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맞수 장홍 압도하며 500미터 금메달 쾌거, 빙속 여제 재확인

입력 2016-02-1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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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대한빙상연맹

40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 결판 나는 긴장되는 얼음판이었지만 정작 이상화는 긴장하지 않은 듯했다. 빙속 여제의 여유가 느껴지는 마지막 레이스였다.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여왕 이상화가 한국 시각으로 14일 오전 1시 러시아 콜롬나에 있는 스피드 스케이팅 센터에서 벌어진 2016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500미터 종목에서 1, 2차 합계 기록 74초 851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에 이어 이듬해인 2013년까지 2연패를 기록했던 빙속 여제 이상화는 이후 2년간 이 대회에서 높은 시상대에 올라서지 못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다시 스케이트 날을 갈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특히, 최근 이상화에게 가장 좋은 라이벌로 떠오른 중국의 장홍을 완벽하게 물리치고 이룬 기록이어서 그 기쁨은 더욱 컸다.

1차 레이스 마지막 12조 인 코스에 선 이상화는 중국의 장홍과 실력을 겨뤘는데 시작 후 100미터까지의 랩 타임부터 0.18초 앞서나가며 우승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려주었다. 그리고 아웃 코스로 나가서 37초 4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나란히 뛴 장홍의 기록은 38초 78이었기 때문에 0.36초라는 큰 차이가 벌어지고 말았다.

이어 열린 2차 레이스에 자신이 좋아한다는 아웃 코스에 선 이상화의 얼굴에서는 더 든든한 자신감이 보였다. 여기서도 100미터까지의 랩 타임을 1차 시기와 똑같이 10초 29로 끊었다. 그녀가 왜 아웃 코스 스타트를 좋아하는가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장홍과의 격차는 1차 시기에 비해 더 크게 벌어졌다. 0.27초 차이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초반 100미터 이상 허리를 90도 가량 숙여서 낮은 자세로 질주하는 이상화의 유연하면서도 폭발력 넘치는 스케이팅 동작이 비결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이상화는 2차 시기까지 37초 43을 끊었다. 1차 시기에 비해 0.01초 늦게 들어온 것이기에 합계 기록은 더욱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장홍은 2차 시기에서 벌어진 이상화와의 격차 때문에 합계 75초 688의 기록으로 3위까지 밀려났다. 최종 순위 2위는 미국의 브리트니 보(75초 663)가 차지했다.

이로써 이상화는 2012~2013년 2연패의 영광에 이어 2016년에 다시 절정의 스피드를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빛 레이스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2016년 ISU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500미터 최종 기록(러시아, 콜롬나)

금메달 : 이상화(한국) 합계 74초 851(1차 37초 42, 2차 37초 43)
은메달 : 브리트니 보(미국) 합계 75초 663(1차 37초 92, 2차 37초 74)
동메달 : 장홍(중국) 합계 75초 688(1차 37초 78, 2차 37초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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