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머니', 한국 엔터업체 최대주주 잇단 등극

입력 2016-01-26 06:34   수정 2016-01-26 14:42



중국 자본이 잇달아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분 투자를 넘어 최대 주주라는점은 차이나머니의 공격성을 도드라지게 한다.

◆ 부분 투자 이어 최대 주주로

26일 증권업계와 연예계에 따르면 김현주, 이미연 등이 소속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25일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북경화이가신정합영소고문집단고분유한공사(화이자신)를 대상으로 214억5천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화이자신은 자본금 854억원(지난해 6월말 기준)에 달하는 중국 최대 오프라인 마케팅 전문기업으로 증자대금 납입을 마치면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의 최대주주가 된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송곳` 등을 제작하는 등 매니지먼트와 함께 제작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에 앞서 드라마 `프로듀사`, `올인`, `주몽` 등을 제작한 초록뱀미디어는 이미 2014년 말 차이나머니의 손안에 들어갔다.

당시 중국의 주나인터내셔널이 `고작` 120억 원에 초록뱀미디어의 경영권을 인수했는데, 지난해 11월에는 다시 중국 DMG그룹으로 최대 주주가 변경됐다.

DMG그룹은 초록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50억원을 투입, 최대주주가 됐다. DMG의 지분율은 25.92%다.

초록뱀미디어는 이 상태에서 지난해 12월 국내 제작사의 대표 브랜드인 김종학프로덕션과 방송인 남희석·김신영이 소속된 A9미디어, 모델에이전시 파워엠이엔티를 보유한 SH엔터테인먼트그룹을 인수했다.

즉 이들 회사 모두가 차이나머니의 손안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또 지난해 6월에는 중국 쑤닝유니버셜미디어가 애니메이션 `넛잡`의 제작사 레드로버를 350억원 규모에 인수했다.

차이나머니가 부분 투자로 참여하는 경우는 훨씬 더 많다.

중국 화처(華策·화책)미디어그룹은 2014년 10월 영화 `신세계`,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등을 히트시킨 영화 투자배급사 뉴(NEW)에 535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이 두 회사는 지난해 10월에는 중국에 합자법인 화처허신(華策合新·화책합신) 출범식을 열기도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중국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 소후닷컴이 한류스타 배용준,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의 2대 주주가 됐다.

이와 함께 K팝의 세계적인 인기를 타고 차이나머니가 최근 잇따라 가요 기획사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 "중국시장 진출·글로벌 콘텐츠 제작 기회" vs "자본잠식·한류 노하우 유출 우려"

현재 상황에서 중국 자본은 자금난에 처하거나 시장 확대를 꾀하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반가운 단비가 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엔터 회사들로서는 필요한 자금을 투자 받아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중국의 투자를 받는 대가로 한류의 제작 노하우와 인력만 유출되고 결국에는 중국의 하청을 받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국내 제작사들의 환경이 열악한 게 사실이다. 특히 일본 시장이 닫히고 중국 시장 진출도 녹록지 않으면서 고사 상태에 빠진 곳들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으로부터 투자도 받고 그들의 손을 잡고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누군들 흔들리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 중국 돈을 받은 기업들의 경영권 문제는 표면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다"며 "경영권을 잘 방어하고, 중국 돈을 질 좋은 한류 콘텐츠 제작을 위해 활용하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중국 자본에 대해 우려했던 것은 (국내)자본 잠식 부분과 `메이드 인 차이나` 드라마 만드는데 한류의 역량이 쓰이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었다"며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걱정했던 상황은 아직은 발생하지 않는 것 같다. 자본을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영국 제작사들이 미국 자본을 받아 쓰면서도 영국 색깔이 살아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듯이, 우리도 중국 자본을 받았다고 해서 중국 드라마 만드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신 그 자본을 잘 활용해서 더 큰 드라마 만들 수 있다. 그동안은 돈이 없어서 도전하지 못했던 사이즈나 소재의 콘텐를 제작해글로벌 시장에 통할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다. 잘만 활용하면 한국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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