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연기하는 미친 드라마 '시그널', 스릴 속 '정의'를 꿈꾸다

입력 2016-02-23 09:08   수정 2016-02-23 14:19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에 대한 호평이 자자하다.

판타지 스릴러인 탓에 전작인 `응답하라 1988`만큼 보편적인 시청층을 끌어들이고 있지는 못하지만, 시그널은 지난 20일 10화에서 시청률 9.7%를 기록하는 등 장르 드라마의 한계를 벗어나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무선교신이 주는 스릴 넘치는 판타지와 그로 인해 인물들의 생과 사마저 뒤바뀌는 상황이 긴장감을 높이는 `시그널`은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고른 호연이 어우러져 웰메이드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 과거로부터 걸려온 신호, 미제 사건을 파헤치다

`시그널`은 무전기로 현재와 과거의 형사가 교신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989년에서 시작해 1995년을 거쳐 1997년까지 이르는 `과거`와 2015년의 현재가 간헐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 땅에 묻혀있던 미제 사건들이 하나 둘 파헤쳐진다.

피해자들의 원한은 물론이고, 이를 해결하지 못한 경찰의 수치심도 함께 끌어안고 있는 미제 사건들이 길게는 26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해결되지 못하고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것에 과거의 형사도, 현재의 형사도 분개하면서 이야기는 뜨거운 엔진을 장착하게 된다.

현재의 범죄 스릴러도 흥미를 유발하는데, 과거로부터 이어진 범죄는 그 세월의 깊이만큼 더욱 많은 사연을 만들어내며 경찰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를 조롱해온 범인에 대한 분노지수를 높인다.

잡히기는커녕, 용의자를 특정하지도 못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이나,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처럼 실제로 우리가 기억하고, 경험한 미제사건이 버젓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시그널`의 이야기는 시청자가 드라마의 판타지를 응원하게 만든다.

과거의 형사 이재한(조진웅 분)과 현재의 형사 박해영(이제훈)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공조수사`를 펼치고, 그를 통해 미제 사건의 범인을 잇따라 검거해내는 과정은 통쾌하고 후련하다.

`시그널`의 홍보문구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는 정의를 꿈꾸는 시청자들의 희망을 그러모으는 데 성공하며 드라마의 절박한 판타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 새롭지 않은 소재를 새롭게 그리다

과거와 현재가 교신을 하거나, 현재와 과거의 인물이 뒤섞기는 이야기는 지난해 개봉 30주년을 맞은 할리우드 SF코미디 영화 `백 투 더퓨처`를 중심으로 숱하게 만들어져왔다.

굳이 해외까지 가지 않더라도, 지난 설 재방송에서도 호평을 받은 드라마 `퐁당퐁당 러브`를 비롯해 `인현왕후의 남자` `신의 선물 14일`, 영화 `시월애` 등 국내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선보여왔다.

`시그널`은 그중에서도 tvN이 2013년 선보인 `나인 : 아홉번의 시간여행`과 많이 비교된다.

과거가 바뀌면서 그 연쇄작용으로 현재도 바뀌는 이야기가 거듭되면서 두려움과 긴장을 유발하는 것이 닮았다.

`나인`은 주인공이 베일에 싸여있던 과거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할 때마다 현실의 모든 인간관계와 인과관계가 꼬여버려 괴로워하는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사사로운 개인사를 다룬 `나인`과 달리 `시그널`은 사회적인 미제 사건 해결과 늦게라도 바로 세워야하는 정의를 향해 달려가며 시간 왜곡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새롭게 그리고 있다.

여주인공 차수현(김혜수)의 생사마저 좌지우지하는 과거와 현재의 교신이 황당함을 주는 대신, 지지를 받는 것은 주인공들이 애를 써가며 지향하는 목표가 그만큼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 때문이다.

◆ 배우들의 열연과 섬세한 연출의 하모니

시청자들은 주인공 3인방인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은 물론이고, 범인을 비롯해 모든 등장인물의 연기가 살아있다고 극찬하고 있다.

심지어 9~10회에 `동물 연기자`로 출연한 강아지마저 내면 연기를 한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중에서도 김혜수의 열연이 압권이다. 청순하고 순수했던 새내기 순경 시절의 모습과 현재의 베테랑 형사의 모습을 오가는 그의 연기는 1인2역과 다를 바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여년 전의 어린 순경의 모습도 현재 마흔여섯살의 김혜수에게 `무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혜수는 동안 미모와 꽉찬 연기력으로 순정하고 파릇파릇했던 과거의 차수현과 건조하고 냉철한 현재의 차수현을 매끄럽게 오가고 있다.

`미생`,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집요할 만큼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출력을 보여줬던 김원석 PD는 이번에도 매 화면 공을 들인 티가 역력한 연출을 과시하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영화가 아닌 이상, 각기 다른 시공간을 오가는 이야기를 그리다보면 놓치고 가는 부분도 많고, 허점을 노출하기 십상이지만 김 PD는 특유의 집중력과 섬세함으로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조화롭게 버무리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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