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0] '사면초가'유럽중앙銀…추가 부양카드 있나

입력 2016-02-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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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라인 10]
집중 조명
출연 : 유승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


Q.유로존 은행들이 흔들리는 배경은 무엇인가?
ECB가 경기 자극과 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양적 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부작용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일반 은행들의 수익 모델은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 즉 예대 마진에 의존합니다. 제로 금리 때만 해도 유럽 은행들은, 기업과 개인이 대출 받기를 주저하여 발생한 여유 자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하거나 안전한 장기 국채에 투자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4년 6월부터 ECB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그러니까, ECB는 일반은행의 여유 자금인 중앙은행 예치금(초과지준금)에 대해서 보관료를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대규모 양적 완화를 위해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함에 따라 국채 가격이 크게 높아져서 채권 수익률마저 최근 들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출을 독려하기 위해서 여유자금에 보관료를 책정하는 것이지만 은행은 수익을 올릴 만한 대출처와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 은행 수익률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이지요.
기준 금리 등이 마이너스 상황에서 은행이 수익을 내려면 예금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책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일반 고객들은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보관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가 장기간 계속 될 때에는 은행 위기라는 큰 부작용에 낳을 수 있습니다.

Q.유로존 은행 위기가 주변국으로 전이될 가능성, 어떻게 보시나?
ECB가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하겠다는 것은 ECB가 은행의 부실을 직접 떠 안겠다는 것입니다. 즉 ECB가 이탈리아 은행이 가지고 있는 `돌려받을 가능성이 희박한 대출 채권`을 현금과 바꿔주겠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결국 ECB가 이탈리아 은행에 직접 현금을 투입하여 자본을 확충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채권 비중은 총 대출의 17.7%에 이른다고 한다. ECB의 부실채권 매입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탈리아 은행이 견실해지는 것은 분명하며, 이탈리아 은행의 파산에 따른 위기 발발 가능성을 사전에 제거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조치는 ECB가 이탈리아로 부를 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독일 등 핵심국들이 동의할지는 의문입니다. 만약 이러한 조치(부실채권 매입)가 없다면 이탈리아 은행이 도산하여 유로존 위기에 불을 댕길 수도 있습니다.

Q.예상되는 ECB 경기 부양카드는?
ECB가 정책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유도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것인데, 남아 있는 특별한 다른 수단이 더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정책의 강도를 높일 것입니다. 우선 ECB가 시중은행의 예치금에 대해 매기는 마이너스 금리의 폭을 현행 -0.3%에서 -0.4% 혹은 -0.5%로 더 낮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양적 완화를 위해 매입하는 자산이 현재는 국채와 지방채에 한정되어 있지만 이를 일반 은행의 부실 채권 등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 드린 것 같이 내부적인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Q.ECB 부양 카드가 유로존 경기 개선에 도움이 되겠나?
ECB가 은행의 부실채권까지 매입한다면 은행권의 급박한 위기는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의 폭을 확대하더라도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상황에서는 대출을 확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요가 위축되어 경기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는 금리 조건의 개선이 그리 큰 효과를 거둘 가능성은 낮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이너스 금리의 폭이 확대되고 양적 완화가 더 대규모로 이뤄진다면 은행의 수익 기반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이 점차 커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공격적인 통화 정책으로 부작용이 표면화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경기가 개선되기를 기대해야겠지요.


Q.중앙은행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효과`는 어떻게 보시나?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되는 것은 간단히 말해 `정책 의도가 그대로 관철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일본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서는 엔화가 약세를 보이기보다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지요. 사실 유럽의 경우 양적 완화 정책이 유로존 회원국 국채의 금리를 안정화시켜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 큰 효과를 보여왔지만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의 수익기반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내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예가 되겠지요.
일본도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되면 유럽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은행의 수익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ECB와 일본은행은 이러한 부작용이 표면화되기 전에 인플레이션 유도와 경기 자극에 일정한 성과를 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지요. 사실 이 외에는 별다른 정책이 없습니다.

Q.韓금융당국, 정책 대응 어떻게 해야 하겠나?
모든 정책에는 정책 효과와 함께 부작용이 동반되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에서 크게 공감합니다.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에 대해서 언급했듯이 현재와 같은 경기 침체기에 예외적인 저금리 정책은 경기 부양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반면 부작용은 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국 경제가 점차적으로 침체하고 있지만 다른 주요국 경제에 비해서는 다소 양호한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대외적 충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라는 수단을 조금 아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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