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길 기자의 세종특별 늬우스]계파이익 매몰된 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 세종서 미래비전 경쟁하면 안되나?

입력 2016-02-18 18:19   수정 2016-02-2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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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정치1번지 행정도시 총선]

- 더불어민주당 철옹성 세종, 새누리와 국민의당은 이 지역 포기했나?
- 인구 절반 이상이 서울 및 대전 등 외지인으로 채워진 세종, 중앙정부공무원과 그 가족 민심이 이번 총선 좌우





4.13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각축전이 뜨겁다. 각 당 내에서 공천권을 따내기 위한 계파간 경쟁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여야 예비후보 등록 마감일을 맞아 최근 방송에서도 연일 주요 격전지 여론조사 등을 공개하며 가열되는 총선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주로 소개되는 격전지는 대구와 광주다.

여야간 인물 및 정책내용 보다는 당내 계파간 경쟁 그리고 1,2 야당간 텃밭 싸움에 너무 매몰돼 있다. 그나마 서울의 여야간 경쟁 관심지로는 정치 1번지 종로를 비롯해 노원, 마포 등만이 소개되고 있을 뿐이다.

친박과 비박, 친노와 비노 경쟁에, 4.13총선이 계파인기투표로 전락하고 있다.

다른 주요 도시도 그렇지만, 특히 서울특별시 이외 유일한 특별시인 세종특별시 얘기는 거의 다루지 않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방송에서도, 여야 지도부 언급에서도 세종시 얘기는 없다. 행정도시이자 특별자치시인데도 말이다.



여야는 항상 중원 즉, 충청권 표심을 잡아야 집권에 성공할 수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DJP연합을 통해 충청권 표를 얻어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 역시 신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역시 충청민심을 얻어 대통령이 됐다.

지금의 여권이 집권하게 된 것도 충청권 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건설계획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행정도시 건설 수정안 반대로 각각 충청의 마음을 얻었다.

이렇게 중원의 지지를 받아야 집권할 수 있다는 공식이 우리 선거사에서 반복되고 있다. 한마디로 충청은 대한민국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얼마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철수 대표는 지난해 탈당 후, 첫 지방 일정으로 대전방문을 택했다.



안 대표는 대전의 여러 곳을 방문해 자신은 대전의 아들임을 강조하며 중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애를 썼다.

안 대표는 실제 작년 12월22일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역대 선거를 보면 중원의 마음을 얻은 후보와 정당이 승리했고 대전충청에서 이기면 승리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대전명예시민으로 카이스트 교수를 했던 인연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수도권 중심 사고방식이 바뀐 계기도 대전에서 교수로 살면서부터란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안 대표는 그 날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세종시를 방문하지는 않았다.

대전 바로 옆이고 충청권 개발의 상징인 세종시에 안 대표는 관심이 없다.

세종시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안 대표만이 아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는 물론 문재인 전 대표도 세종시를 방문하지 않았다.

여야 지도부의 관심 밖 지역이 지방개발의 중심이자 행정도시인 세종특별시인 것이다.




현재 세종시 국회의원은 이해찬 전 총리다. 그리고 세종시장은 이춘희 전 건설교통부(국토교통부) 차관이다. 그리고 이 지역을 포괄하는 충남지사는 안희정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팀장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민주당이다. 그리고 모두 노무현 대통령을 모신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세종시는 민주당의 철옹성 같은 도시다.




얼마전 세종시에서는 주목할만한 행사가 열렸다. 노무현 재단과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 1월 29일 국가균형발전 선언 12주년을 맞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기념행사를 연 것이다. 여기에는 이해찬 국회의원, 이춘희 세종시장,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권선택 대전시장, 최문순 강원지사 등이 참석했다. 모두 민주당 사람들이다.



이춘희 시장은 여기서 “세종시와 혁신도시의 지속적인 추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앙집권적 경향이 심화되는 것은 참으로 걱정스럽다”면서 “국가균형발전이 성공하려면 지방분산 분권운동이 더 가열차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는 그 만큼 국가균형발전의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도시다.



4.13총선을 앞두고 이해찬 의원은 7선에 도전하고 있다. 겉으로는 이 의원이 당연히 당선될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지역 여론이 그렇게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민주당 중진이라는 현역 프리미엄만 누렸지 정부청사 이전 후 지역구 현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관리에 너무 소홀했다는 비판이 있는 것이다.

또한 안철수 의원 탈당 전 당내 분란이 있을 때 다선 의원으로서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여론도 있다.

여기에 야권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갈라서면서 이 지역 표도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져 이 의원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그리고 이 의원이 당선된 2012년 4월 당시에는 외지인이 거의 없었을 때다.



세종특별시는 2012년 7월 공식 출범했고, 정부청사 이전에 따른 공무원들의 이주는 그해 12월부터 시작됐다. 이 의원 당선 이후 외지인들이 대거 세종시에 들어온 것이다.

2016년 1월31일 기준으로 세종시 내국인 인구는 21만5천여명이다. 이 중 정부부처 공무원과 그 가족 등 다른 도시에서 유입된 인구가 거주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내 한솔동 도담동 아름동 인구는 12만여명으로 세종시 전체 인구의 약 55%다. 절반이 넘는 외지인 표심이 최대 변수가 된 것이다.

이번 선거는 19대 선거 표심과는 전혀 다르다는 말이다. 특히 공무원과 그 가족들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 지가 관심이다. 그리고 세종청사 건립 후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불만이 높은 조치원 지역의 표심도 변수다.



결국 세종시의 이번 20대 총선은 기존 연기 공주 원주민과 인근 대전, 청주 등의 지역에서 이주한 주변 민심 그리고 서울 수도권에서 내려온 서울사람들의 민심이 모두 섞여있는 그래서 국민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대한민국 민심지표 투표다.

그런데 여야 지도부는 이 점을 너무 간과하고 있다.

이번 세종시 총선에서 중요한 것은 이해찬 의원의 7선 성공여부가 아니다.

행정도시의 비전 여부다. 그리고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여야의 정책 청사진 여부다.






현재 이해찬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4명, 더불어민주당 2명, 국민의당 1명, 무소속 1명 등 모두 8명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김동주, 박종준, 조관식, 허철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재호, 임병철, 국민의당에서는 구성모 그리고 무소속 고진광씨가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외지인 입장에서는 어떤 인물인지 알기가 어렵고, 선거 열기나 경쟁을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끔 거리에서 인사하는 예비 후보들의 모습만을 볼 뿐이다.


서울에서 내려와 난생 처음으로 지방에서 투표를 하게 된 본 기자 입장에서, 여야간 비전과 정책 경쟁을 이 세종시에서 보고 싶다.

세종시에 대한 정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행정도시, 좁게는 세종정부청사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지, 또한 넓게는 대한민국 발전 및 개발전략에 대한 비전은 무엇인지 말이다.

세종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여야간 계파갈등이 아닌 정책경쟁 인물경쟁이 살아나기를 기대하면, 너무 정치를 모르는 순진한 기자라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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