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폭설에도 산행 감행, 안전불감증이 결국 화 불렀다

입력 2015-12-18 01:42  



덕유산 폭설에도 산행 감행, 안전불감증이 결국 화 불렀다



폭설이 내린 덕유산 산행에 나선 산악회원 27명이 조난 12시간 만에 구조됐지만, 이중 1명이 끝내 사망했다.


부산의 모 산악회 소속인 조난자 27명은 지난 16일 오전 11시께 거창군 고제면 신풍령휴게소에 도착해 겨울 덕유산 산행에 나섰지만, 아침부터 내린 눈 탓에 해발 1천300m 지봉 헬기장에서 발이 묶였다.


이들은 횡경재를 거쳐 북상면 송계사로 향하는 코스로 올랐지만 오후로 접어들면서 허리까지 눈이 쌓여 어디가 길인지 어디가 절벽인지 알 수 없게 되자 오후 6시9분 119구조대에 휴대전화로 조난신고를 했다.


당시 산악회원 중 4~5명은 탈진증상을 보였고 한 명은 저체온증상까지 호소하고 있어 시급한 상황이었다.


산악회원들은 장작을 모아 불을 지폈지만 제대로 타지 않자,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서로를 끌어안고 구조대를 기다렸다.


거창소방서 소속 구조대원 29명이 어둠 속에서 떨고 있던 조난자들을 발견한 것은 조난신고를 받은지 4시간이 지난 오후 10시 40분. 구조대원들은 곧바로 저체온증 증상을 보이는 조난자에게 담요를 덮고 준비해 간 따뜻한 물을 주는 등 능숙하게 구조작업을 벌였다.


정택근(41) 소방장은 저체온증상으로 의식을 잃은 김씨(56·여)를 동료들과 서로 번갈아 업고 하산했다.


하지만 가파른데다 주변이 워낙 어둡고 허리까지 쌓인 눈 때문에 쉽게 내려오지 못했다.


다음날인 17일 오전 3시15분께 조난자 가운데 5명이 하산한 것을 시작으로 6시5분까지 전원을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어둠과 추위 속에서 눈을 뚫고 전원 산을 내려오기까지 7시간 반이 걸렸다.


하지만 김씨는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끝내 숨졌고, 3명은 탈진 등으로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이번 조난사고의 원인은 ‘안전불감증’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산행 첫날 덕유산 지역에 눈이 내렸는데도 일기예보 등 겨울산행을 위한 중요한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산행에 나선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방한옷 등 추위에 대비한 충분한 장비도 갖추지 않았고,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가 `이곳은 산행에 많은 시간이 걸려 오전 11시 이후에는 입산을 통제한다`는 내용을 적어 등산로 입구에 설치했지만 이조차 보지 못했다.


특히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16일 대설주의보로 입산을 통제했지만 이들은 이런 사실도 모른채 산행에 올랐다.


거창소방서 이종은 구조구급계장은 "이번 조난사고는 갑자기 내린 눈 때문에 발생했지만 일기예보 등 산행을 위한 사전 정보를 숙지하지 않았고, 회원 개개인의 체력 등 기본 상황을 판단하지 않고 산행에 나선게 더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눈 덮인 겨울산에 대한 환상만으로 무작정 산을 오르는 것은 금물이다"고 충고했다.




덕유산 폭설에도 산행 감행, 안전불감증이 결국 화 불렀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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