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맞붙는 이세돌, 과거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은?

입력 2016-02-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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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최신 인공지능 `알파고(Alpha Go)`가 대한민국이 낳은 바둑 천재 이세돌과 맞대결을 펼친다.

22일 한국기원에서 발표한 세부계획을 보면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다음달 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 동안 총 5판에 걸쳐 벌어진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가 화상 연결로 참여했다. 하사비스는 "역사적인 대국이 될 것이기에 최고 실력자인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지목했다"며 이번 대국의 성사 과정을 언급했다.

이에 이세돌 9단은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 챔피언과 벌인 대국과 관련해 "(알파고의)기보는 나와 승부를 논할 수준은 아니었다"며 "알파고가 업데이트되면서 기력은 향상되겠지만 이번엔 내가 이길 것으로 본다"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내비쳤다.

한편 인간과 컴퓨터가 맞붙은 전례는 이번 바둑 대결 외에도 종종 있어 왔다. 그 종목은 체스와 퀴즈.

먼저 1989년, IBM사가 만든 체스 전용 컴퓨터 `딥 소트(Deep Thought)`는 당시 체스 세계 챔피언으로 군림하던 러시아의 게리 카스파로프와 맞붙었다. 참고로 게리 카스파로프는 세계 10대 천재로 분류되는 천재 중의 천재였다. `깊은 생각`이라는 뜻의 이름과는 달리 승부는 게리 카스파로프의 단판승으로 끝이 난다.

이에 IBM은 절치부심하고 연산 능력을 거듭 발전시키며 1997년, 딥 블루(Deep Blue)를 세상에 내놓기에 이른다. 8년 전 패배를 설욕하고자 이를 갈던 딥 블루는 2승 1패 3무로 게리 카스파로프를 무릎 꿇리는데 성공한다. 이는 인간이 컴퓨터에 패한 첫 사례가 되며 이내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한때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딥 블루와 대결을 펼친 카스파로프

그리고 2010년, 인간만 나설 수 있었던 영역인 퀴즈 대회에 컴퓨터가 등장한다. 이번 역시 IBM이 만든 슈퍼 컴퓨터 왓슨(Watson)이 도전자로 나섰다. 대결 상대로는 미국의 유명 퀴즈쇼에서 74연승이라는 전무후무의 기록을 세운 켄 제닝스와 브래드 루터가 등장했다. 게다가 체스는 정해진 규칙과 예측 가능한 경우의 수가 있어 빠른 연산을 통해 최적의 답을 도출할 수 있지만, 퀴즈쇼는 인간과 똑같이 사회자의 음성 질문을 이해하고 컴퓨터가 보유한 정보를 토대로 가장 근접한 답을 찾는 것이었기에 많은 이들이 접전을 예상했다.

걸어다니는 백과사전과 슈퍼 컴퓨터의 대결은 어떻게 됐을까? 이 대결은 다소 시시하게 왓슨의 완승으로 끝난다. 책 100만 권 분량의 지식을 가진 왓슨의 승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문제든 자신의 데이터 범위 안에서 정답의 도출이 가능하면 3초 안에 완벽히 떠올리는 왓슨을 제 아무리 인간 대표라고 하더라도 맞서기엔 다소 버거웠을테니 말이다.

IBM의 왓슨이 완승을 거두는 모습

한편, 이번 대결에 나서는 슈퍼 컴퓨터 알파고는 인간의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로 개발됐다. 한마디로 반복 학습형이라는 뜻. 반복 학습으로 태어난 인공 지능 컴퓨터가 천재로 태어난 이세돌을 이길 수 있을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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