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것도 마땅찮고"‥산은, 자회사 매각 '뒷전'

조연 기자

입력 2016-02-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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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업은행은 116개에 달하는 비금융 자회사를 3년내에 매각하기로 하고 전담부서도 신설했습니다.

하지만 실무선에선 팔 것도 마땅찮고 팔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전시 행정의 한계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당국은 지난해말 산업은행의 비금융 자회사 매각을 통해 `자금 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정책자금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산업은행은 2018년까지 116개 비금융 자회사를 팔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이를 전담할 투자관리실도 올초 신설했습니다.

하지만 조직 개편을 단행한지 한 달이 넘도록 업무이관 조차 이뤄지지 않은 실정입니다.

<인터뷰>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관계자
"(현재 관련 회사들은) 다른 부서에서 갖고 있다. 1분기 지나서 관리권이 넘어오게되면 따져보려고 한다. 내부 절차도 남아있어, 빠르면 4월 넘어올 것으로 본다. "

먼저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주도할 출자회사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위원회에서 관리대상 기업을 선정해야, 매각 원칙이나 기준 등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산은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9명의 위원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위원회가 꾸려진다 하더라도, 팔 수 있는 대상이 마땅치 않습니다.

상당수가 중소벤처기업·비상장사이거나 기업 구조조정을 겪고 있고, 시장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기업은 결국 한국한공우주산업(KAI) 뿐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산은은 "주요 업무계획으로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내세운 만큼 무엇이든 팔긴 팔아야 한다"며 일단 KAI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입니다.

가장 유력한 매각 방식은 갖고 있는 지분(26.75%)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M&A로 주인 찾아주기.

그런데 연초 공동매각 제한 해제와 동시에 인수 유력후보였던 한화테크윈이 보유 지분 중 절반을 시장에 내놓았고, 두산 역시 서둘러 블록딜에 나서면서, 업계는 당분간 매수자를 찾기 힘들 것으로 분석합니다.

<인터뷰> M&A 업계 관계자
"살 회사(유력 매수후보)들이 다 내놓는 상황..산업은행이 내놓았을 때 누가 살 수 있겠느냐.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의 상황과 매수자를 고려하지 않고 금융당국의 관심 여부에 따라 진척되고 있다며, 현실성 없는 전형적인 관주도형 M&A의 한계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새롭게 취임한 이동걸 회장은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당시 M&A 업무 경험을 강조하고 있어 비금융 자회사 매각 성공 여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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