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률, 사상 첫 국고채 금리 추월…대체 왜?

입력 2016-02-29 08:09   수정 2016-02-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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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이 사상 처음으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넘어섰다고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저성장 장기화로 시장금리는 낮아지고,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들은 배당을 늘리면서 배당수익률과 국채 금리의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전력, 지난해 배당 6배 늘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2015 회계연도 배당금을 결정한 357곳의 배당수익률(지난 26일 기준)은 1.76%로 나타났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투자금에 대해 배당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2013년(1.18%)과 2014년(1.2%) 1%대 초반 수준이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부터 크게 늘었다.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배당수익률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골프존유원홀딩스였다.

골프존유원홀딩스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8.11%로 전년(1.98%)보다 6.13%포인트 올랐다.

현대차(2.01%)는 처음으로 2%를 넘어섰고, 한국전력은 2014년 배당액(3,210억원)의 6배가 넘는 1조9천억원 수준의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

반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6일 기준 1.778%로 전날보다 0.024%포인트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5.691%에서 2011년 3%대(3.784%)에 진입한 뒤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 국내 경제지표 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올해 들어서만 0.0298%포인트 떨어졌다.

시장금리는 내리고, 배당수익률은 오르면서 두 지표는 11일 각각 1.766%와 1.88%로 0.1%포인트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 `저성장` 일본 경제구조 닮아

전문가들은 배당수익률과 국채 금리의 역전 현상을 저성장의 늪에 빠진 일본형 경제 구조를 닮아가는 신호로 보고 있다.

일본은 배당수익률이 10년물 국채 금리를 앞선 2007년 이후 그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으로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0.22%까지 떨어졌다.

독일은 배당수익률(3.36%)과 10년 만기 국채 금리(0.137%)의 격차가 3%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점도 배당수익률 상승에 일조했다.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코어운용본부장은 "`오늘을 위한 배당` 대신 `내일을 위한 투자`가 바람직한 것은 알고 있지만 경기 불확실성으로 선뜻 투자에 나서는 기업이 많지 않다"며 "사내유보금이 쌓이면 주주의 배당 요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부터 3년 동안 적용하기로한 `기업소득환류세제(기업 이익 중 배당과 투자·임금 증가분을 제한 유보금에 대해 과세)`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배당수익률 상승으로 자산운용과 재테크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박스권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배당주의 매력이 높아진다"며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하는 회사를 중심으로 선별 투자에 나서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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