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ISA와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사간 사전 유치경쟁이 한창입니다. 각종 경품과 금리우대 등 단기성과에만 매몰돼, 국민자산증식, 금융환경 개선이라는 당초 취지마저 무색한 상황이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한 금융소비자가 지인인 은행원으로부터 받은 모바일 메신저입니다.
곧 시행될 ISA와 계좌이동제와 관련한 가입 요청, 추천인을 기재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금융권에 영업 드라이브가 걸린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ISA와 계좌이동의 치열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은 비단 이 같은 할당 사례뿐 만은 아닙니다.
ISA와 계좌이동과 관련해 신한은행과 SC은행은 자동차 경품을, 농협은행은 골드바, 지방은행은 백화점·문화 상품권 등 시중·지방·외국계은행 할 것 없이 미끼 경품을 내걸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가입자에게 환매조건부채권 매입 기회를 주며 고객몰이가 한창입니다.
문제는 고객 선점을 위한 우대금리, 경품, 각종 혜택이 은행권과 증권사의 단기숫자 놀음에 치중돼 있고, 향후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는 치킨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인터뷰> A 금융사 관계자
“CEO의 자존심 걸린 문제, 단기적으로 유치실적 비교되기 때문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ISA의 경우 1사람당 1계좌만 허용되고 한번 가입하면 5년을 유지해야 돼 초반 선점이 관건이된다는 점에서 과열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기에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민자산증대 프로젝트’, ‘금융개혁’의 연장선상이다 보니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더해지며 비정상적인 경쟁에 내몰리는 측면도 작용합니다 .
각종 경품에, 자취를 감췄던 2%대 금리상품이 다시 등장하는 등 금리출혈, 수수료 면제, 영업 드라이브 등 단기 이벤트성 성과에 매몰되며 중장기 전략은 오간 데 없습니다.
<인터뷰> B 은행 관계자
“단기에 끝나는 것 아니기 때문에 고객기반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가야 하느냐 중요하다고 본다. 그게 더 안정적”
ISA의 주된 투자가 파생상품 등 고위험군에 치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운용방식과 원금손실 우려, 투자자 대상 정보 제공 등은 뒷전으로 밀리며 고객 쟁탈전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자칫 금융정보에 취약한 소비자들이 이러한 특성은 파악하지 못한 채 경품이나 금리우대, 각종 혜택 등에만 시선이 쏠릴 경우 향후 피해·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 행보 이면에 이 같은 우려를 도외시 한 것은 아닌 지, 핀테크 환경에 맞는 특화상품, 경쟁 촉진 등 당초 기대와 예상에 과연 부합하고 있는 지, 되짚어 봐야 할 시점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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