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취업시장 미스매치 ‘심화’

이근형 기자

입력 2015-07-10 07:29  


<기자> 중소기업 미스매치 현상 잘 아실겁니다. 해마다 대기업에는 취업준비생들이 대거 몰리는데, 중소기업들은 직원을 뽑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 못뽑는 기현상. 이런 취업시장 미스매치 현상이 올해도 더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식 알아봤습니다.
<앵커> 중소기업에 가기 싫어하는 청년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런 얘기네요.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올 상반기 우리나라 청년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청년 실업률은 10%를 넘어섰는데요. 며칠전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결과에 따르면 청년 구직자 10명중 9명 이상이 올해들어 취업하기 더 힘들어졌다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죠.
<앵커> 그렇죠. 경기가 어렵기 때문일까요. 청년들 취업난이 해소되고 있다는 소식 최근 몇 년간 거의 들어보지 못한 것 같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 통계청자료에 따르면 올해 15~29세 청년들 가운데 단 한번도 취업을 못해본 사람이 8만8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가 됐습니다. 취업무경험자라고 하는데, 지난해의 경우에는 6만5천명이었거든요. 불과 1년만에 36%가 급증한 겁니다. 지난 2003년에 9만1천명을 기록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에 12년만에 가장 많습니다.
<앵커> 취업이 힘들어졌다는 느낌이 드는 게 단지 기분탓은 아니었군요. 이유를 좀 알아볼까요. 왜 이렇게 급격하게 어려워진겁니까?
<기자> 몇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경기가 어려워졌다라는 이유를 대표적으로 꼽는데, 이건 뭐 잘 아실거고요. 또 요즘 정년 60세 연장이다, 중장년 재취업이다 하면서 말이 많습니다. 앞날을 예상하기가 어려우면 대부분 하는 행동이 일단 ‘웅크리고 있는 것’이죠. 여러분이 기업가라도 그러지 않겠습니까? 고령자들의 정년을 늘리면 인건비 부담이 심해질텐데 신입사원을 잘못 뽑았다가 비용 지출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신규 채용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런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고요.
<앵커> 그래서 올해 상반기에는 주요 대기업 절반 이상이 채용계획을 내놓지 않았잖아요.
<기자> 청년들이 취업하기 힘들어진 데는 또 한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아무래도 청년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기업들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주로 대기업들인데, 대기업들이 갖고 있는 현대판 음서제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회사직원의 자녀에게 그 회사를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고용을 세습하는 제도가 일부 대기업들 사이에서 시행이 되고 있거든요. 주요 대기업 거의 3곳중에 1곳은 이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취업시장은 이렇게나 꽉 막혀있습니다.
<앵커> 중소기업은 어떤가요? 이정도로 대기업에 입사하는게 힘들다면 그 대안으로라도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청년들이 많아졌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인데, 상반기에 직원을 채용한 중소기업 170곳을 대상으로 알아보니, 64.1%가 인력채용에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에도 같은 조사를 했을 때는 55.3%였거든요. 1년새 거의 10%포인트 가까이 급증한 겁니다.
이유를 알아보니 ‘조건에 부합하는 지원자가 부족했다’는 응답이 54%, ‘전체적으로 지원자가 줄었다’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입사후에 조기에 퇴사하는 사람이 있었다거나 묻지마 지원자가 늘었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일단 지원자가 전체적으로 많이 줄었고, 대체로 함량미달이었다 이런 얘기네요.
<기자> 아무리 대기업에 취직하기가 어렵다고 해도 중소기업으로 지원하는 청년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는 얘기고요. 또 조건에 부합하는 지원자가 부족했다. 묻지마 지원자가 늘었다. 이런 응답들을 통해 추론을 해보자면 상황이 열악한, 그러니까 당장 취업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어려운 취업준비생들은 자기 직무라든지 적성 같은 것을 생각하지 않고 마구잡이 식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라는 겁니다.
<앵커> 그래도 취업준비할 여력이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든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하고, 여력이 없는 친구들은 묻지마 취업을 하고 있다는 거로군요. 취업시장에 또 이렇게 양극화가 되네요.
취업난이 한창인 시기에 때아닌 구인난. 중소기업들도 상당히 곤욕이겠어요.
<기자> 일단 지원자가 별로 없으니, 좋은 인재를 가려내고 할 기회가 없어지는 셈이고요. 원하는 만큼 사람을 충원하지 못하게 된다든지, 어렵게 뽑은 직원이 금방 이직을 해버린다든지 하면 다시 또 채용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채용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 ‘저 기업은 자꾸 사람을 뽑는거보니 사람들이 다 기피하는구나.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겁니다.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는 것이죠.
<앵커> 중소기업 미스매치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소식 알아보고 있습니다. 취업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취업준비생들이 중소기업을 갈수록 더 기피하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취업준비생들이 아무리 취업을 갈망한다고는 하지만, 각자가 자기 꿈이 있고 원하는 인생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직이 그렇게 쉬운 것도 아니고 누구나 이왕이면 첫 직장을 괜찮은 곳으로 구하고 싶겠죠. 그런 청년들에게 단지 인력이 필요하다고 해서 열악한 직장이지만 들어가라고 등떠밀수는 없을 겁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대기업은 몸을 웅크리지만, 중소기업은 아예 납작 엎드려야 하죠. 과거보다 중소기업 업무여건이 더 나아졌을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 기피현상은 더 심화되는 것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앵커> 역시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자체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중소기업 미스매치 문제를 해소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사람과 직장이 필요한 사람의 성질이 서로 맞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국은행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기능직 사원을 찾고 있는데, 구직자들은 대부분 사무직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중소기업들은 주로 기능직으로 활동하는 고졸사원들을 점차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식으로 중소기업들의 니즈에 맞게 기능직 중심의 인재를 육성할 경우 약 6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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