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스카이스캐너가 유럽1위 여행가격 검색엔진이 된 비결'

입력 2016-02-12 14:50   수정 2016-06-0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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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셰필드=김기태 통신원] 유럽 제일의 항공편 검색 엔진인 스카이스캐너는 지난 1월 2,200억 원 규모의 주요 펀딩에 성공하며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를 기반으로 한 스카이스캐너(Skyscanner)는 과거 이미 스코티쉬 에퀴티 파트너스 (Scottish Equity Partners: SEP)와 실리콘 밸리 벤처 캐피탈인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로 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SEP는 2008년 약 40억 원 규모를 투자하여 스카이스캐너의 지분을 상당수 인수했고, 세쿼이아 캐피탈은 쿠팡과 지난해 10월 한국계 스타트업인 ‘데일리 호텔’에 투자한 사실이 한국에도 굉장히 잘 알려져 있다.


ⓒ Skyscanner (2016)

SEP와 세쿼이아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이후 올해 초 스카이스캐너는 약 2,200억 원 규모 (£128m) 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에 새롭게 투자를 한 파트너들로는 영국의 주요 투자 관리사인 아르테미스(Artemis)사, 스코틀랜드 연금 자산운용책임자인 베릴리 길포드 (Balillie Gifford), 말레이시아 정부 국부 펀드의 카자나 나시오날 베르하드 (Khazanah Nasional Berhad), 런던 기반의 사모펀드 회사 비트루비안 파트너스(Vitruvian Partners)와 야후 재팬 (Yahoo Japan)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다

스카이스캐너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총 1조 2천억 원 규모의 스타트업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스카이스캐너는 더 넓은 분야로 확장하며 약 600조 원 가량의 세계 온라인 여행 관련 시장 점유율을 높일 예정이다.

스카이스캐너는 대체 어떤 회사인가?

오늘 소개할 영국의 스타트업은 ‘스카이스캐너 (Skyscanner)’라는 기업으로 전 세계 여행 가격비교 검색 엔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항공편은 물론이거니와 호텔과 자동차 렌트까지 비교 검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경쟁사인 오카도(Ocado)나 다른 검색 엔진과는 달리 스카이스캐너는 독보적인 기술로 소비자와 기업들을 직접 연결해주는 점에서 차별성을 두고 있다.


ⓒ Telegraph(2013) - 스카이스캐너의 공동창업자 및 CEO 가레스 윌리엄스 (Gareth Williams) Gareth Williams - CEO 겸 공동 창업자

스카이스캐너의 창업자인 가레스 윌리엄스는 저렴한 항공편을 찾다가 답답함을 느꼈고 이를 계기로 2001년 친구인 배리 스미스, 보나미 그림스와 함께 스타이스캐너를 창업했다.

그는 짧은 여가 시간 동안에 체스를 하고, 예술을 사랑하며 조각과 그림을 즐긴다. 실제로 회의에서도 스케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특히 그는 여행 갈 때 펜과 종이를 항상 잊지 않는다. 전자 기기에는 끄적거리는 맛이 없기 때문이다.

가레스는 이렇게 아날로그적인 것을 즐기지만 청소년 시절부터 유명한 컴퓨터 광이었다. 코드에 대한 열망으로 그는 후에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수학 및 컴퓨터를 전공했다.

우연이었는지 필연이었는지 대학교 수업 첫날에 배리와 보나미를 만났고 이 셋은 우정을 키우며 훗날 스카이스캐너를 만들게 됐다.

가레스는 전 세계 모든 상용 항공편의 가격을 수집하고 분석하고 비교하는 단 하나의 올인원 웹사이트에 대한 야심찬 꿈이 있었다. 이 아이디어는 단순한 엑셀 시트 한 장 위에서부터 시작됐다.

입소문을 타고 사업이 성장하면서 매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스카이스캐너를 이용했고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2016년 현재 30개가 넘는 언어와 70개 이상의 통화를 사용하여 항공편 결제가 가능하다. 또한 2016년 현재 스카이스캐너 앱은 4천만 번이 넘게 다운로드됐다.

스카이스캐너는 어떻게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었나?

"글로벌 하지만 로컬하다."

스카이스캐너의 이사 코넬리아 슐즈는 스카이스캐너의 현지화(Localisation)를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 Dailymail UK(2013) - 존 에프 케네디(John F. Kennedy)의 1963년 베를린 연설 현장 사진

존 에프 케네디 (John F. Kennedy)의 역사적인 1963년 베를린 연설은 “Ich bin ein Berliner”로 시작했다. “나는 한 명의 베를린 사람이다.”라는 독일어 문장이다. 존 에프 케네디는 독일인도, 독일어 전문가도 아니었지만 이 간단한 한 문장으로 독일인들에게 잊지 못할 연설을 선물했다.

이처럼 정치 분야 이외에도 현지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렸다. 시장에는 이미 현지화가 잘 돼있는 기업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스카이스캐너는 현지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스카이스캐너는 소비자들이 30개가 넘는 언어와 70개 이상의 통화를 사용하여 항공편을 예매할 수 있게 하였지만 이는 단순 번역이 아니었다. 웹사이트 직역만으론 성공적인 현지화를 이룰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에 따라 현지화 전문가들을 고용했고 구글 애드워즈를 사용할 때에도 정성을 기울여서 마케팅을 진행했다. 또한 미묘한 번역 실수 및 뉘앙스 차이에도 공을 들였다.

예를 들어 스카이스캐너의 중국 웹사이트에서는 중국어로 아시아의 문란한 여자라는 뜻(亞아 騷사우)과 같은 발음인 사모아의 아사우(Asau)를 다른 중국어 단어로 번역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 웹사이트에서는 픽업 공항(Pick-up Airport)와 드롭 오프 공항(Drop-off Airport) 대신에 출발지와 도착지로 번역했다.

이렇듯 스카이스캐너는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소비자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가장 글로벌하지만 가장 현지화된 플랫폼을 만들어내기 위해 힘썼다.

현지화의 필요성은 스카이스캐너 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에서 볼 수 있다.

한국의 대표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테크/스타트업 미디어인 비석세스(beSUCCESS)는 지난 2012년 XG벤처스 공동 창업자인 데이빗 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실리콘 밸리의 한국계 미국인 VC(벤쳐 투자자)인 데이빗리는 6년간 구글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관련된 모든 일을 도맡아 해냈다. 구글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각 국가가 가진 고유의 문법, 사회/문화적 맥락(Context) 등에 따라 검색 알고리즘을 다르게 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 Bloomberg Business (2016) - 엑스쥐 벤쳐스 (XG Ventures) 공동창업자 데이빗 리 (David Lee)

그는 스타트업도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현지 사용자들의 관점에서 재검토해봐야 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고려할 때 제품이나 서비스가 처하게 될 현지 환경과 해외 시장의 현지 사용자 환경에 맞춘 현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스카이스캐너는 에든버러에 본사를 갖고 있지만 더 성공적인 현지화를 위해 영국, 싱가포르, 베이징, 선전, 마이애미, 바르셀로나, 소피아 및 부다페스트 등 세계 전역에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아시아 태평양에 맞춘 현지화 및 시장을 타겟하기 위해 싱가포르 사무소를 열었다. 이미 유럽 제일의 항공편 검색 엔진이 됐음에도 사용자의 편의에 맞춘 지속적인 현지화가 곧 스카이스캐너의 성공의 열쇠인 셈이다.

스카이스캐너는 이번 투자 투자를 계기로 이제 항공편 뿐만 아니라 호텔 및 렌터카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더 많은 국가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온라인 여행시장에서 스카이스캐너의 서비스가 얼마나 더 좋아질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기태 / 영국 통신원 start.ted.kim@gmail.com

*상기 기사는 당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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