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익경 기자가 만난 세계의 건강한 한국인-20] '미국 건축계를 풍미한 사나이 TNB 그룹 장태영 회장'

입력 2015-11-19 10:33  


"미국인들이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문: 비즈니스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어린 시절부터 남의 명령을 따르는 것보다 내 계획대로 살아가는 것이 더 수확이 많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습니다. 가세가 어렵다 보니 학교를 다니며 고물상을 하기도 하고, 닭이나 돼지를 천 마리까지 키워 팔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대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노동자로 가서 그 더운 사막에서 라면을 팔아서 큰 수익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를 하게 된 이유인 것 같습니다.
문: TNB의 의미는 무엇이며, 미국에서 건축을 어떻게 시작하셨는지요?
답: 저의 영어 이름이 티(T)이다 보니 T and brother라는 의미로 TNB라 이름하였고, 미국에 처음 와서 운동 가르치던 동생들이 19세에서 21세 사이의 아이들이었는데 사회에서 도태되고 소위 문제가 있는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들을 데리고, 건축의 바닥(floor) 분야를 시작했습니다. 내 자신부터가 seed money가 없다 보니 정말 죽을 고생을 함께 하며 비즈니스를 이뤄내기 시작했습니다.
문: 한인 커뮤니티에는 잘 들어나지 않으셨습니다. 어떻게 TNB가 미국 건축계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고, 성공을 하셨습니까?
답: 그것은 저의 컴플렉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좀 더 완벽하게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사람들에게 평가 받고 인정받는 것이 저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 스스로가 내가 세운 기준에 도달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늘 꿈꿉니다. 그것을 이겨나가는 과정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해냈다고 안주 하는게 악마의 유혹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닥자재 사업과 리노베이션을 중심으로 비즈니스하다가 1998년부터 모기지(mortgage) 회사를 설립하여 파이낸스 캐피탈 단위가 100만불에서 수천만불을 넘어서고, 직원이 천명이 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홈 빌더(home builder), 지역개발자(developer)로써 공사의 규모 또한 상상을 초월하게 됐습니다. 당시 블룸버그 통신 등 에서 미국부자 랭킹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TNB가 미국 100대부자 근처까지 랭크되기도 했습니다.
문: 성공한 이민자 초청으로 미 의회에서 연설도 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답: 그때 연단에서 의원들을 향해 `여러분은 많은 프로그램과 법,제도를 만들어 내지만 극소수가 그 혜택을 받는다. 어떤 사람에게 적용할 것인가를 얼마나 고려를 하는가?책상 프로그램과 현실은 괴리가 있다. 그러니 항상 현실을 고려하여 못 배우는 이민자들, 혜택을 못받는 그들을 잘 고려하길 바란다.`라는 취지로 연설을 했습니다.
문: 오피스로 들어오다 보니 수 천권의 책과 샌드백,펀치볼,역기, 여러자루의 총들, 낙하산 등 오피스가 도서관인지 체육관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관상용인지 아니면 실제로 하시는 건지요?
답: 저는 잠깐의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습니다. 한 달에 최소 20권의 책을 읽고 있으며, 직원들에게도 독서를 많이 할 것을 권합니다. 비즈니스는 종합학문입니다. 자기분야의 지식만 갖고 되질 않습니다. 책을 통해 지식의 한계도 뛰어넘고, 다른 분야나 사람을 이해하는 폭도 넓힐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저는 익스트림(extreme) 스포츠 매니아 입니다. 주중에는 복싱을 통해 체력을 관리하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모터 싸이클(motorcycle)을 가족과 타러다니며, 여름에는 중남미 지역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갑니다. 스쿠버는 인스트럭터로써 저보다 잠수를 많이 한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가을에는 스카이 다이빙과 사냥을 주로 하러 다닙니다. 끝없이 나를 단련하는 것입니다. 성공하는 자는 댓가를 보고 하는게 아니라 도전자체가 삶의 일부이자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전이 없으면 저에게는 삶의 의미가 없습니다. 부연하자면, 요즘에는 이란 출신의 레슬링 세계 챔피언이자 UFC선수로 활동하는 카말 샤를로스(Kamal Sharolous)를 코칭하는 일 또한 맡고 있습니다. 한국을 사랑하는 선수로써 한국인들이 주목해주셨으면 합니다.
문: 정말 여러 가지 일을 하시는군요. 비즈니스를 하시면서 어려웠던 적은 없으셨습니까?
답: 물론 어려운 시절은 있었습니다. 캘리포니아 팜 스프링(palm spring)에서 호텔 비즈니스를 하면서 비즈니스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그 당시 호텔에 근무하던 백인 직원들이 동양인이 자기들을 인종차별 한다며 고소를 하고, 언론에 신고하여 불가피하게 인터뷰에 응하는 등 웃지 못할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외 사람에 대한 배신 등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최고 책임자로써 그들을 책망하기 보다는 저의 불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 해외 진출이나 한국의 기업들과 연계를 생각하신 적은 없으십니까?
답: TNB의 비즈니스 명성을 듣고 사우디,두바이, 터키,이란, 심지어 콩고에서까지 컨트랙(contract)이 왕국이나 외교부등의 채널을 통해 들어옵니다. 전세계 건축 코드가 미국코드를 따르기 때문이죠. 이런 어마어마한 시장을 진출하고자 한국의 기업들이 저희에게 가끔 컨택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컨소시엄에서 한국기업들은 약한것 같습니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그들의 방식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고, 중소기업은 힘이 없는 등 이런 약점때문에 무슬림의 리더들이나 중동의 왕족들과 커넥션이 있어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죠. 비즈니스가 숫자, 데이터로 움직이는 것에 동의하지만 그 이면에 경험들, 커넥션을 가진 TNB같은 기업을 잘 활용한다면 수많은 한국의 기업들이 성공할 수있는 기회는 물론이거니와 서로 윈윈(win-win)할 수있는 점이 분명히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문: 성공한 한인 기업인으로써 미국에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답: 자신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잘 지키고, 역사인식을 가지며 살 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인 밑에서 일하다 보면 자신이 더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주류의 사회로 나아가며 그들에게 동화되더라도 자기의 문화, 역사를 올바르게 모르면 오히려 무시당하기 쉽습니다. 자신의 굳건한 역사인식, 정체성을 바탕으로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어울릴 때 비로소 존경을 하고, 인정을 해줍니다. 세탁소를 10개 운영하는 모 선배님이 계셨는데, 자기 못한 백인이 오면 비굴한 웃음을 띄고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볼 때, 분명 그 백인보다 훨씬 비즈니스를 크게하고 더 훌륭한 분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무엇이 두렵냐고 반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저는 수많은 공화당,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도네이션 했습니다. 버지나아의 주상원인 `챕 피터슨`이 한인 커뮤니티에 나타나면 서로 사진 찍고, 악수하고 싶어하고 그걸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챕 피터슨`이 말하길 자신은 저, 장태영을 존경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비록 우리가 이민자로써 마이너리티에 살아가지만 스스로 자존감을 갖고, 스스로 존경하지 않으면서 남들에게 대우를 받고, 존경 받길 원한다면 그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리고 사우디가 한때 중동특수로 가장 잘 살았을 때가 있지만 사우디가 강한나라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돈 자체가 많았지만 의식이나 사회시스템이 강하지는 않았던 것이죠. 결코 돈이 다가 아닙니다. 페루에 십수년 전에 가보니 수도 리마에 잉카문명을 파괴한 `피사로`의 동상이 버젓이 서 있더군요. 지금은 물론 철거됐다고 들었습니다만, 그것은 우리 서울시청 앞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동상이 있는 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역사인식이 무감각해지고 자존감이 없다 보니 그런 일들이 있어도 그런가 보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태인들은 역사과목을 가장 중요시 생각하고, 왜 우리가 나라 없이 전세계를 떠돌아다녔는지를 교육시키며 공부하는 동기부여를 시킵니다. 우리도 여기서 자라는 2세 ,3세들에게 한글교육도 중요하겠지만 일제강점 36년이라는 치욕의 역사와 우리의 찬란했던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쳐야 이 나라에서 우리가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요즘와서 더욱 뼈져리게 느낍니다. (현장인터뷰 강효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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