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분석] 이정협부터 이용재까지… 슈틸리케의 공격수 활용 비법 2가지

입력 2015-06-13 09:44   수정 2015-06-19 00:03


▲ 제2의 이정협이 기대되는 이용재(사진 = 대한축구협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소집명단을 발표했을 때, 축구팬들의 반응은 하나로 몰렸다.

“이용재는 왜?”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던 이용재지만 그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많이 뛰기만 할 뿐 그게 전부인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정협 발탁으로 재미를 봤던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 발굴 강박’에 빠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 이용재는 4-2-3-1 포메이션의 주전 원톱으로 출전해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 전술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고, A매치 데뷔전에서 득점까지 성공시키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경기가 끝난 후 팬들이 이용재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슈틸리케 감독의 공격수 깜짝 발탁이 성공을 거두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슈틸리케 감독은 이름값이나 기록지에 나타나는 숫자와 관계없이 자신의 전술에 적합한 선수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한국 대표팀은 원톱이 전후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원톱이 창출한 공간으로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 등이 침투하는 공격 전술을 가동해왔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 필요한 스트라이커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직접 득점을 노리기보다 넓은 활동폭을 바탕으로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스트라이커고, 이정협과 이용재는 이런 역할에 특화된 선수다. 즉, 그 어떤 외부의 평가나 편견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팀에 필요한 선수를 선발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뚝심이 깜짝 발탁의 성공 비법인 셈이다.

두 번째는 공격수를 대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태도다. 일선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공격수는 기술만큼이나 자신감이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강조한다.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자리면서 동시에 비판에 노출되기도 쉬운 자리인 만큼, 공격수는 늘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최상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전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국가대표팀 공격수가 압박감에서 자유로워지기는 쉽지 않다. 이정협이나 이용재처럼 팬들의 지지 없이 선발된 선수들의 압박감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수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방법을 아는 지도자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이 개인 면담 자리에서 “긴장하지 말고 평소대로 해라”며 “잘하든 못하든 뒷일은 내가 책임진다”고 말한 것을 듣고 한결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으며, 그것이 경기력으로 연결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공격수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감독이라면 뽑는 공격수마다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는 것이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정협은 아시안컵 경험을 토대로 한층 뛰어난 공격수로 성장했다. 이제 그는 한국대표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이 됐다.

아직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 플레이스타일로 볼 때 이용재 역시 ‘제2의 이정협’이 될 잠재력이 충분한 선수다. 이동국 박주영 이후 공격수 부재에 시달리던 한국대표팀이 슈틸리케 감독의 ‘매의 눈’에 힘입어 새로운 공격수 황금기를 열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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