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1.5% 수준으로 8개월째 동결됐다.
한은은 오늘(16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본관 회의실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2014년 8월과 10월, 지난해 3월과 6월에 각 0.25%포인트씩 내린 이후 8개월째 연 1.5% 수준에 머물게 됐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경기회복세가 부진하지만 흔들리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이어가고 연초부터 소비 절벽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로 국내 경기가 부진하지만 이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엔 국내외 금융시장의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며 시중에 자금을 풀었지만 국내 경기는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늘어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방침을 시사하자 국내 금융시장에선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추가 금리 인하가 효과 없이 `버블(거품)`만 키울 것이란 반론도 강하게 제기돼 왔다.
최근 중국 경기의 경착륙 우려에 이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급등락을 거듭하는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경기만을 의식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이 가속화해 시장의 불안감만 부추길 공산이 크다.
따라서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금융시장 안정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부진한 경기 상황 때문에 갈수록 커지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가 한은의 고민거리로 남게 됐다.
앞으로 국내경기의 부진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한은은 올 4월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 밑으로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시장에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날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있었는지, 이주열 총재가 금통위 직후 개최하는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를 보면 향후 한은의 대응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발표로 글로벌 환율 전쟁이 재점화됐고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이 커졌으므로 한은도 경기방어를 위한 통화정책이 필요한 시기"라며 "소수의견이 나올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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