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vs 편의점, 커피 원두 원가 알아보니 '충격'

입력 2016-02-15 07:06   수정 2016-02-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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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원대 편의점 커피부터 4천~5천원에 이르는 전문점 커피까지, 국내 원두커피 시장이 바야흐로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가격대의 커피를 바라보는 소비자는 혼란스럽기만하다.

과연 가격이 네 배 비싼 커피는 품질과 맛도 4배 좋은 것일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로스팅(커피 원두를 볶는 과정) 기술의 격차 등을 감안해야 하지만, 원두 자체의 원가는 커피 한 잔에 500원을 넘기 힘든 구조다.

결국 나머지 가격 차이는 모두 업체별로 다른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등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 편의점 "콜롬비아 등 최상급 원두 써도 1잔 원가 400~500원"

15일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고급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다.

아울러 1971년 설립 이후 40여년간 1천명이 넘는 원두 감별 전문가들이 세계 각지의 원두를 다양한 비율로 섞어(블렌딩) 테스트하며 높은 원두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급 원두를 사용한다"는 주장은 커피 가격이 스타벅스의 4분의 1 수준인 편의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카페 겟(Cafe GET)`이라는 원두커피 자체브랜드(PB)를 선보인 씨유(CU)의 경우, 12온스(약 340g) 아메리카노 한 잔을 1,200원에 팔고 있다.

이는 비슷한 용량(355㎖ 톨사이즈)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4,100원)보다 2,900원이나 싸다.

씨유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카페 겟` 원두로는 세계 최고 원두산지로 분류되는 콜롬비아(70%)와 탄자니아 원두(30%)만이 사용된다.

더구나 두 산지의 커피 중에서도 최상급만 엄선된다.

콜롬비아는 최상위 등급인 `수프리모`와 바로 아래 단계인 `엑셀소` 이외 원두는 아예 수출하지 않기로 유명하고, 탄자니아산 원두의 경우 BGF리테일 상품개발팀이 50여개 농장으로부터 샘플을 받아 시음한 뒤 최상위 `AA` 등급만 선별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원두로 만든 `카페 겟` 커피 한 잔 가격에서 원두 원가( 로스팅·물류 비용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수준이다.

1,200원짜리 아메리카노에서 360~480원 정도만 원두 자체와 관련된 값이라는 얘기다.

역시 1천~1,200원대 원두 드립커피(`세븐카페`)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세븐일레븐 관계자도 "컵 등 부자재 비용까지 모두 포함해도 커피 자체의 원가는 400원 안팎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원두 커피는 편의점 품목 가운데 이익률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아메리카노 보통 크기 한 잔에 많아야 400~500원 수준인 원두 원가는 커피전문점들에서도 큰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편의점과 커피전문점에 모두 로스팅까지 마친 원두를 납품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요구하는 향과 맛을 내기 위해 따로 로스팅해서 원두를 공급할 뿐, 편의점 납품 원두 가격과 커피전문점 납품 원두 가격에 별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두·블렌딩·로스팅 등의 비용을 모두 포함해도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 잔의 원가는 일반적으로 판매가의 5~10% 이하"라며 "더구나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 양이 10~12g으로 매우 소량이기 때문에, 로스팅 기술이나 비용 등의 차이를 인정한다해도 한 잔당 원가 차이는 많아야 100~200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스타벅스 등 "인테리어 등 서비스 질, 풍미 다르다"

이처럼 원가에 거의 차이가 없음에도 원두커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은, 임대료와 인테리어, 인건비 등 매장 관리와 관련된 비용이 업체마다 크게 다르기때문이라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적 분석이다.

쉽게 말해 스타벅스 같은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시내 요지에 대형 매장을 운영하며 수 십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비싼 인테리어를 갖춰야 하지만, 편의점은 기존 점포의 인력과 공간을 그대로 쓰면서 커피머신(기계)만 갖추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싼 값에 커피를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기존 대형 커피전문점들에 비해 큰 점포나 화려한 인테리어에 집착하지 않는 `빽다방`이 1,500원에 아메리카노를 내놓을 수 있는 배경도 비슷하다.

스타벅스 관계자도 "스타벅스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없고 4대 보험과 조식 쿠폰, 택시비 등이 지원되는 정직원만 있다"며 "또 각 매장마다 인테리어 콘셉이 모두 다르고, 책상 하나를 설치하더라도 그 지역과의 `동화(로컬라이제이션)`에 신경을 쓸만큼 인테리어에 공을 들인다"며 `차별화한 서비스를 위한 비용` 부분을 강조했다.

와이파이(무선인터넷) 서비스 하나도 단순히 공유기를 통해 제공하는 게 아니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자체 콘덴서를 갖췄다고 스타벅스 측은 덧붙였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2014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연간 임차료(100% 직영·971억원)와 인건비(883억원)가 각각 매출(6,171억원)의 16%, 14%에 이를 정도이다.

아울러 스타벅스 등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원두 값은 비슷할지라도, 앞선 블렌딩·로스팅 기술과 노하우로 독특하고 풍부한 맛과 향을 선보이는만큼 더 값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주장도 비싼 가격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원두 원가(400~500원)의 8배가 넘는 가격은 도가 지나친 것이라는 지적도 여전히 많다.

지난달 20일 소비자시민모임이 발표한 13개국 주요 도시 현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의 국내 가격은 4,100원으로 13개 나라 가운데 두 번째로 비쌌다.

이웃 일본(4위·3,475원)보다 18%, 미국(12위·2,821원)보다 45%나 높은 수준이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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