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탐구 생활] “이젠 그만 보고 싶어라” 국내 드라마에 꼭 등장하는 이것!

입력 2016-03-10 09:57  

“제발 기억상실증 만은 아니길...” 지상파 드라마를 보던 중 어디선가 많이 본 전개 탓에 맥이 풀려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재벌2세와 유전자 검사 콤보 세트는 이제 등장하지 않으면 서운할 정도. 진부하다고 욕하면서 미운 정마저 든, 국내 드라마 단골 소재들을 꼽아봤다.

▲ 누가 봐도 예쁜데 못생겼다고 욕먹는 여주인공



못생김의 기준이 이 얼굴이라면 매일 못생겨도 괜찮을 것 같다. `못생긴 여자`를 연기하는 여주인공들에게 뽀글머리, 주근깨, 꺼벙이 안경 등은 필수 요소. 역할 내내 못생겼다고 구박받지만 모공 하나 없는 도자기 피부에 완벽한 몸매, 또렷한 이목구비까지 갖춘 그들의 `못생긴 설정`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곤 한다.

대놓고 웃으라고 짚어주는 코믹 장면



드라마 전개 상 아무리 무거운 주제를 다루더라도 코믹한 장면은 양념처럼 등장한다. 이런 장면은 감초 역할을 하는 조연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완성된다. 특히 이들의 과장된 열연 뒤로 흐르는 코믹한 배경음악이나 효과음은 이쯤에서 웃으라고 신호라도 보내주는 것 같다.

▲ 트루먼쇼 방불케 하는 간접광고



극의 전개에 억지로 우겨넣은 듯한 간접광고 역시 빠질 수 없는 장면이다. `학교 2015-후아유`에서 주인공이 아버지와의 갈등 후 전동휠을 타며 분노를 표출했던 장면은 무리수 간접광고의 전설로 꼽힌다.

▲ 길거리 카페 만큼 흔한 재벌



뭐니뭐니해도 대기업, 재벌이 빠지면 한국 드라마라고 할 수 없다. 회장님들은 으리으리한 사무실이나 서재에서 고민하고 전화통화를 하다 뒷목을 잡곤 한다. 특히 이들이 분노하는 주된 이유로는 유전자 검사 결과, 집안차이로 반대하는 자녀의 결혼 문제 등이 있다.

▲ 출생의 비밀 하나쯤 있어야 주인공 (feat. 유전자 검사)



재벌 집안에선 꼭 아기가 바뀌는 사고가 발생하거나, 누군가 집 앞에 두고 간 아기를 키우며 주인공에게 출생의 비밀을 만든다. 아기가 바뀔 때, 비슷한 집안끼리 바뀌는 경우는 없다. 무조건 가난한 집안과 재벌 집안의 아기와 바뀌어, 성인이 된 주인공들에게 유전자 검사와 함께 시련을 준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든 서류봉투 혹은 칫솔을 악역이 바꿔치기하기도 한다.

▲ 신데렐라 스토리, `얼굴이 개연성`


일반적으로 주인공은 남자2명, 여자2명의 사각 구조가 기본적이다. 여자 2명 중 한 명은 악역이고 여주인공은 남자 2명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하지만 메인 캐릭터 재벌2세는 가난하지만 착한 여주인공을 사랑하게 되고, 여주인공은 절대 재력 때문이 아닌 순수한 마음으로 그와 사랑에 빠진다.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던 서브남주인공, 혹은 재벌2세를 짝사랑하던 부잣집 악녀는 결국 그의 행복을 빌어주며 유학을 떠난다.


▲ 흔한 집안 풍경



저녁 식사는 온가족이 함께 먹는다. 집에서 치킨이나 피자 등의 메뉴를 다같이 먹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접시에 정갈하게 담긴 한식 상차림이 기본이다. 차린 반찬은 많지만 열심히 먹는 사람은 없으며, 만약 `잘 먹는 설정`이 필요하면 누군가 "국 좀 더 달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부잣집은 화려한 식탁에서, 서민 가족은 거실 마루 바닥에 둘러 앉아 먹는다. 배경에 등장하는 미닫이 문도 필수다.

▲ 늘 모자란 대파



재벌가와 서민 가족의 공통점을 하나 꼽자면 장 볼 때 꼭 사는 대파가 아닐까. 카트나 장바구니 바깥으로 살짝 보이는 것이 포인트. 이때 같이 산 콩나물은 여자들끼리 주방에 모여 다듬곤 한다.

▲ 최소 중경상 이상, 교통사고


누군가 교통사고가 났다면 대형 트럭에 의한 것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운전자들은 전방에 사람을 발견해도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경적만 울리다 사고를 낸다. 심지어 너무나 놀란 탓인 걸까. 사고를 당하는 인물들은 피할 생각은 하지 않으며 눈만 크게 뜨기 바쁘다. 더불어 살짝 스치는 가벼운 사고란 없다. 크게 다치거나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주인공을 누군가 극적으로 구해주거나 둘 중 하나다.

▲ 운전 중 결심하는 주인공 (feat. U턴)



운전 중 결정적인 생각이 떠오른 남자주인공은 U턴으로 심경의 변화를 표현한다. 이때 거칠고 급하게 핸들을 꺾어야 하며, 도로는 늘 한산하고 그의 주행을 방해하는 다른 차량은 없다.

▲ 진지한 샤워 시간



상처 받은 남자주인공은 늘 샤워 중 고뇌한다. 씻는다기 보다 샤워기를 틀어둔 채 서서 물줄기를 맞는 경우가 대다수. 가끔 옷을 입은 채 샤워기를 틀기도 하며 괴로운 듯 손으로 벽을 짚거나 얼굴을 비비는 제스처도 등장한다.

▲ 기승전연애



의학드라마 부터 액션물, 판타지물, 범죄물까지 무조건 멜로로 귀결되는 스토리 역시 한국 드라마의 대표적 법칙이다. 분명 극중 프로페셔널한 직업인들인데 결국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가 극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며, 앞서 내세웠던 전문 분야들은 이들의 사랑을 거들 뿐이다.

▲ 불치병 혹은 난치병



암, 기억상실증, 실어증, 백혈병, 알츠하이머까지 주인공에게 시련이 닥칠 때면 반드시 누군가 병마와 싸우게 된다. 물론 병의 경중에는 차이가 있지만 불치병이란 소재는 비극적 전개를 극대화하는 소재로 꼭 등장한다. 물론 기억상실증이나 실어증 정도는 드라마 후반부 말끔히 회복되며 해피엔딩에 힘을 보탠다.

▲ 사춘기의 대명사, 옥상



드라마 속 중고등학생은 학교 옥상에 올라 고민을 한다. 이때 옥상 문이 잠겨 있는 경우는 없다. 학생들은 옥상에서 라이벌과 싸우거나,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을 하거나, 세상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다.

▲ 애어른의 등장



드라마 속 아역배우들은 웬만한 어른보다 말도 잘하고 가끔은 촌철살인의 대사로 주인공에게 깨달음을 준다. 특히 아무것도 모르는 척 다 아는 비범한 아이들이 많다.

▲ 털털함의 상징 `양푼 비빔밥`



여주인공은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비빔밥을 먹으며 풀곤 한다. 보통 가족들이 모두 잠든 심야 시간, 홀로 비빔밥을 크게 한 숟갈 먹으며 서러운 일을 떠올리다 훌쩍거리기도 한다. 아무 반찬이나 넣는 설정이지만 열무김치는 필수. 심지어 그렇게 먹어도 살찌지 않는다.

(사진=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KBS1 드라마 ‘당신만이 내사랑, KBS2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 MBC 드라마 ‘내딸금사월`, SBS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SBS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 KBS2 드라마 ‘천상의 약속’,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KBS2 드라마 ‘학교2013`, MBC 드라마 ‘이브의 사랑’, SBS 드라마 ‘닥터이방인’, SBS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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