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빅5` 자리를 유지했다.
도요타 등 세계 1~3위 업체의 판매량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늘어 올해도 악조건에서 선방이 기대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상위 5개 업체의 전체 판매량은 4,643만대로 전년(4,676만대)에 비해 33만대(-0.7%) 줄었다.
지난해 판매 순위는 도요타가 1,015만대로 1위를 차지했고 폭스바겐(993만대), GM(984만대), 르노닛산(849만대), 현대·기아차(802만대)가 뒤를 이었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GM은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0.8%, 2.1%, 0.8%가 줄었지만 현대·기아차와 르노닛산은 0.2% 증가했다.
업계 수위인 도요타는 지난해 주요 업체 중 유일하게 1천만대를 넘겼지만 텃밭인 일본과 동남아 시장 부진과 친환경차 시장 축소 등으로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13만대 감소했다.
빅5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체는 폭스바겐이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상반기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를 차지했지만 하반기 디젤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2014년보다 판매가 21만대 줄었다.
이로 인해 2014년 1천만대 고지를 밟은 지 1년 만에 다시 1천만대 이하로 내려앉았다.
3위인 GM 역시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 부진으로 984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글로벌 톱3 메이커들의 판매 감소는 신흥국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 게 가장 큰 요인이었다.
경제상황 악화, 통화가치 하락, 원자재가격 급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 내 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이전까지 매년 두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던 중국의 자동차 판매증가율이 8.3%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에서는 저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운 토종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가열되면서 글로벌 상위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현대·기아차와 르노닛산은 지난해 판매량을 소폭이나마 늘리며 선방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 2014년보다 2만대 증가한 802만대를 팔았다.
이는 신흥시장과 중국의 침체, 엔화·유로화 약세를 앞세운 일본과 독일 경쟁업체들의 공세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뤄낸 실적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그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글로벌 생산망 구축, 현지 전략 차종 출시, 품질 경영, 스포츠 마케팅 등이 글로벌 브랜드 파워와 제품 인지도를 높여 지난해 위기 상황에서 힘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