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3일' 대구 연탄불고기 포장마차 골목의 '삼일야화(三日夜話)'

입력 2015-11-19 14:44   수정 2015-11-19 14:44

해가 뜨면 공구상가, 해가 지면 포장마차. 하루에 한 번 이루어지는 기묘한 변신 대구 북성로에서 함께 한 세 번의 밤. 그 맛있는 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다.

▲북성로 포장마차 (사진 = KBS)


밤이면 꽃피는 낭만, 북성로 포장마차

대구 북성로 공구골목은 70년대 산업화 시기 국내 거의 모든 공구가 모인다고 할 만큼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불황 탓에 한산하기만 하다. 공구상가들이 문을 닫는 오후 6시면 북성로 골목은 맛있는 변신을 시작한다. 연탄 내음이 북성로 골목에 조금씩 차오르면, 곳곳에 포진해 있던 14개의 포장마차가 하나 둘, 톡톡 피어난다.

북성로에 들어서는 대부분의 포장마차 메뉴는 연탄불고기와 우동 단 두 가지. 많이 가진 자도, 그 보다 좀 덜 가진 자도 단 두 가지 메뉴만을 선택할 수 있는 이곳에서는 밤새 사람 사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행복의 문을 여는 주문 (사진 = KBS)


행복의 문을 여는 주문

아내로, 엄마로 살아가며 자신을 잊고 있던 50대 김혜숙 씨 일행은 일주일 전 난생 처음으로 서울 여행을 다녀왔다. ‘한복을 입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누군가의 엉뚱한 장난에 속아 경복궁에는 발도 들이지 못했지만, 그때를 생각하며 소녀처럼 웃어 보인다. 자신만의 시간을 찾아 친구와 함께 맛있는 수다를 즐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훌훌 털어낸 마음이 가볍다고 겪어 온 인생사까지 가벼우랴! 푸짐하게 말아 낸 우동 한 그릇에는 뜨거운 맛, 매운 맛 다 본 인생의 희로애락이 우러나 있고, 지글지글 불맛 가득한 연탄 불고기에는 풍미 가득한 인생 철학들이 듬뿍 배어 있다.



▲365일 뜨끈한, 연탄불 인생 (사진 = KBS)


365일 뜨끈한, 연탄불 인생

북성로 골목의 연탄불은 퇴근할 때도 좀처럼 꺼지지 않는다. 연탄불고기 골목에서 연탄불은 생명과 같기 때문이다. 이 ‘생명불’을 23년째 묵묵히 지피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포장마차의 여주인 임성순 사장. 연탄불이 가족을 먹이고 입히는 ‘생명불’ 이었기에 그녀는 독한 연탄 연기도 고된 밤일도 이겨낼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아내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타오르는 연탄도 있다. 19년째 북성로에서 원조격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장호진 사장네 연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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