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우리銀 매각 또 '뒷전'‥"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김정필 부장

입력 2015-12-11 00:00   수정 2015-12-11 10:18



“정부·당국 의지가 있기는 한데 딱히 매각에 진전이 없다” (A금융 고위 관계자)

“금융수장 개각 하마평에 오르 내리고 내년 총선에다가, 헐값 매각 논란 방지장치 없어 의사결정기구 뒷전 일 수 밖에” (B 국회의원)

“실적은 나름의 선방, 인터넷은행·위비 등 직간접적 모멘텀 있지만 주가 흐름은 민영화의 난맥상을 반영한다” (C증권 리서치 센터장)

최근 이어지는 송년회에 동석한 정·관계, 금융권 인사 등과 한 해의 이슈를 안주삼아 나누던 이야기가 마무리 될 즈음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해 불현듯 테이블에 오른 언급들입니다.

궁금하기도 해서 “우리은행 매각 너무 잠잠하네요”라고 던진 질문에 너나 할 것 없이 ‘개각과 총선’, ‘뒷전’, ‘얽힌 실타래’, ‘주가’, ‘배임’, ‘긴 터널’ `의사결정기구의 동력 부재` 등의 문구가 이어지며 우리은행 매각의 난맥상을 대변했습니다.

당국이 우리은행 민영화를 시도한 것도 어느 덧 5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가운데 입시(入試)로 치자면, 재수·삼수생도 아닌 5수째로 장수생(長受生)도 이런 장수생이 없을 것입니다.

*중동 주요 국부펀드 지분 매입 타진 수면 아래로
얼마 전만 해도 해외 NDR(Non Deal Roadshow), 당국 고위급이 중동으로 날아가 주요 국부펀드와 논의에 나서는 등 급물살을 타는 가 싶었지만, 다시금 일언반구(一言半句)조차 없습니다.

팔려는 측과 살 의향이 있는 측 사이에는 늘 그렇듯 견해차가 있기 마련이지만 공적자금회수 마지노선인 1만3천원대의 가격, 지분 매입에 따른 메리트도 사려는 측이 탐탁치않아 한다는 후문마저도 들려오고, 여타 제반 이슈에 비해 관심도 떨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최근에 만난 금융권에 정통한 관료 출신 정치권 인사는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현재 정·관계 정황이 우리은행에 시선을 고정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말로 운을 뗀 이 인사는 “총선, 당내 역학구도 급변에, 개각도 있고 소를 키울 사람이 없는 격”이라고 정리했습니다.

*개각·총선 등 역학구도 영향 우선순위에서 밀려
말인 즉슨 우리은행 매각이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어도 한참 밀려 있는 후순위 중에도 후순위임을 직간접적으로 전한 셈이기도 합니다.

특히 개각의 경우 우리은행 매각의 중심인 경제팀 수장 교체 또는 유임, 교체가 되더라도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비중을 어느 정도 두고 있느냐에 따라 경우가 달라지게 된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전임 금융수장처럼 ‘직(職)’까지 걸은 것도 아닌 데, 사실 최우선 순위가 아닌 이슈를, 확실해 지기 전까지 무리수를 두지 않는 편이 낫다는 관료 사회 내부의 자조 섞인 분위기를 전한 이 언급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 매각이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든, 다시 특정 모멘텀을 근간으로 부각되는 등 방향이 설정될 것으로 관측하는 가운데 그 사이 주가가 한 몫 해줘야 한다는 견해들입니다.



*우리銀 주가 9천원 부근 강한 박스권 갇혀
금융지주·은행 담당 증권사 관계자들은 우리은행 주가가 너무도 강력한 9천원대 언저리 박스권에 갇힌 양, 좀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은 꽉 막힌 정치권의 역학구도 만큼이나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라고 지적합니다.

우리은행도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에 전행(全行)적인 드라이브를 걸며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 자산증대에 열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이후 순익 등 ROE와 순이자마진 등이 관건이라는 안팎의 주문으로 올해 3분기 현재까지는 순익 증가율이나 자산건전성 등에서도 어느 정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기에 이릅니다.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이어지는 거래일에서 우리은행 주가는 종가기준으로 1.74% 정도 올랐고 이를 전후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와 관련해서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1만150원까지 오르며 1만3천원대와의 갭을 줄이는 듯 싶기도 했습니다.

모멘텀이 좀 되려나 싶던 재료들은 국회의 `공전`으로 인터넷은행 관련법도 덩달아 궤를 같이하며 공회전을 했고 되레 불확실성만 키우며 어느새 주가는 다시 9천원대 초반 강한 박스권 하단 부근에 복귀했습니다.

*해외투자자 타진·인터넷銀 되레 불확실성만 키워
해외투자자 모색도, 주가도, 기업가치도, 인터넷은행 설립에 따른 기대감도, 매각의 방향타를 쥐고 있어야 할 경제·금융수장도 개각으로 어수선 한 상황에서 어느 것 하나 매각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개각, 총선, 매각 주체 부재 등도 상황을 꼬이게 하는 요인이지만, 정부와 당국 등 매각의 의사결정기구 이해 당사자들이 적극성을 띠게 하는 동인(動因)도 부족하기만 합니다.

*우리銀 매각 의사결정 기구 ‘좌고우면(左顧右眄)’
향후 헐값 논란, 배임 논란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민영화와 관련해 매각 의사결정기구를 ‘좌고우면(左顧右眄)’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해외 투자자들과 접촉을 통해 어찌됐건 지분매각 가능성 타진, 수요 조사 등에도 나서 보지만 이 역시 퀄러파이 비딩(Qualify Biding)인 지, 해외 쪽에 지분을 넘겨도 되는 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판단 자체 또한 현재로서는 모호하기만 합니다.

‘개각·총선’, ‘뒷전’, ‘주가’, ‘배임’, ‘난맥상’ 등의 문구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우리은행 매각이 답보상태에 빠지고 자연스레 뒷전이 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답답한 것은 조직구성원과 우리은행 자체로 국한할 수도 있겠지만 확대해 보면 금융권 전체, 국가경제에까지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조속한 매각을 위해 선택한 분리매각, 이후 경남·광주은행, 우투證 패키지 매각 등 계열을 떼어 팔았지만 은행 매각은 묘연하고 금융지주 반열에서 이탈해 경쟁 여건은 분명 이전과 같지 않습니다.



*지방銀·우투證 계열 매각 이후 경쟁여건 ‘힘에 부쳐’
사실상 차·포를 떼고 게임에 나서야 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타 증권 등 기업들과 제휴를 맺어보지만 아쉬운 상황에서 맺은 협약이 수익에 큰 도움이 되고, 계열사만큼의 시너지가 날리는 만무합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됐는 데도 수익을 크게 내지 못하는 현실, 금융업 자체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각 계열이 떨어져 나간 우리은행의 현 상황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힘에 부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은행 영업점의 한 직원은 “끝이 보이지도 않는 긴 터널에도 터널의 끝 부분에 다다르고 근접하게 되면 희미한 불빛이라도 보이기 마련인데 우리은행 매각은 그 터널의 끝이 너무나 긴 듯 하다”며 어려움을 에둘러 표현합니다.

“기업가치 견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매번 걸리는 각종 드라이브와 그 속도감, 캠페인에 지치고, 매각 기대감에 버텨보지만 매번 무산되는 게 반복되다 보니 어느새 내성이 생겨 무덤덤해지고 매각 이후에 대한 기대감도 접게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우리銀 구성원 사기저하‥고객대응·업무애로 `가중`
5번째 매각 작업, 매번 무산되는 과정 속에 적절한 투자와 보상 등이 여느 금융지주·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해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고객대응, 업무에 대한 애로 등이 반복 누적되는 셈입니다.

여타 시중은행, 국책은행들도 답보상태의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해 금융권 전체의 발전, 경제에 대한 기여를 감안할 때 안타깝다는 반응입니다.

한 국책은행 부행장은 “우리은행 만큼 기업금융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고 잘하는 은행도 드물다”며 “금융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를 보더라도 100년이나 된 자산이고 조속한 매각을 통해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키워야 하는 데”라며 경쟁사이기 이전에 오랜 역사를 가진 은행이 한 걸음더 나아가지 못하는 안쓰러운 상황을 바라봐야 하는 심경을 전합니다.

딱히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고 처방전을 내놓는 주체가 없는 데다 , 의사결정기구 조차 의지가 크지 않아 보이기만 하는 상황에서, 개각과 내년 총선, 1만원대의 벽에 번번히 부딪히며 미끄러지는 주가 등 민영화를 둘러싼 안팎의 여건들은 우리은행 매각의 앞날을 가늠키 어렵게 하는 요인들입니다.

보통 답답한 흐름,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주변에서는 위로와 용기를 북돋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고 어둡고 긴 터널에도 그 끝은 있기 마련이다“

*“우리銀 매각, 끝이 보이지 않는 너무나 긴 터널”
하지만 우리은행 매각이라는 긴 터널은 앞서 우리은행 현장 영업점 창구 구성원의 말 처럼 과연 그 끝이 있기는 한 것인 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앞도 뒤도 가늠키 어려운 터널 등 캄캄한 공간에 너무 오래 있다 보면 내성이 생기기 마련이고, 빛에 너무 민감해져 밝은 곳으로 나와도 되레 보이지 않는 일종의 장애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터널 밖으로 나오기가 무섭게 급 커브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고 급경사 길이 될 수 있어 사고의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장애는 중장기 경영이 필수인 기업, 금융사에게 너무나 큰 핸디캡일 수 밖에 없습니다.

터널을 빠져 나오기 직전 당연히 속도를 줄여야 하지만, 우리은행 역시 조직내 역학구도와 은행권·금융지주들과의 경쟁구도, 금융개혁 등의 영향으로 가속 페달에 가하는 힘을 선뜻 줄이기가 녹록치 않습니다.

긴 터널의 끝에 다다를 무렵, 어슴푸레 비치는 한 줄기 빛 조차 우리은행에 요원하고, 오히려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예측 가능한 매각 추진과 세부 정책,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등이 요구되는 또 다른 이유가 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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