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TO. 순정을 잊은 그대에게 (영화 '순정')

입력 2016-01-30 07:01  

[김민서 기자] 영화 `순정`, 잊고 있던 순정이 소나기처럼 내린다.





영화 `순정`이 26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순정`은 애틋한 첫사랑과 첫우정을 담은 감성 드라마.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전해진 한 통의 편지는 23년 전의 기억을 되살린다.



이 영화는 소설 `소나기`를 떠올리게 한다. 우직한 시골 소년의 애틋한 첫사랑 이야기는 가랑비처럼 차분히 가슴에 내려 앉는다. 마치 책장을 넘기듯 흐르는 이야기의 구조는 서정성을 가득 담아내기에 적합했다.



전라남도 고흥의 한 섬 마을. 산돌, 개덕, 길자, 수옥, 범실은 언제나 함께 모여 웃고, 떠들고, 싸워댄다. 다리가 불편한 수옥(김소현)을 위해 아이들은 매일같이 등을 내어주면서도 그 흔한 불평 한 마디 없다. 무뚝뚝한 범실(도경수)에게 수옥은 애틋한 첫사랑. 그래서 범실의 시선은 언제나 수옥을 향해있다. 말보단 행동으로, 수옥의 바람을 이루어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어딘가 어설퍼서 더욱 첫사랑 같다.


여기에 넉살 좋은 개덕(이다윗)과 말괄량이 길자(주다영), 어른스러운 산돌(연준석), 그리고 조용하지만 당찬 수옥과 무뚝뚝한 범실까지. 어린 시절, 흔히 볼 수 있던 성격들이 한 데 모여 자연스러운 웃음을 이끌어낸다. 그러나 마냥 행복하게만 그려내진 않았기에 더욱 현실적이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진행된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어른이 되어버린 다섯 아이들의 추억을 차례차례 끄집어낸다. 캔자스, 아하 등 익숙한 팝가수의 노래부터, 무한궤도의 `여름이야기`,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등 1991년을 풍미했던 대중가요들까지. 올드팝과 대중가요의 적절한 삽입은 영화의 몰입도를 배가시키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추억을 환기시키는 음악들, 여기에 전남 고흥의 아름다운 배경이 어우러져 `순정`만의 감성을 담아냈다. 뿐만 아니라 1991년이라는 배경에 맞는 디테일한 소품의 구성까지, 영화 `순정`을 연출한 이은희 감독의 감성과 섬세함이 곳곳에 묻어있다. 전반부의 전개가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은 있으나, 후반부로 치고 올라가는 서사적 구조를 감안하면 아쉬움은 상쇄된다.





이은희 감독의 첫 장편 영화, 그리고 배우 도경수의 첫 스크린 주연작. 이번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단연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특히 도경수는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돌`의 범주에서 한 발 빠져나와, 배우 도경수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엑소의 멤버로도 활동 중인 도경수는 그동안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영화 `카트` 등을 통해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첫 스크린 주연작인 만큼 우려도 있었지만, 도경수는 특유의 섬세하고 깊은 감성을 잘 표현해냈다.



영화 `순정`에는 과장되지 않은 잔잔한 감성이 스며들어 있다. 별명은 추억이 되어버리고, 더 이상 이유 없는 우정이 존재하지 않는 나이가 되어버린 어른들에게 이 영화는 특별한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희미해진 첫사랑 그리고 첫우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순정`, 삭막해진 마음을 위로하기에 제격이다. 2월 24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사진=리틀빅픽쳐스)


mi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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