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양적완화' 무한 경쟁…한국은행의 선택은?

입력 2015-10-27 06:07   수정 2015-10-27 06:08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추가 양적완화 발언이 나온지 하루 뒤에 중국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내렸다.
일본은행(BOJ)도 이번 주 30일 예정된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런 양적완화 영향 등으로 글로벌 국채금리가 속속 마이너스에 진입하고 있다.
27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최근들어 유로존 회원국 대다수의 2년만기 국채금리가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덴마크와 스웨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등의 2년물 금리가 모두 마이너스인 데 이어 22일 이탈리아의 2년물 국채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대에 진입했다.
독일의 2년물 국채금리는 최근에 사상 최저인 -0.327%까지 추락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현행 -0.2%인 예금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방안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때문이다.
스위스와 스웨덴, 덴마크 등 이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채택하는 중앙은행들도 ECB의 추가 조치 압박이 커지면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시장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23일 통화정책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마이너스 수준인 예금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것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쓸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과거에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발언한 이후 2012년과 올해 1월 각각 추가 조치를 내놨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 역시 12월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CB는 현재 매달 600억 유로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적어도 내년 9월까지 시행할 것임을 밝힌 바 있어 ECB가 추가 조치에 나선다면 해당 프로그램을 연장하거나 -0.2%인 현 예금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더크 슈마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12월 추가 조치에 대한 확실한 힌트"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지난 23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 인하했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7% 달성이 요원해지자 추가 부양책을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중국의 금리 인하 단행은 10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겨냥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풀이했다.
FOMC 성명서가 매파적으로 발표되거나,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지표 부진에 허덕이는 중국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쉐인 올리버 AM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통화정책은 고립적인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다른 중앙은행들의 행동을 촉발할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지만 아시아 전반에 일반적인 금리 추세가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추가 부양책 가능성으로 당장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고 있는 유럽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26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프리츠 주브루에그 스위스 중앙은행 통화정책 위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2월 통화정책 평가에서 대내외적 상황을 모두 분석할 것"이라며 ECB가 추가 부양책에 나설 경우 이를 정책에 고려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ECB의 정책과 이에 따른 스위스의 영향 등을 모두 감안하겠다"고 언급해 ECB가 추가 조치를 내놓는다면 마이너스인 예금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덴마크의 경우 이미 -0.75%인 금리를 더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ECB의 비둘기파적 기조로 덴마크가 올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일순간에 날아갔다.
일본도 이번 주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로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히로미치 시라카와 크레디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30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단행할 가능성이 50%"라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이 현행 80조엔인 연간 본원통화 목표치를 85조엔으로 확대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각국의 통화 완화 정책에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 동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당장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의 향후 완화정책 시행 가능성 발언에 이어 중국의 금리 인하로 그동안 이들 국가와 통화정책 공조화가 높았던 국내 통화정책에도 완화 정책 혹은 시그널에 대한 기대가 재차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그러나 "국내 정책 당국이 내수를 기반으로 경기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통화완화 정책 시행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여기에 "주변국의 적극적인 부양책으로 되레 국내의 대외 부문이 개선될 경우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서 연구원은 말했다.
김태헌 KDB 대우증권 연구원도 "이주열 총재를 비롯한 한국은행의 분위기가 3분기 성장률 지표가 나오기 전부터 경기 개선 쪽에 맞춰져 있으며, 추가 인하 기대를 일축하는 언급들을 많이 해온 터라 11월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은이 금리를 내리려면 추세가 바뀌는 새로운 이벤트가 있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BNP파리바는 올해 11월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고, 노무라도 내년 3월까지 한은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씨티그룹도 한국의 경제 성장세가 4분기부터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점쳤다.
HSBC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3분기 경제 성장 호조로 한국이 기준금리를 서둘러 낮춰야 할 필요성이 줄었다면서도 두 번 더 인하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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