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추진

이근형 기자

입력 2015-08-06 06:00  


<기자> 임금피크제가 공공기관에 전면 도입됩니다. 청년 취업 확대를 위해 정부가 초강수를 둔 겁니다. 소식 알아봤습니다.


<앵커> 정년이 어느정도 가까워 진 직원들의 임금을 다소 줄이고, 그대신 정년을 늘려주거나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바로 임금피크제죠. 공공기관에 전면 도입된다고요.

<기자> 총 316개 공공기관이 이달 안에 임금피크제를 전면 도입하게 됩니다. 지난달까지 이들 공공기관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관은 11개에 불과했습니다. (한국남부·남동·서부발전, 환경공단, 전력거래소, 산업기술시험원, 한국감정원, 승강기안전기술원, 한국투자공사,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국장학재단 등) 이달 안에 나머지 300곳에 달하는 공공기관이 모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입니다. 현재 90개 기관은 도입안이 확정돼 노사합의중에 있고 215개 기관은 도입안 마련 단계에 있습니다.


<앵커> 아무리 공공기관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임금제도 부분에 있어서 전면적으로 변화를 준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 아닌가요?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전면적으로 도입을 한다는게 가능은 한건가요?

<기자> 임금부분에 메스를 댄다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민감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전면적인 변화, 흔치도 않고 쉽지도 않습니다. 임금피크제 도입여부를 놓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대 3점까지 가산점을 주기로 했는데, 이 평가가 공공기관들에게는 가볍지가 않습니다. 평가점수가 낮으면 기관장이 물러나게 될 수도 있고요. 높으면 높은만큼 직원들 성과급도 높아집니다. 그러니까 결국에는 공공기관들 스스로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발벗고 나서지 않으면 안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이렇게 정부가 초강수를 두는 것은 청년 실업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3~4년동안 30~40만명이 정년연장에 따라 퇴직 안되는 걸로 예상이 되고, 거기다가 베이비부머 세대 자녀들이라고 하는 소위 에코세대 여기가 대거 노동시장으로 진입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 거기다가 학번으로 따져서 08, 09학번 이런 때가 대학진학률이 사상최고였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세가지가 겹치다 보니까 청년 고용절벽이 아주 심각해지는 상황이 앞으로, 3~4년동안 미치 걸로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간을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취업을 못하게 되는 청년 개개인한테는 물론이고 그 가족들, 더나아가서는 우리 경제에도 커다란 짐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청년들의 고용 빙하기라는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청년들이 앞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더 힘겨워질 수 있다 이런 얘긴데, 윗세대들의 희생과 양보가 절실하겠군요.

<기자> 쉽게 말하면 청년실업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현 기성세대들의 자녀들부터가 취업이 힘겨워진다. 이렇게 되면 경제에도 타격이 있으니, 기성세대들이 양보를 해달라 이런 얘깁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가 전 공공기관에 도입이 되면 그 예산절감효과를 통해 앞으로 2년동안 약 8천여개 정도의 신규일자리가 나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은퇴 세대들이 양보해서 2년동안 청년 8천명에게 직업을 준다는 건데, 20대 청년 실업자가 40만명이 넘잖아요. 이렇게 해도 여전히 실업자는 많겠네요.

<기자>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해봐야 겠죠. 공공기관들의 이번 노력은 그래서 그 효과성도 물론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던지는 상징적인 의미도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살신성인의 자세로 청년 채용에 팔을 걷어붙였으니 이제 민간기업들도 노력을 해라. 라고 하는 메시지인 셈이죠.



<앵커> 그동안 우리 공공기관들이 국민의 혈세로 방만경영을 해 왔다는 비판도 있었던 게 사실인데, 이번 임금피크제 도입과 채용 노력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 일수도 있겠어요.

<기자>
청와대가 어제 고용복지 수석도 교체를 했죠. 김현숙 고용복지수석이 임명됐는데, 박근혜 정권 절반이 지난 지금 새롭게 쇄신하겠다라는 강한의지를 보여줍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302개 기관이 방만경영 개선계획을 모두 이행해서 연간 복리후생비 2천억원을 절감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번 임금피크제 도입 부분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공공기관으로 이미지를 전환하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어제 열린 공공기관 현안점검회의에서 한국전력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획기적인 방안을 또하나 마련했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내년부터 채용보장형 고용디딤돌 프로젝트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고용디딤돌 프로젝트요?
<기자> 공공기관의 중소협력업체들을 보면 아무래도 재정이나 여러 여건 면에서 열악하기 때문에 우수한 직원을 키워내기도 어렵고, 채용하는 것도 부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전력은 이런 중소협력업체들을 위해 직무교육과 인턴십 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또 이를통해 내년과 내후년 2년동안 협력업체가 정규직 600명을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뿐만아니라 한전 자체적으로도 정규채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인턴들을 현재의 연 700명 규모에서 1천100명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청년채용을 위해 진정으로 발벗고 나서겠다라는 진정성이 엿보이는데요. 다른 공공기관들도 함께 동참해줬으면 좋겠네요. 이번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은 민간 기업들도 더 노력해달라는 선언적인 의미가 강한 걸로 보인다고 앞서 말씀해주셨는데, 정말이지 정책 성공여부의 반이상이 기성세대의 양보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역시 정규직과 기성세대들의 양보를 촉구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함께보시죠.


[인터뷰] 박근혜 대통령(4일 국무회의)
“노동시장 개혁은 한마디로 청년일자리 만들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노동시장 개혁은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상생의 기반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기성세대. 기업 정규직이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청년들이 지금의 좌절에서 벗어나서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역점적으로 추진중인 임금피크제 도입은 기성세대와 청년들이 서로 윈윈하는 고용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부디 국가가 발전하고 젊은 인력을 사장시키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기자>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일단 일부 공공기관들의 경우는 이미 정년이 60세로 돼 있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는 말그대로 기성세대들이 희생을 해야 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반면 정년이 60세가 안되는 기관들에서는 정년을 내년부터 60세로 연장해주고, 그 대신 임금을 다소 줄이는 이같은 방식이 나름 합리적일수도 있거든요.
게다가 기업입장에서도 손해가 막심하다고 우려할 정도의 수준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임금피크제를 통해 청년 한명을 고용할 때마다 500여만원의 지원금도 주기로 했으니까요. 보다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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