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 3골' 제주, 1위 자리서 새 시즌 출발

입력 2016-03-14 12:27   수정 2016-03-14 15:17

▲사진 = 인천유나이티드

홈팀 제주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에 극적으로 상위 스플릿에 올랐지만 하위 스플릿으로 미끄러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1무 3패(FA컵 1경기 포함)를 기록했다. 마침 이 두 팀이 새 시즌 개막 경기를 펼치게 되었으니 제주 유나이티드는 설욕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 뜻을 이뤘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13일 오후 서귀포에 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승리한 팀 중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덕분에 제주 유나이티드가 1위 자격으로 기분 좋게 2라운드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지난 시즌 수비 라인의 변화 없이 그대로 나온 인천 유나이티드(박대한-이윤표-요니치-권완규)에 비해 제주 유나이티드는 모두 새 얼굴로 수비 라인을 꾸려야 했다. 알렉스가 이적했고 오반석이 부상중이어서 그랬다. 오른쪽 풀백 정다훤까지 경찰청에 입대했기에 측면도 모두 새로운 자원으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왼쪽에는 크로아티아에서 데려온 정운을 내보냈고 오른쪽은 지난 시즌에 6경기밖에 못 나온 배재우가 뛰어야 했다.

이 외형적인 상황만 봐도 수비 라인이 흔들리는 것은 홈팀 제주 유나이티드에게 어울리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그것은 선입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입증해 주었다. 반드시 이겨보자는 동기도 더 강하게 느껴졌다.

그만큼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전방위 압박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도 동계 훈련 기간 중 준비한 빠른 템포의 공수 전환이 몇 차례 눈에 띄었지만 실제 효과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압박에 밀려 미미한 편이었다.

묘하게도 제주 유나이티드의 완승을 이룬 주역들이 모두 수비수들이어서 놀라울 뿐이었다. 모두 세트 피스 득점이어서 그럴 수 있지만 3골을 모두 수비수들이 터뜨릴 줄은 아무도 몰랐다.

33분, 제주 유나이티드의 선취골이 프리킥으로 나왔다. 주장 권순형이 정확히 올려준 공을 향해 센터백 이광선이 솟구치며 머리를 잘 썼다. 인천이 자랑하는 수비수 요니치가 이광선을 밀어내기 위해 뒤에서 떠올랐지만 이광선이 위치 선정을 훨씬 잘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올림픽대표 공격수 진성욱을 교체로 들여보낸 인천 유나이티드가 반격에 나섰을 때 제주 유나이티드의 수비는 잠시 흔들렸다. 64분에 수비수 권한진이 케빈을 막다가 잡기 반칙을 저질러 페널티킥을 내줬는데, 박세직의 왼발 인사이드킥을 골키퍼 김호준이 1차로 막아냈지만 2차 슛까지 막지는 못했다.

동점골 직후 인천 유나이티드의 교체 선수 진성욱이 결정적인 역전골 기회를 잡았지만 수비수 권한진이 침착하게 막아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후 수비 라인을 다시 정비한 제주 유나이티드가 경기 마무리를 알차게 해냈다.

80분에 왼발잡이 수비수 정운이 절묘한 프리킥 감아차기로 결승골을 터뜨렸고 83분에는 ‘권순형-송진형’의 기막힌 프리킥 콤비 플레이로 프리킥을 장식했다. 거기서 송진형의 패스를 받은 권한진이 쐐기골까지 넣은 것이다.

이로써 제주 유나이티드는 다득점 승리 기록 덕분에 1위 자격으로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출발하게 되었고 2라운드에서 광주 FC 원정 경기(19일 오후 4시)를 치르게 된다. 반면에 3실점이나 했지만 1득점 덕분에 꼴찌를 면한 인천 유나이티드는 2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안방인 숭의 아레나(인천축구전용경기장)로 불러 20일 오후 2시에 홈 개막전을 펼친다.

2016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결과(13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3-1 인천 유나이티드 FC [득점 : 이광선(33분,도움-권순형), 정운(80분), 권한진(83분,도움-송진형) / 박세직(64분)]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
FW : 마르셀로(72분↔김현)
AMF : 김호남(60분↔이창민), 까랑가, 정영총(88분↔권용현)
DMF : 권순형, 송진형
DF : 정운, 이광선, 권한진, 배재우
GK : 김호준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FW : 케빈
AMF : 이현성(46분↔진성욱), 윤상호, 김동석(59분↔김도혁), 박세직(82분↔송제헌)
DMF : 김경민
DF : 박대한, 이윤표, 요니치, 권완규
GK : 김교빈

◇ 2016 K리그 클래식 현재 순위(승점-다득점-득실차-다승-승자승-벌점-추첨순)
1위 제주 유나이티드 3점 1승 3득점 1실점 +2
2위 성남 FC 3점 1승 2득점 0실점 +2
2위 상주 상무 3점 1승 2득점 0실점 +2
4위 전북 현대 3점 1승 1득점 0실점 +1
5위 포항 스틸러스 1점 1무 3득점 3실점 0
5위 광주 FC 1점 1무 3득점 3실점 0
7위 전남 드래곤즈 1점 1무 0득점 0실점 0
7위 수원 FC 1점 1무 0득점 0실점 0
9위 인천 유나이티드 FC 0점 1패 1득점 3실점 -2
10위 FC 서울 0점 1패 0득점 1실점 -1
11위 울산 현대 0점 1패 0득점 2실점 -2
11위 수원 블루윙즈 0점 1패 0득점 2실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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