한 번에 찍힌 장면이 하나도 없다. 다들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나올지 고민해 주시고 몇 번씩이나 재촬영해주셨다. 아침 일찍부터 주얼리 촬영을 위해 많은 분들께서 준비해주시던 모습들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조명과 반사판도 얼마나 많이 세팅해주셨는지 사람들이 “촬영장에 먼지가 이렇게나 많은지 처음 알았다”고 하실 정도였다. 먼지들을 잡느라 분무기로 물을 뿌렸는데, 조감독님께서 보시더니 “주얼리들이 너무 예뻐서 먼지들조차 하나의 반짝임으로 보인다”고 표현해주셨다.

그 날은 아예 스케줄표에 큰 글씨로 ‘타이틀용 보석 타이트샷’이라고 써주셨는데 너무 좋아서 몇 장이나 집에 챙겨왔다. 하나의 티저가 공개될 때마다 카메라 감독님, 조명 감독님께서 다음 티저 속의 주얼리 타이트샷에 대한 아이디어를 계속 내주셨다. 조감독님과 타이틀 CG 감독님께서도 밤새시면서 편집에 신경써주셨다. 설정에 없는 것들도 제안해주셨는데 안 쓰이게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렇게 세심하게 마음써주시는 것들에서 많은 배려를 느꼈고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새벽에도 소통하는 의상팀과 소품팀 분들께도 감사하다. 항상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제작사분들께도 꼭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제작사분들께서 나 때문에 주얼리 PPL을 받지 못하셨다. 내가 미울 법도 한데 여러 가지로 신경써주시고 얼마나 따뜻하게 대해주시는지 모른다. 다 잊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이후에도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감사한 분들을 일일이 얘기하면 날 샌다. 다 감사하다.(웃음)

Q. ‘감사하다’는 말을 참 많이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감사한 분을 꼽는다면?

- 부성철 감독님은 ‘감사하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부모님만큼이나 내가 평생 잘해야 되는 분이다.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감독님은 내게 좋은 일이 생기면 누구보다 기뻐해주시고, 항상 잘할 수 있도록 큰 목소리로 격려해주신다. 꾸준히 좋은 사람에게 시집보내려고도 하신다.(웃음) 감독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싶다. 지금은 내 포트폴리오가 조금 쌓였지만 ‘장옥정’을 시작할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열심히 해보겠다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었는데도 나를 믿고 맡겨주셨던 것이다.

나는 ‘장옥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감독님께서 내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일을 재밌게 잘해낼 수 있었고, 처음 시작을 잘했기 때문에 그 다음 작품들에도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었다. 감독님께서 “재인이는 내가 발굴했어. (유)아인이와 재인이는 날 잊으면 안돼”하시는데 맞는 말씀이다.(웃음) 내 꿈을 찾아준 감독님께 내가 감사해하고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당연한건데 감독님께서는 오히려 내게 고맙다고 하시고 내가 도와주는 것이라고 표현하신다. 저번에는 서로 “고맙다”만 열 번 정도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결국 감독님께서 마지막에 “아니야. 내가 고맙다”며 대화를 끝내셨다.(웃음)

감독님께서는 하나의 장면, 하나의 소품도 다 꼼꼼하게 체크하신다. 그렇게 섬세하게 보시기 때문에 장신구도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나를 끌어주신 것 같다. 드라마팀이 구성될 때 여러 미술 파트가 있지만 장신구 파트는 없다. 없는 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여러 가지로 어렵고 힘든 일인데 감독님께서는 늘 내가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 나도 ‘장옥정’을 할 당시에는 감독님께 감사하긴 했지만 처음이니까 감독님께서 얼마나 큰 일을 해주신지 잘 몰랐다. 근데 ‘장옥정’ 이후의 많은 작품들에 함께한 분들께서 ‘장옥정’을 통해 새삼 장신구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며 감독님을 두고 선구자라고 표현하셨다.

‘가면’에도 감독님께서 처음 스태프 회의부터 내가 다 참여하도록 해주셨다. 그리고 원래 다른 주얼리 업체로부터 1억 5천만원의 PPL이 들어왔었는데 감독님께서 다 거절하시고 전적으로 내가 주얼리 부분을 맡아서 하도록 해주셨다. 방송이 시작하고 나서도 마케팅팀에 주얼리만큼은 민휘아트주얼리에서 해야 하니 다른 주얼리 업체의 피피엘은 안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가 ‘가면’에 1억 5천만원 이상의 기여를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감이 있다.(웃음) 내가 주얼리 외에 할 수 있는 것들에도 다 신경 써서 200% 이상 내 몫을 해내야 나를 믿어주신 감독님께도 누가 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중요한 주얼리들부터 소품, 각 캐릭터를 반영한 미술 작품에까지 폭넓게 참여하고 있고, 필요할 때마다 밤낮 가리지 않고 현장에도 가보고 있다. 감독님께서 “다음 작품도 도와 줘야 돼. 미리 대본 보내줄게”라고 하셨는데 그 마음 변치 않으시도록 끝까지 열심히 할 것이다.(웃음)



Q. 미술 작품에도 참여하는지는 몰랐다

- 처음에는 자개로 두 작품 정도만 제작해서 보냈는데 감독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셔서 추가로 제작하게 됐다. 소품팀에서 그런 에너지는 어디서 나는 거냐고 물어봤는데 누군가가 나를 믿어준다는 것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해 주는 것 같다. 2주일 내에 공간과 캐릭터 콘셉트 별로 다르게 디자인해서 20여점을 새로 제작했다. 나는 작은 소품을 디자인하더라도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몇 개의 여분까지 제작해서 같이 보내는데 미술 작품을 제작할 때도 그런 생각으로 여러 개를 제작했던 것이다. 인테리어 보고 맞는 것만 쓰시라고 신신당부 했는데 그림이 하나도 빠짐없이 다 걸렸다.

인테리어 쪽으로 소품팀과 일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소품팀에서는 내가 주얼리 디자이너가 아니라 미술 작가인줄 알고 계셨다. ‘하이드 지킬, 나’의 조영광 감독님께서 “민휘아트주얼리의 미술작품이 현빈의 캐릭터와 잘 어우러져 마음에 들었다. 시청률이 좋았다면 더 주목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서 우리 작품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고 말씀해주셨다.

Q. ‘민휘아트주얼리’하면 연관 검색어에 ‘민휘아트주얼리 USB’가 있을 만큼 예쁜 USB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가면’을 통해서도 특이한 디자인의 소품을 볼 수 있나?

- 솔직히 USB를 디자인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처음에 ‘별에서 온 그대’팀에서 USB가 특이했으면 좋겠다는 작가님의 요청이 있다며 디자인을 의뢰하셔서 하게 됐었다. 그렇게 한유라(유인영 분)의 USB 디자인을 갑자기 하게 됐는데 많은 사람들로부터 예쁘다는 칭찬을 받으니까 자신감이 생겼고 천송이(전지현 분)가 프러포즈 영상을 담은 USB 디자인도 하게 됐다. 참고로 천송이의 USB는 대본이 늦게 나와서 4시간 만에 만든 것이다. 그렇게 USB를 디자인하면서 USB의 구조와 원리에 대해서도 공부해보게 됐다. ‘내 마음 반짝반짝’ USB 팬던트의 경우에는 스토리 흐름 상 USB인 것이 티가 나지 않아야 돼서 팬던트와 결합하는 형태로 제작했다.

‘냄새를 보는 소녀’ USB 팬던트도 목걸이로 착용되는 것을 고려해 USB 표면에 주얼리 문양을 새겨 디자인했다. 이렇게 드라마 속의 특이한 상황이 주어지니까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도 디자인 능력이 개발되고 있어서 재밌다. 대본이 늦게 나와 시간이 없는 경우에도 나는 시간 내에 결과물을 만들어내니까 내 분야가 아닌 것들도 종종 의뢰가 들어온다. 하지만 주얼리 외의 소품은 내 전문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혹시나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해보는 것이지 꼭 내 것이 쓰였으면 하는 마음은 없다. 의뢰가 들어올 때마다 제작해보기는 하겠지만 다른 곳에도 다 알아보고 극에 맞는 것을 쓰시라고 항상 말씀드리고 있다.

이번에 ‘가면’을 통해서도 새로운 소품 디자인에 도전했다. 아직 방송 전이라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기존에 그 소품을 제작하기로 한 업체에서 촬영 하루 전에 약속을 펑크 내는 바람에 내가 몇 시간 만에 만들게 됐다. 내가 해봤던 소품은 아니지만 구하지 못하면 촬영을 못한다고 해서 어떻게든 해내야겠다고 생각 했다. 구하기 쉬운 아이템이 아니라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업체가 몇 개 없다. 드라마에 쓸 것이라는 말은 안하고 소품의 디테일에 대해서만 물어봤는데도 “드라마 가면 때문에 전화주신거죠? 못한다고 이미 말했어요”라며 전화를 끊어버리셨다. 막막했는데 부속품을 찾아보고 조립해보면서 원리를 이해하게 되니 어렵지 않게 만들 수가 있었다. 만드는 시간도 부족했는데 촬영 당일에 장소 여건 상 갑자기 두 씬이 삭제되는 바람에 현장으로 가지고 가는 길에 급하게 마무리를 하게 됐다. 이래서 드라마라고 하나보다.(웃음)

Q. 주얼리 외에 소품과 그림까지 참여하면서 현장에도 가보면 힘들겠다. 지금도 동시에 많은 작품에 참여하고 있지 않나.

- 드라마는 스케줄과 대본이 갑자기 바뀌고 촬영도 급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작은 소품에서라도 펑크가 나면 큰일 나니까 내가 현장에 갈 일이 많다. 사실 안 가보는 곳도 많은데 애정이 없어서는 아니고 굳이 안 가도 되는 경우에는 안 간다. ‘가면’ 현장에는 유난히 많이 가게 되는데 주지훈씨께서 나를 보자마자 “간신 촬영장에는 한 번도 안 왔죠? 종방연에도 안 왔죠?”라고 연달아 물어보셨다.(웃음)

참여하는 작품들 중에서도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작품이 있다. 그런 작품을 만나면 하루하루가 뜻 깊고,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들이 남는다. 그렇게 손꼽는 작품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중에 부성철 감독님의 작품이 2개다. 일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감독님은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고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매번 많은 것들을 배운다. 나는 언제나 열심히 할 자세는 되어 있지만 상황에 따라 적당히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다. 나도 상황을 보고 조절하면서 일하는 편인데 감독님께서는 내가 열심히 하는 것을 반겨주시고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이끌어주셔서 나도 감독님과 일하는 것이 신난다.

감독님께는 갚아야 될 빚이 나날이 늘고 있다. 감사하다고 말만 하는 것은 소용이 없지 않나. 내가 고마운 것은 꼭 갚아야 되는 성격이다. 감독님께서 ‘가면’팀 분들께 나를 우리나라 최고의 주얼리 디자이너라고 소개해주셨는데 감독님 말씀처럼 우리나라 최고의 주얼리 디자이너가 돼서 감독님께 받은 은혜들을 꼭 갚고 싶다.

조명 감독님께서 평소에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는데 어제는 “일을 하면서 힘든 일이 많겠지만 드라마에 너 같은 사람이 필요하거든. 감독님처럼 너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계속 열심히 해”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처음 일 시작하셨을 때의 얘기들을 쭉 해주셨는데 말씀을 듣는 내내 많은 것을 느꼈다.

Q. 그동안 수많은 연예인들과 작업했다. 가장 좋았던 연예인과 앞으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연예인이 있다면?

- 함께 작업했던 분들은 다 기억에 남는다. 감사한 분들이 많다. 주얼리를 착용해주셨던 분들, ‘주얼리 예쁘다’고 말씀해주셨던 것들, 주얼리들이 화면에 잘 비춰지도록 도와주셨던 것들 전부 다 기억하고 있다.

배우 이유영씨와 드라마에서 만나보고 싶다. 유영씨께 어울리는 스타일을 이미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유영씨는 파인 주얼리든 한복 장신구든 언제 어디서나 우리 장신구들을 착용해준다. 시간이 안 맞아서 우리 숍에서 픽업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면 중요한 공식석상에서도 아예 주얼리 착용을 안 해버린다. 그런 것들을 보고 나서는 나도 유영씨의 스케줄이 있다고 하면 내가 외부에 있더라도 어떻게든 주얼리들 픽업이 가능한 상황으로 만들게 됐다.

유영씨와 유영씨 스타일리스트분께 정말 감사하다. 주얼리 협찬 사진을 기사 사진으로 쓰기도 하고 인터뷰 기사 크레딧에 민휘아트주얼리를 올려주는 등 여러 가지로 신경써준다. 나도 유영씨 같은 분과 일하는 것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 내가 비록 ‘간신’의 현장에는 못 가봤지만 영화 관계자분들께 유영씨의 엄청난 재능과 노력에 대해 전해 들었다. 유영씨는 이미 한국인 최초로 밀라노 국제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유영씨만의 더 큰 꿈이 있는데 곧 이루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는 유영씨가 유명해져서 협찬해주는데도 많을 텐데 우리가 최고라며 아직도 우리만 찾아준다. 이렇게 믿어주는 사람들 때문에라도 내가 계속해서 발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정체되어 있으면서 그런 서포트를 받는 것은 민폐 아닌가. 서로 믿고 같이 가는 사이에서는 내 자리에서 내 일을 잘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유영씨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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