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AF 리뷰] 탄성을 자아내는 “겁쟁이 페달” 극장판, 하지만 원전 한계는 여전

입력 2015-10-28 11:08  



영화가 시작한 이래 눈을 스크린에서 뗄 수 없었다.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부천시 소재 한국만화박물관과 CGV 부천에서 개최된 BIAF 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상영된 <겁쟁이 페달 The Movie> (‘겁페 극장판’)이 관객들에게 준 영향력은 그만큼 컸다.

겁페 극장판은 기존 TV판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다른 흡입력을 지니고 있었다.

기존 일본 TV 애니메이션 극장판은 이미 모든 이야기가 끝난 상태에서 연장된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이미 끝나버린 이야기를 더 즐기기 원하는 관객들을 다시 끌어모으는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이번 극장판은 이와는 달랐다. 이야기의 끝이 아닌 이야기의 중간을 다뤘다.

겁페 극장판은 형식 상으로는 전국체전(인터하이)가 끝난 이후를 다룬다. 하지만 현재 만화에서는 2학년째의 전국체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오히려 이미 지나온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있다.

또한 작품 속에 미리 설치해 둔 극적 장치를 활용한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실제로 2학기 개학부터 2학년이 되기까지 주인공 오노다 사카미치가 어떻게 새 자전거에 적응해 나가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1학년 2학기 개학 이후의 시크릿 스토리를 밝힌 이번 극장판은 다른 경쟁작들과 달리 오히려 겁쟁이 페달 원본의 재미를 키워나가고 있다.

<겁쟁이 페달 극장판>은 다른 애니메이션 극장판들이 간과해왔던 재미를 이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실제로 24일 한국만화박물관 상영에서는 <러브라이브!> 극장판 상영에서도 볼 수 없던 웃음보가 수십 번이나 터져나왔다.

작품 중 오노다가 새 자전거를 통해 안게 된 큰 고민이 극적인 지점까지 강화되었다가 믿을 수 없는 기적을 통해 해소되는 장면은 관객들의 마음에 카타르시스를 안겨 줬다.

많은 재미 요소를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영화를 찾아보기 힘든 지금, 겁페 극장판의 이야기 전개는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영상 바깥의 부분에서도 눈여겨 볼 점이 있다.

마을만들기를 통한 지역활성화가 한일 양국에서 거론되고 있는 요즘,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과 지역간의 콜라보레이션 기획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번 극장판도 이 기세에 편승해 최근 지역 브랜드화에 적극적인 쿠마모토현을 배경으로 메인 스토리를 진행했다.

애니메이션 중간에는 일본 주요 지역캐릭터로 인정받고 있는 쿠마모토현의 마스코트 ‘쿠마몬’ 과장이 애니메이션에 직접 출연하는 등 애니메이션과 지자체가 협업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 있다.

하지만 <겁쟁이 페달 극장판>도 다른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동일한 단점을 지니고 있다. 사전에 TV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의 원전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빠져들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겁쟁이 페달>의 도입부에서 만화 1권을 연상시키는 장면, 그리고 27권 후반부(전국체전 승리 후)의 이야기가 빠른 속도로 대사도 없이 진행되는 장면은 영화를 처음으로 보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미지의 연속이었다.

더군다나 왜 오노다가 절망하고 있는지, 갑자기 ‘히메’라는 말을 시작으로 소호쿠 팀 전체가 노래를 부르는지, 그리고 토도가 등장하는 것 만으로 수많은 팬들이 웃어버리는 것인지, 일반인들도 알고 즐기기에는 설명을 위한 단서가 꽤 부족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등의 선행 작품을 접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팬들을 위한 소구도 좋지만, 일반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스토리 장치가 좀 더 마련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6일 8시 30분의 마지막 상영과 함께 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예정된 겁페 극장판의 상영은 모두 끝났다.

하지만 28초 만에 100여 석, 그리고 12분 만에 300여 석의 영화관을 매진시킨 기록과 함께, 이번 BIAF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겁쟁이 페달 The Movie>가 남긴 파장은 한국 웹컬처 사에 분명히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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